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부부의 이야기

  • #84478
    진짜 궁금 173.***.114.13 9813
    오늘 신문에서 퍼왔습니다. 저희가 과거에 한국에서 생활했을 때의 상황을 기억하면 충분히 공감가는 부분도 있네요 (물론 이건 아주 극단적으로 심한 경우이지만요). 어찌보면 제 부부는 미국에 와서 이러한 종류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극복한 것 같아 행복합니다. 그래도 두분이서 한번 같이 읽어보시면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부부는 일요일이면 함께 교회에 나간다. 사람들은 늘 차분하고 조용한 부부를 바라보며 “부부싸움도 안 하게 생겼다”고 칭송하곤 한다.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부부는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다. 각방 쓴 지도 벌써 5년, 마음의 문을 닫은 지 오래다. ‘정서적 이혼’ 상태지만 실제 이혼은 하지 않았다.

    가정은 조용히 유지된다. 아내는 자녀를 돌보는 일에 집중하고 남편은 회사일에 몰두한다. 그러다 문득 아내는 거실 소파에 앉아 생각한다. ‘창밖으로 뛰어내려버릴까?’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고 출근하던 남편도 생각한다. ‘이대로 차를 몰아 전봇대를 받아버릴까?’ 묵은 분노가 불발탄처럼 가슴을 짓누른다.

    깨진 부부관계로 힘겨워하면서도 어디에 하소연도 못한 채 혼자만의 지옥에 사는 ‘무늬만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래된 부부 사이에 나타나던 이런 현상은 최근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부부 사이에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문제가 곪아터져도 한국의 부부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기조차 꺼린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사연은 취재 내용과 각종 상담소에 접수된 사례를 조금씩 뒤섞었다. 전문가들의 진단과 조언도 곁들였다.

     

    # 44살 아내 이야기

     

    띠띠띠띠띠─. 밤 10시, 현관문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렸다. 싸늘한 가을 공기가 비집고 들어왔다. 옅은 술냄새도 실려왔다. 거실 소파에 앉아 초등학생 딸아이와 텔레비전을 보던 나는 의도적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보지 않아도 지금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안다. 남편이다.

    마침 텔레비전에서 우스운 장면이 나왔다. 조금 과장되게 웃으면서 딸아이를 껴안았다. 내 품에 안긴 딸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다녀오셨어요?” “응….” 희미하게 대답을 하며 남편은 거실을 지나 안쪽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탁, 문이 닫히자 비로소 내 몸도 긴장을 푼다. “너도 인제 들어가서 자.” 딸아이를 들여보내고 거실 불을 끈 뒤 내 방으로 들어왔다.

    방안에는 1인용 침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사방이 고요하다. 누우려다가 무심코 달력을 봤다. 내일이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아이의 학원비를 내는 날이다. 전업주부인 나는 대기업 부장님인 남편에게 생활비를 받아 쓴다. 날짜가 이렇게 되도록 남편은 학원비를 챙겨 주지 않았다. 가족은 뒷전이니 또 잊어버린 게 틀림없다. 이런 것 하나 못 챙기면서 맨날 술이나 먹고 다니다니, 저런 사람도 아빠 자격이 있나, 화가 난다.

    학원비를 달라고 말해야 하지만 남편 방까지 가서 그와 얼굴을 맞댈 생각은 없다. “애들 학원비 보내.” 짧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답은 오지 않았다. 속이 끓는다. 휴대전화 문자 목록을 들여다봤다. 광고 문자뿐이다. 갑자기 콧날이 시큰하다. 밤중에 주책이다. 컴퓨터를 켜고 고스톱 게임에 접속했다.

    우린 ‘유령부부’다. 한집에 살아도 서로 없는 사람 취급을 한다. 남편과 본격적으로 각방을 쓴 지 5년째다. 5년 전 처음 이 방에서 홀로 잠들던 밤, 많이 울었다. 이제는 눈물도 나지 않는다. 나는 남편을 포기했다. 그렇게 생각한다. 아이들을 위해서 엄마 자리를 지킬 뿐이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20대의 우리는 연애결혼을 했다. 대기업의 말단 사원이었던 남편은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남자였다. 나는 정장이 잘 어울리는 그가 좋았다. 나도 결혼 전에는 회사를 다녔지만 아이를 갖고는 그만뒀다. 첫아이를 가졌을 때 입덧이 심했다. 홀로 남편을 기다리며 종종 전화를 했다. “퇴근할 때 귤 좀 사오면 안 돼?” 취한 남편은 자정이 넘어 빈손으로 들어왔다. 늘 바빴고 늘 변명을 했다. 임신을 하며 자연스레 줄어든 성관계는 출산 뒤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맨날 늦게 오고 아이는 나 혼자 키우라는 말이야?”, “주말에라도 집안일 도와줄 생각은 안 하고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도대체 가족들한테 관심이 있기나 한 거야?”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제발 돌아봐달라고 애원하고 싶을 때마다 나는 엄청나게 화를 냈다. 소리를 지르다 흐느껴 울고 있는 나를 내버려두고 남편은 말없이 나가버리곤 했다. 걷잡을 수 없이 분노가 쌓여갔다.

    육아에 매여 고립된 나와 달리 남편은 직장에서 승승장구했다. 동기 중에 가장 먼저 과장이 됐고 금세 부장이 됐다. 일주일에 3~4일을 술에 취해 귀가했고 주말이면 누군가와 골프를 치러, 낚시를 하러 갔다. 남편이 아들·딸에게 무뚝뚝한 것은 아니었지만 가족은 늘 뒷전이었다. 이렇게 이기적인 사람인 줄 연애할 때는 꿈에도 몰랐다.

    어느 순간, 대답도 없는 남편을 향해 혼자 소리를 지르고 있는 나 자신이 불쌍해졌다. “각방 쓰자.” 이 말에도 남편은 별 대꾸를 안 했다. 이후에도 남편 직장의 부부동반 모임이나 양가의 행사, 교회 등을 함께 간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웃고 있는 남편의 얼굴을 볼 때면 가증스러워 죽이고 싶은 증오가 치민다. 이미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에 우리 부부는 너무 늦었다. 계속 지옥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 46살 남편 이야기

     

    어깨가 뻐근하다. 오늘 하루 의자에서 몇 번이나 일어났는지 세어본다. 화장실 갈 때 두 번, 점심 먹으러 갈 때 한 번, 담배 피우러 나갈 때 두 번 일어났다.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꼬박 11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충혈된 눈을 감았다 뜬 뒤 시계를 보며 사무실을 떠났다.

    오늘은 입사 동기 모임이다. 회사 근처 고깃집에 가니 어느새 배가 나온 동기들이 소주를 마시고 있다. 자욱한 연기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술자리는 2시간가량 이어졌다. 이번 인사 이동 이야기부터 주식, 아파트 시세, 자식 이야기 순으로 건조한 대화가 오고가더니 자리가 끝났다.

    대리운전 기사에게 지폐를 쥐여주고 지하주차장을 휘청휘청 걸어갔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발걸음이 멈칫한다. 집 근처에 사는 후배라도 불러 한잔 더 하고 들어갈까. 집에 들어갈 때면 공허한 마음 가눌 길이 없어 방황하곤 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싸늘한 아내의 얼굴을 봐야 한다. 아내와 아이들이 앉아 있는 거실을 이방인처럼 숨죽여 지나가야 한다.

    일부러 문소리를 크게 내며 들어갔지만 거실에 있는 아내는 내 쪽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즐거운 듯 딸아이와 함께 텔레비전을 보며 웃고 있다. 방에 있는 중학생 아들은 아빠가 왔는데 나와보지도 않는다. 매일 겪는 일인데도 늘 부끄럽고 초라하다. 쯔쯔, 못난 남자, 누군가 조롱을 하는 듯하다.

    방에 들어와도 바깥에 있는 아내의 기척에 신경이 곤두선다. 자리에 눕는데 문자가 왔다. “애들 학원비 보내.” 옆방의 아내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나를 도대체 뭘로 보고… 가슴속에 분노가 일렁인다.

    나보다 두 살 어린 아내는 원래 애교가 많은 귀여운 여자였다. 하지만 결혼과 임신, 출산을 겪으며 나날이 짜증이 늘어갔다. 힘들게 회사에서 일하고 왔는데도 집에 오면 잔소리에 시달려야 했다. 나를 존경하는 듯하던 눈빛은 사라지고 내 일거수일투족이 불만인 듯했다. 처음에는 화도 내보고 달래도 봤지만 곧 지쳤다. 화내는 아내가 두려워졌다. 나만 참으면 되지… 화내는 아내를 피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는 잘나가는 남자였다. 하지만 집구석에만 들어오면 나는 못난 남자가 됐다. 결혼이, 가족이 내 발목을 잡는 듯했다. 열심히 일해서 돈 벌어다주고 번듯한 대기업 부장이 되어 체면을 살려줘도 고마운 기색이 없다. 이혼을 해버릴까 생각할 때면 두 아이 생각이 났다. 이혼남이라는 이름도 부담스럽다. 부모님을 생각해도 그렇다.

    아내와 나는 잘 지낸다. 각방을 쓰지만 아내 품이 별로 그립지도 않다. 그렇다고 특별히 외도를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제법 사이좋은 부부 행세도 한다. 나는 조만간 회사에서 임원급으로 승진을 할 것이다. 아이들은 성공한 아빠를 내심 자랑스러워할 터다.

    하지만 불쑥불쑥 올라오는 분노, 외로움, 무력감, 좌절감은 어쩌지 못한다. 가을이 와서 그런지 요즘에는 자꾸만 기분이 울적해진다. 나는 왜 사나, 이런 생각에 빠질 때면 방에서 혼자라도 술을 마시고 잔다. 이혼을 하면 행복할까, 아내는 행복할까, 더 늙으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산다.

     

    이 부부는 결국 어떻게 됐을까. 각자의 지옥에 살던 부부는 급기야 우울증으로 자살충동까지 경험했다. 상처가 곪을 대로 곪은 뒤에야 부부는 용기를 내 한 부부상담 클리닉을 찾았다. 결혼 15년 만의 일이었다. 1주일에 한 번씩, 10번의 상담 끝에 다시 합방을 했다. 서로 마음을 몰라줘 미안하다고 했다. 두 달 반 만에 일어난 일이다.
    • 75.***.85.152

      저희가 과거에 한국에서 생활했을 때의 상황을 기억하면 충분히 공감가는 부분도 있네요 (물론 이건 아주 극단적으로 심한 경우이지만요). 어찌보면 제 부부는 미국에 와서 이러한 종류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극복한 것 같아 행복합니다.

      –>
      원글님의 경우는 다행이군요.

      그런데, 과연 그게 한국에서 직장생활하느냐 미국에서 직장생활하느냐의 문제로 단순하게 귀결시킬수 있는 문제일지 의문입니다. 딴지라기보다는 미국에서는 한국과는 또 다른문제들이 생기지요. 한국에서는 없는.

      • 원글 173.***.114.13

        글쎄요. 님이 말하신 “한국에서는 없는 미국에서의 문제들”이 어떤 것인지 제가 모르는 걸 보니 아직은 다행(?)인가 봅니다. 과거 한국에서는 저도 윗글과 마찬가지로 주말을 제외하고는 저녁을 집에서 먹어보지 못했구요, 회사 일에 온정신이 빠져서 가족에 소홀할 수 밖에 없었지요. 1년에 보통 5-6회 정도는 해외출장 갔었구요. 하지만 지금은 그럴 일 조차 안생기니 자연스럽게 가족을 챙기게 되고 나 자신도 건강해지는 거 같습니다.

    • none 173.***.57.254

      예화가 극단적으로 보이기보단 아주 익숙하네요.
      결혼 10년차이고 각방 쓴지 8 년쯤?..
      한국직장이 아니라 그래도 애들하고 놀아줄 수 있어
      적어도 아직까지는 “좋은 아빠” 는 되는 것 같습니다.
      주말에 아이가 하는 축구 경기 데려가고 주중에 두번정도 퇴근 후
      아이와 자전거 타고 축구 연습하고…
      큰아이는 주로 저랑 자고… 늦게 귀가하는 날이면 내 침대에서 자고 있는 큰아이…

      아무리 노력해도 아내의 바램은 점점 높아지고
      그전 단계를 이룬 것에 고마워하거나 만족하지 않고
      내 바램에 대해선 자신의 바램을 다 이뤄주면 그때 하겠다고 하기에
      “좋은 남편” 이 되는 것은 일찌감치 포기했고
      그냥 “좋은 아빠”로만 살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엄마 없이 아빠랑 둘이서 살고 싶다고 할 때면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때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황혼이혼까지 되기 전에 이룰 수 있기를 바라며…

      • 원글 173.***.114.13

        각방 쓴지 8년쯤이라… 안타까운 사연이네요. “아무리 노력해도 아내의 바램은 점점 높아지고 그전 단계를 이룬 것에 고마워하거나 만족하지 않고 내 바램에 대해선 자신의 바램을 다 이뤄주면 그때 하겠다고 하기에” 부분이 눈에 자꾸 들어옵니다. 제가 뭐라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위의 경우처럼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셨는지 궁금하네요. 제 경험에 의하면 내가 그동안 해왔던 것들에 대해 상대방이 고마워하지 않는다는 내 푸념에도 문제가 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애들에게는 좋은 아빠이니 반은 이루셨습니다. 좋게 해결되시길 바랍니다.

        • none 173.***.57.254

          “고마워하지 않는다” 는 제 푸념에서 “고마워한다”는 개념은
          굳이 고맙다고 말하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또 다른 것을 이루라고 다그치지만 않으면 저는 그걸로 만족합니다.
          맞춰주려고 노력할때가 더 힘들었고
          포기하고난 이후가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상담은 1~2년차때 제가 제안했었지만
          부부일을 왜 남에게 얘기하냐고 거절당했습니다.
          5~6년차쯤 그런 비슷한 프로그램에 아내가 가자고 했었지만
          남편인 제가 조금만 더 노력해주면 자기가 행복할 것이라며 가자는 말에
          둘다 마음을 오픈한 상태에서 참여하는 것이 아닌 상태로는
          참여해봤자 소용없다고 판단해서 제가 거절했습니다.

          • 아직 76.***.79.236

            아직 그 여자분 영주권 못받았났나요?
            아직 혼자서 바람필정도로 영어도 별로 늘지 못했나요?

            그 여자도 참 징하다.

          • 고독한 능구렁이 209.***.77.11

            none님, 마음이 아픕니다. none님 가정 가운에 평안과 사랑의 불꽃이 다시 피기를 기원합니다. 서로의 소중함이 다시금 일깨워지기를 간구합니다. 힘내세요.

    • 바퀴 198.***.210.230

      일반화 하기는 좀 그렇지만, 보통 보면 많이 배우고(교양있고),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 없고, 남에게 심한 소리 잘못하고(경우에 어긋나는 짓 절대 못하고), 자존심이 강한(체면을 중시하는) 분들에게서 나타는 일들인것 같습니다. 저 같은 사람은 절대 저러고 못합니다. 문제가 있음 무식하게 큰 소리치고 싸우고 반나절도 못되어 둘중 하나가 자존심 굽히고 먼저 사과하고 부둥켜 안고 펑펑 울고 품니다. (완전 유치 뽕 바퀴벌래 한쌍 ㅋ)

      • 두바퀴 75.***.87.102

        두 바퀴님끼리 천생연분인가보네요잉?

        하나가 풍뎅이면 바퀴가 구석에 짱박혀 있는사이, 풍뎅이는 옳거니하고 저리로 날아가버려 다시는 안돌아오는데..

    • 꿀꿀 76.***.132.31

      내용속에 두 부부의 고통을 생각하니 눈물이 날려고 그러네요,, 어찌 한집에 살면서 유령처럼 될수 있을까,,
      사실인지는 몰라도 부부 클리닉 뒤 잘 해결 됬다니 다행이죠,,

    • 참나 12.***.254.34

      정확히 저의 이야기는 아님니다. 적어도 각방을 쓰는 정도는 아니니까…
      하지만 그 맘은 정말 저의 생각과 크게 다를바 없습니다.
      미국 온지 10년 아직 영어를 못하는 아내. 고집은 있어서 뭐든지 자신 뜻대로 해야하고 일이 자신의 생각데로 안돼면 아이건 아빠건 화를 내기 일쑤고….
      다행히 제 직장은 안정적이어서 6디짓의 연봉을 받지만서도 늘 돈 타령입니다.
      이번에 제가 iphone 4s를 샀더니 하는 소리가 돈 아껴야 한다며 왜 사냐고 구박입니다.
      부모님(재정능력이 없으십니다.) 용돈 드리는게 아까워서인지 요번에 세금 낼돌이 없어 집에 금모아 팔아서 세금 냈다고 했더니 황당하다며 어떻게 그렇게 금이 집에 있냐느듯이 말합니다.
      하지만 본인은 집에 날라오는 빌낼 생각도 안합니다.
      집세(우편으로 내야함)도 내가 말해줘야 그때서야 내고…..
      물론 아들 둘이 아빠를 더 좋아 하고 따릅니다.
      그래서 한국 돌아가자고 하면 시부모 모시기 싫은지(직접 말은 안하지만) 죽어도 못 돌아간다고 합니다. 저도 결국 본전 생각이 들더군요.
      마치 거머리 모냥 내 인생에 붙어 산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 저도 70.***.224.1

      9월에 결혼10주년이었는데, 정말 딱 10년채우고 그만둘까 생각했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해서 결혼기념일에 이벤트도 준비하고, 와이프가 가고 싶어하는곳 여행도 편지 6장손으로 계획 써가며 했는데, 돌아오는 것은 실망감 뿐이네요. 올해는 상담도 받아보고 했는데, 카운셀러가 오죽하면 저보고 할만큼 했으니, 이제 제 자신을 위해서 그만두랍니다. 잘한 것도, 잘못한 것도 다 두사람 잘못이지, 혼자서만 아무리 노력해서 필요 없다는것 느꼈습니다.

      전 사실 아이들 혼자키울 자신도 있는데, 미국 법이 보통 여자가 크게 잘못하지 않는 이상은 아이들을 제가 데려 올수 없는것 같아서, 그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아이들이랑은 정말 떨어지고 싶지 않군요.

      지금은 그냥 하루하루 조용히 보내려고 합니다. 아내는 그래도 아이들한테는 잘하니까… 자기 엄마보다 애들을 더 잘돌보는 사람이 어디있겠냐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지만, 그냥 그때가서 생각하지, 지금은 그런 생각도 귀찮네요.

      아, 그리고 위에 분이 말씀하셨는데, 제 성격이 딱 그런것 같네요. 크게 어려움없이 자랐고, 남에게 보탬은 못되지만, 해로운짓은 많이 삼가하려고하고 하지만, 쓸떼없는 똥고집/자존심은 많은것 같습니다. 싸우기도 피곤하네요.

      • 보통 136.***.250.100

        보통 큰 문제가 없으면 아이는 Joint Custody로 한다고 들었는 데요. 언제는 누가 맡고 언제는 누가 맡는 식으로. 이 정도면 아이에 대한 상실감 없이 어느 정도의 유대감을 유지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돈이 좀 아깝긴 하죠. 하지만 실행하실 거라면 하루라도 빨리 하셔서 spousal support 기간을 최대한 줄이시는 게 좋을 듯…

      • z 99.***.93.63

        보통 같은 도시(마일 반경이 정해져 있습니다)에 살때는 일주일에 반반씩 보게 되지만, 문제는 여자가 프라이머리 커스터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멀리 살때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아빠들이 양육비는 양육비대로 주고, 애들 보기가 쉽지가 않게 되요.

    • 이런.. 12.***.134.3

      “나를 존경하는 듯하던 눈빛은 사라지고 내 일거수일투족이 불만인 듯했다.”

      위에 분들 말씀에 거의 sync되는 저를 보면서 결혼 십여년차에 저도 제가 나이들어 가면서 이런 생각을 가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결혼전에는 와이프가 나름 현명하고 부지런하고 활달한 모습에 연애 1년만에 결혼을 했는데 세월이 가면 갈수록 사람이 이상하게 변해 갑니다. 한국에 있을때는 그나마 주변에 집에서 잘하지 못하는 남자들이 많아서 그리 비교를 하며 저를 괴롭히지는 않았는데 미국 와서 부터는 아주 대놓고 다른 집의 남편들과 비교를 해대는군요… 사람마다 장단점이 있을진데 저에게서 원하는것이 끝임없이 많아지기만 하는군요… 남편이 수퍼맨도 아니고 머슴도 아닌데…
      돈도 많이 벌어야 하고, 아이들하고 잘놀아줘야 하고, 애들 공부 시켜야 하고, 애들 목욕도 시켜줘야하고, 집 청소도 매일 해야 하고, 집 가드닝, 수영장 관리, 기타 수리도 다 제가 해야 하고, 집으로 날라오는 빌처리, 모든 대외 문제처리 등등…. 주말에 밥은 저보고 하라고 하고… 설것이도 해달라 하고…
      다 좋습니다. 다 할수도 있고 좀 힘들다 해도 못할만한 일도 아니죠…. 문제는 그렇게 해도 항상 불평불만이라는거…. 뭐가 그리 불만이 많은지… 어떤때는 제거 너무 잘하고 빈틈이 없는게 불만이고 어떤때는 잘못하는게 불만이고, 잘해도 불만 잘못해도 불만….

      속으로 생각하기를 제발 더는 넘지 말기를 바랍니다. 사람이 받아주고 버텨주는데는 한계가 있는것인데…. 그 capacity를 넘어서면 다 버려 버릴것 같습니다. 뭔가를 유지하고 소유한다는건 의미가 있을때까지가 아닌가 합니다. 애들도 사랑하지만 만약 그때가 닥친다면 집착하지 않으려 합니다.

      부부란 같이 노력하며 살아가는것인데 요즘의, 아니 특히나 미국에온 한국 여자분들은 남자가 다 살아가고 자신은 애 낳아으니 평생 연금타는 기분으로 살아가며 남편을 계속 자신의 기호에 맞게 채찍질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 이것이 98.***.234.183

        “속으로 생각하기를 제발 더는 넘지 말기를 바랍니다. 사람이 받아주고 버텨주는데는 한계가 있는것인데…. 그 capacity를 넘어서면 다 버려 버릴것 같습니다. 뭔가를 유지하고 소유한다는건 의미가 있을때까지가 아닌가 합니다. 애들도 사랑하지만 만약 그때가 닥친다면 집착하지 않으려 합니다.”

        => 전형적인 공돌이 커플이 깨지는 수순

        • 그러면… 98.***.168.69

          전형적인 !(공돌이)의 깨지는 수순이 궁금합니다.
          #참고# !(공돌이)는 공돌이가 아닌 사람을 말합니다.

          • 전형적인 98.***.234.183

            공돌이 돌쇠는 완전히 호구잡혀서 참는데까지 참으면서 살다가 도저히 못참을 지경에 이르러 자빠지고…
            사람다루는데 능숙한 문돌이들은 대개 초기에 박살을 내거나 쇼부를 봅니다…

    • 그런데 66.***.54.196

      왜 여자들은 학원비가 언제까지 필요하다라고 말하지를 못하는가… 말을 하면 될 걸 말을 하지도 않고 지난 다음에 얘기한다. “도대체 애들에게 관심이 있냐?”라고 …

      • HaHa 76.***.97.35

        I agree !!! It looks most Korean women do like that.

      • c 75.***.91.249

        그래야 트집 껀수 하나라도 더 잡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