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시는 이유???

  • #83538
    Power 64.***.150.42 6050

    옆에 Singles 계시판에 올라와 있기는 한데 이곳에 오시는 분들은 어떠신지 궁금해서 올려봅니다.

    저 같은 경우는 대기업 건설회사 Engineering부문에서 Plant 전기설계일을 정확히 10년 6개월을 하고 미국으로 석사과정 유학와서 학위후에 동종업계 미국회사에서 일한지 1년이 채 안됩니다.

    미국행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다 필요없고 오로지 나이들어서까지 Engineering일을 하고 싶어서 입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현재 사기업에서는 55세가 정년이고 Engineer로 60세가 넘어서 70가까이 일하기는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국행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또 하나는 Specialist보다는 Generalist (이것 저것 줏어 들은 것은 많은데 깊이는 없는)로 양성하는 전직장의 분위기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들었구요. 물론 나이들만큼 들어서고 일을 할려면 그 만큼의 실력이 바탕이 되야하지만 현 직장에서 보면 일단 60넘은 Engineer들이 꽤 보이더군요. 70가까운 나이에도 활발하게 일을 하는 분들도 있고..

    미국직장생활을 8년째 하고 있는 제 친구는 전화할때마다 그러더군요. 한국 들어갈 생각없냐구..
    그럼 제 대답은 항상 같습니다. 뭐하러 한국에 들어가냐구.. 너처럼 미국나와서 직장생활을 그정도 하면 한국회사에 절대 적응 못한다. 잊어버리고 그냥 얌전히 미국이 내가 죽을 땅이구나 하고 정붙이고 살라구 합니다. 저두 그럴 마음이고 제 마나님한테도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으로 돌아가도 가서 일할 곳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안가렵니다. 왜냐구요? 월급쟁이 서민들 인생.. 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다는것이 제 생각이거든요. 거기다 제가 임원이 될 재목도 아니고 관심도 없고.. 그저 Engineer로 살면서 자식키우고 노후대책 대충 준비 될만큼 일하는 것이 소망이기 때문에 그나마 확률이 높은 미국에서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글구 제가 한국에서 회사생활도 나름 인정받을 만큼 했지만.. 그 만큼 술도 겁나게(!!!!!!!) 많이 마시고 다녔습니다 (최소한 그랜저 2대는 말아 마신것 같습니다 ㅡㅡ;;) 그러다보니 와이프나 아이에 대해서도 아주 심하게 불성실했구요. 미국에 와서 너무 늦게 철이 들기는 했지만, 지금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만큼은 그 어떤것과도 바꿀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가족에게 지은 죄를 평생 갚아도 모자를 판에..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그 생활에 다시 어쩔수 없이 발을 디뎌야 하는데.. 그럼 또 죄를 지을 것 같고.. 글구 워낙에 빡세게 놀아서 그런지 이젠 그 생활도 지긋 지긋 하기도 하구요..

    뭐 제 경우는 이런 이유로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만 여러분들은???

    • 저는 24.***.132.82

      여기 저기 게시판에서 미국 생활과 한국 생활을 비교하는 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IT 컨설팅으로 7년 반 한국에서 일했구 와이프는 라이프 프래너로 한국에서 MDRT했었구요. 정말 7년 반 야근은 5년 한것 같구요. 새벽 1시 이상은 2년 정도 한것 같습니다. 저는 대기업 컨설팅 부서에 있었구요 동료들이 대부분 명문대 출신이고 유학생 출신이었습니다. 근무 도중 캐나다나 싱가포르쪽으로 진출하신분들은 몇명 있었고 미국에 제가 왔죠. 물론 말들은 안하지만 저를 많이 부러워 했어요.
      미국이 좋은 점 또는 한국이 좋은 점이 다르지만 정말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5년이상 해봤고 40대 이후에 어떻게 될지 걱정을 해봤다면 한국과 미국 생활에서 어떤것이 가장 중요하게 느껴질지는 본인이 알고 있을 거예요. 한국에서 돈 저축하기 쉽다고 계속 그러는데 저도 괜찮은 연봉이었고 와이프는 억대 연봉자이었지만 하루 6시간도 못자고 주말도 시간이 없었던 그 지긋지긋한 생활을 생각하면 여기에서 생활에 정말 만족합니다. 와이프가 여기 와서 많이 건강해 졌어요. 저는 한국이 못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모든 생활에서 겉모습과 학벌, 돈없으면 살기 힘든 그런 문화들이 어떻게든 정화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직장 64.***.211.64

      괜찮은 직장이 있으면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 괜찮게 살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에 연연하지 않고 성실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 많습니다. 저는 물론 지금은 미국에 익숙해져서 당장 한국 가라고 하면 좀 불안할겁니다. 그러나 가야 된다고 한다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번 주말에 마당에 식구들이 나가서 꽃 심고, 아이들 잔디밭에서 뛰어 놀고, 옆집 친구 왔나 기다리다가 나중에 만나서 팔짝대며 좋아서 놀러 가고. 나는 porch에 앉아서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떠가는 것 보며 아내와 차 마시고… 이런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미국에서도 계속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까 불안한 마음도 있는데, 한국에 간다면 분명히 포기해야할 것이겠죠. 저는 한국 아파트에서는 살고 싶지 않거든요.

    • 꿀꿀 136.***.158.145

      저도 직장님과 비슷합니다,,비록 모기지 이긴하지만 내 집이 있고,,계속 직장생활 할수 있다면 그냥 미국에 살고 싶네요,, 전 특히 공기나쁜곳에선 못살아요,,물론 여기와서 알러지는 더 심해지긴 했지만,,게다가,,저처럼 골프에 푹빠져 사는 사람은 한국가면 못삽니다,,비싸기도 하거니와 먼 골프장까지 갈수있는 회사원이 몇이나 될까요,,`

    • 치즈 64.***.63.26

      다른 섹션에서 엄청 싸우던 주제군요.
      비유를 하자면, 결혼과 비슷한 것 아닐까요?
      한국에 있을때 미국생활을 동경하고, 그리워하다가 마침내 결혼(미국입성)을 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너무나 좋구, 만족해하고, 신기해 하다가 점점 갈수록 안 좋은 점이 눈에 띄고, 총각 시절(?)이 그리워 지고…
      하지만, 이미 결혼한 몸. 내가 선택한 일. 후회없이 살자. 좋은 점만 보도록 노력하면서 살자. 하면서…
      차를 2대 굴리면서, 주말마다 놀러다니면서, 아! 한국이었으면 맛있는 한국음식을 싼 값이 쉽게 먹을 수 있을텐데 하는 한국의 그리움이 또 생겨나면서 배우자를 다른 이성이나 결혼 전 자유를 생각하면서 비교하듯이 한국과 미국을 비교하고…
      만약 지금 나이까지 결혼을 안하고 있었으면, 주변의 불편한 시선과 괴롭힘에 못 살았었을 것을, 생각안하고 가끔 찾아오는 결혼생활을 불편함에 불만을 갖는 것과 같은…
      암튼, 미국생활과 결혼생활을 비유해보니 비슷하다는 제 의견이었습니다.. ㅋㅋㅋ ^.^…

    • eb3 nsc 69.***.41.216

      치즈님의 비유가 거의 맞는것 같습니다.
      결혼이나..미국 생활이나… 환상에서 시작해서… 현실로…ㅋㅋ

    • 늙은 유학생 141.***.109.24

      저 같은 경우는 공부하러 왔다가, 전망있는 전공으로 바꿔서 바닥부터 시작한후 IMF를 만나 투잡, 쓰리잡 뛰면서 오랜 시간동안 어렵게 공부를 끝냈더니, 학부로는 취직이 어려워서 대학원 왔다가 석사만 끝내고 직장을 잡기엔 뭔가 부족한듯해서, 다시 박사까지 겨우 겨우 하고 있습니다. 후배들은 모두 여기 저기서 교수님 소리를 듣는데, 저는 아직까지 학생이다보니, 한국에 갈 엄두도 없고..저만 바라보고 사는 아내한테도 미안하고…그냥 운명이려니 하면서 미국에 남기로 했습니다. 물론 한국에 안정된 직장이 생기면 언제든지 돌아가고 싶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어려워 보입니다. 돌아가봤자, 후배들 밥그릇 뺏는거 같아서….현실에 만족하고, 앞만 보고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항상 그리운건 부모님과 형제들하고 음식인것 같습니다. 시골에 살다보니 짜장면 한그릇 맛보기도 어렵네요.

    • josh 71.***.172.134

      치즈님의 비유가 마음에 무지 와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