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서울로 가라

  • #3829000
    칼있으마 73.***.237.212 176

    베고니아 화분이 놓인 우체국 계단
    어딘가에 엽서를 쓰던 그녀의 고운 손
    그 언젠가 칼님을 볼까 마음이 서두네
    나의 사랑을 가져가버린 그대~~~

    조미미의

    서울
    서울
    서울

    중에서

    음……너도 저 곡, 좋아했었었니?

    뭐?
    아름다운

    서울

    에서

    서울에서 살으렵니다~~~ 이 노랠 좋아했었었다고?
    .
    .
    .
    .
    .
    많은 사람들이 칼님이신 나에 대해
    뭣하시는 분이신지,

    많은 사람들이 칼님이신 내 직업에 대해
    궁금해 하고 또 알고싶어 하고,

    많은 사람들이 칼님이신 내 이러저러한 개인 신상정볼
    제봘 좀 알았으면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내 정보 하나를 내게 공개를 하잠

    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병원에서 의살 좀 하다
    부산에 가가지구서는 개원을 했는데,

    그 땐 왕성한 혈기를 주체할 수 없어가지구서는
    하는김에 화끈하게 하자.
    그래가지구서는 비싼 장비만 빚내가지구서는 들여 병원을 개원하고 보니

    식당과 호칭만 다를 뿐,
    손님,

    환자,라고 해 봐야
    하루에 파리 몇 님.

    결국 간호사들의 임금도 체불하다 뗘먹고
    은행융자금 상환도 못 하구서는
    이곳으로 야반도줄 할 뻔, 뻔 했었는데,

    다행히도 차암 다행이도
    고등학교 담임선생님께서는

    서울대 원서의 원 자도 꺼내지 말라며
    내 성적표로 내 대가리를 내려치셔서

    안 의사가 된 게 얼마나 다행이고
    담임선생님이 얼마나 내 스승이시자 은인이신지.
    지금도 잊을 수가 없고
    항상 스승의 은혜란 노랠
    공기보다 더 많이 입에 물고 산다.

    음…… 혹 네가 오해할라.

    음……내가 의사가 안 돼 다행인 게 아니라

    의사가 돼가지구서는
    부산에 병원을 안 오픈 한 게 다행이란 소리야.

    게 뭐가 다행이냠,

    환자들, 환자들 말야.

    환자는 다 서울에 있더라고.

    환자는 다 서울에 있는데

    부산에다가 병원을 오픈하면

    손님은 파리님 몇 님

    뿐일텐데,
    그 병원이 안 부도가 나겠냐고오.

    해서 하는 이 칼님의 오늘의 잠언은

    너에게 진실로진실로 이르노니

    혹, 그럴 리 없고 천부당만부당한 소린 줄 알지만은

    그래도, 그래도, 설마 자식이 의사가 되거든

    부산
    으로 가지 말고

    환자가 많은 서울,

    서울로 가 의살 하란 소랴.
    그래야 쩐,
    돈이 되니까.

    옥퀘이?

    하여간 한국것들은,
    아니 그만큼 알려줬으면 됐지
    어디다 개원할 건지 장소까지 알려달라고?

    그래, 통큰 칼님답게 쏘는김에 쏜다.

    서울이라구 냥 강동구니 강서구니 강북구니 뭔 구니로 감 쪼올딱 해.
    그러니 그린 가지 말고 가되 꼭

    용산구

    로 가.

    용산구에만 가면

    냥 환자가 냥 철철 넘쳐가지구서는

    그리 가서 오픈만 하면 말 그대로 대봑.

    이 칼님만 믿고

    용산구로 가는 걸로.

    옥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