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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테러사건 이후 미국에서는 시리아 난민을 막자는 움직임이 드세다. 테러리스트중 한명이 시리아에서 온 난민으로 위장하여 잠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뉴스에 미국 주지사의 반이상이 시리아 난민을 받아 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국회에서는 난민법이 강화될때까지 난민 수용을 중지하자는 투표가 이루어졌다. 이렇게 발빠른 대응을 보는것은 참 오랜만인것 같다. 이민사회의 일원으로서 또한 그간 이민변호사로서의 경험으로 볼때 이번 테러를 기점으로 시리아 난민에 대한 미국 정치계의 흐름이 결코 난민에 멈추지 않고 소수민족과 이민자 커뮤니티로 퍼져나갈 파장을 우려하기 때문에 이번 난민 사태에 관심을 가질수 밖에 없다.
먼저 정치인들이 의견을 중심으로 매스컴에 나오는 사운드 바이트만 들어서는 안된다. 현재 미국의 난민 수용 제도는 2년에 육박하는 매우 까다로운 절차이며 그 수용인원도 선진국중 매우 낮은 수준이다.
난민 수속은 다음과 같다. 난민은 먼저 유엔난민기구(UNHCR)에 신청을 하고, 이 국제 기관은 서류를 취합하여 인터뷰를 하고 그중 1% 미만에 대한 난민 수용을 제안한다. 이중 미국으로 추천된 이들은 여러 기관의 점검 과정을 다시 거치는데, National Counterterrorism Center, FBI, 이민국의 리뷰를 각각 마쳐야 한다. 게다가 난민중에서도 시리아 난민은 시리아대상 특수 리뷰를 한단계 더 거친다. 이모든 리뷰가 끝나고 나면 이민국과 인터뷰를 하고 지문 조회와 건강 검진을 마치고 모든 과정을 통과하면 문화 교육을 받고, 그 과정중 다시 테러리스트 데이터베이스와 견주어 신원 조회를하고 나서야 미국 입국이 허락된다. 미국을 입국하기까지 이 모든 과정은 보통 1년반에서 2년이 소요된다.
과연 난민 수속을 강화하거나 중지하자는 이들은 이 모든 수속을 알고 매스컴과 인터뷰를 하고 국회에서 투표를 하였을까 궁금하다. 이미 이십만명 이상의 죽음을 겪은 시리아 난민 사태를 혹자는 2차 세계대전이후 가장 큰 인권 문제로 규명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이후 미국이 지금까지 받아들인 시리아 난민은 고작1,800명 정도에 불구하다. 같은 기간동안 훨씬 작은 나라인 독일은 38,500명, 캐나다는 36,300 명을 받아 들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받아들인 시리아 난민의 반은 아이들이다. UN에 등록된 시리아 난민은 430만명인데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난민 수용 목표는 10,000 명 정도로 매우 적은 수준이다. (*미국의 2016년 전세계난민 수용 목표수는85,000명)
난민 수용과 이민 수용 정책에는 물론 위험이 따른다. 난민 제도와 마찬가지로 이민 제도에도 미국은 국가 안보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까다로운 심사를 거치고 있다. 그러나 위험으로부터 안전할 자유만을 찾는 사회는 참다운 자유 사회가 될수 없다. 분별이 있는 이들은 위험을 무릎쓰고 행동할 때를 안다. 우리는 사고를 피하고 안전하게 운전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사를 피하고 수영을 즐길줄 아는 스킬을 습득하고, 비행기 사고의 가능성도 알고 있으면서 여행을 한다. 가능한 안보 장치를 갖추었다면 죽어가는 사람들을 도울줄도 아는 사회가 자유사회이지 않을까! 혼란속의 세계는 희망을 기다리고 리더십을 찾고 있다. 전세계가 미국을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치계의 지극히 이기적인 발언들과 비논리적인 움직임은 미국 안보에나 세계 평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궁금하다. 테러와의 싸움은 폭격으로 하는 유형의 싸움일까 아니면 문화와 정신으로 하는 무형의 싸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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