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의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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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짱가 68.***.18.121 3446

    이곳에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비슷한 처지라 글을 끄적여 봅니다.

    미국 온지 9년차 되는군요. 지금은 30대 후반이 되었구요. 대학 졸업하고도 한국에서도 잘 살 수 있는데 왜 미국을 가냐는 사람들의 만류를 뒤로 하고 큰 꿈을 갖고 와서 다들 하는 고생 해가면서 큰 꿈의 절반도 못 이루었지만 이곳 사이트의 도움을 얻어 영주권도 받고 회사에서도 어느정도의 위치까지 올라갔다가 지금은 제 분야의 개인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자랑은 아닙니다만…남 부럽지 않을 위치에는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 사이트에 오시는 분들…저와 많은 공통점이 있는 줄로 압니다. 싱글로서 이민 1세로 한국의 문화에 익숙한, 또한 저와 같이 큰 꿈을 가지고 이곳에 와서 많은 좌절과 기쁨을 느끼며…문화적인 차이는 개인적으로 수용하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비슷한 공통부분들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되는 군요.

    저는 집에서는 위성티비를 보며 인터넷도 한국 인터넷만 하다보니 요즘은 많은 문화적 괴리감으로 새로운 이민 1세들의 고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 이민 1세들이 누릴 수 없었던 혜택들이 내 자신을 미국사회에 융화(?)될 수 있는 장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어느정도 한국사회와는 다른 부분을 동경하는 부분이 있었기에 이 멀리까지 와서 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을때…

    앞만 보고 달려오다가 아직까지 혼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2달전에 한국에 나가서 10일동안 열명의 사람을 만났던 몸부림도 치기도 했고요. 어느 분이 말씀하셨듯이 한국에서 잘 나가는 사람을 데리고 오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고요. 이게 타국생활의 외로움이겠지요? 외로움에 이 밤에 이런 글을 끄적이고 있는 것이겠지요?

    9년째가 되서 그런지 요즘은 팝송 가사도 귀에 들리고 옆에서 수다떠는 여자들의 말도 들리고…. 근데 한국말은 잘 못하게 되는 듯…한국가서 왠지 모르게 시대에 뒤떨어지는 듯한 인상을 받았기에…

    미국에 왔다면…미국식으로 살아야 하는건가요?
    왜 이리 오늘따라 헷갈릴까요? ㅋㅋ

    끄적여 봤습니다. 서로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나 해서요…

    • duke 63.***.138.181

      다들 님과같은 고민 하는것 같아요. 전 5년차 인데… 아직도 한국 생활이 간절히 그립죠. 다행히 옆에 와이프가 있어 큰 위안이 됩니다만… 내가 태어나고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같이 자라온 고향을… 아무리 미국이 좋다한들 마음이 편안하고 좋은건 당연 고국이죠. 작년 고향에 있는 가족, 친구 그리움에 우울증, 공황증 앓고 난 이후로는… 더욱 힘들었죠. 그러다가 명상하면서 새로운 삶의 의욕을 찾고 하루하루 즐겁게 살고 있답니다. 어차피 사람 사는 곳 다 비슷한건데… 마음먹기에 따라 미국 생활이 지옥이 될 수도, 천당이 될수도 있더라고요. 기운내세요.

    • 저는 69.***.20.195

      저 살고 싶은대로 삽니다. 많은 분들이 꿈을 가지고 미국에 오신 경우가 많고, 그 꿈을 ㅉㅗㅈ으며 살다보니 그 사이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것들이 시간이 지나보니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어 뒤돌아보니 후회가 되기도 한 것 같구요. 저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그 중에 하고 싶은 것들을 한 것도 있고, 포기한 것도 있지만 후회는 되지 않구요. 후회가 되는 순간에 하지 못 했던 것들을 하면 되는것이구요.

      미국식으로 산다, 한국식으로 산다고 했는데, 그냥 맘편한대로 살면 안될까요? 미국에서 한국티비 본다고 한국식으로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한국 티비보면서 한국의 향수를 누리는데 누가 방해하는 것도 아니고. 직장이 미국 문화내에 있다면 일에 대해서는 뒤떨어지지않게 그 직장 문화에 맞춰서 일하면 되구요.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때로는 미국의 이민사회에서 자신에 대한 책임감을 요구하지만, 어느 정도 자신의 가치기준을 세우고 그것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이상 사람 사는 일은 다 비슷비슷 한 것 같더라구요.

      일에 관해서 자신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하시면 좀더 여유있게 주변을 돌아보세요. 사람마음 얻는 것처럼 힘드는 것도 없지만, 인연이 된다면 만난다는 것이 제 경험이네요.

    • Dignity 67.***.118.126

      저랑 연배가 비슷하신데. 저도 미국온지 7년차입니다.
      전 결혼을 했기에 때문에 님처럼 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도 없었습니다.
      이국땅에서 처자식 기죽지 않게 먹여살려야 한다는 중압감은 아직도 있구요.
      전 되려 님이 부럽습니다. 본인이 생각해도 어느정도 위치에 올라왔다고 생각이
      드실 정도면 성공하신겁니다. 이제 일은 좀 줄이시고 나머지 반쪽을 찾는데 열심하신다면 꼭 좋은 분 만나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