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에 앞서

  • #409131
    ….. 98.***.208.124 4059

    나 오늘 떠나. 일전에 이야기했듯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에서 만나기로 했어. 물론 그가 사는 곳으로 가서 그 사람를 만날 수도 있겠지만 내 조카와 사촌 동생이 그곳에 살고 있거든. 아직 확실하지도 않은 일로 부모님들이나 가족들에게 어떤 기대를 주고 싶지가 않아서. 일이란 어떻게 될 것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니까.

    그 사람과 알게 되고 이야기를 나눈 것이 4달이 되어 가네. 한국을 기점으로 위 아래로 나누어져 사는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는 것이 어쩜 우습기도 하고 또 그런걸 인연이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돼. 어떤 방법이 되었든 가능하면 결혼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내 생각이고 보면말이지.

    물론 결혼이 끝이 아니라는 것은 알아 그 뒤로 아이에 대한 요구가 이어 질 것이고 또 그로 인해 이런 저런 많은 또 다른 형태의 스트레스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를 생각하기에 앞서 어떻게든 한번은 선을 넘어야겠다는 생각이야. 평생 효도를 모르고 살아온 내가 그나마 부모님께 기쁨을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결혼이고 보면.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해 하겠구나. 적지 않은 나이에 그 곳으로 유학을 갔다 지금은 그곳에 자리를 잡고 살고 있다고 하더군. 사진도 몇 장 받아 보았어. 글쎄 사진 마다 다른 사람 처럼 보여져서 어떤 사람이다라고 인상을 이야기 하긴 어렵네. 단지 몇 번의 통화, 메신저, 그리고 메일을 통해서 느껴지는 건 밝고 순수한 사람이라고 느껴져.

    그런데 그 사람과의 만남이 이제 채 하루도 남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착찹한지 모르겠어. 그래… 너 때문이겠지. 내 심장 속에서 벌떡 벌떡 살아 숨쉬는 네가 있으니까 말이야.

    어쩜 너와 나는 오래전 신파극 대사처럼 그저 마주보고 달리는 철로인지도 모르겠어. 멀지 않은 곳에 손을 뻣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지만 만날 수 없는, 혹 만난다 하더라도 밝은 태양의 그것이 아니라 조금은 외지고 어두운 곳에서만 만날 수가 있으니까. 누구는 불륜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오래전 너와 처음 만났던 캠퍼스 언덕에서 처럼 사랑인데말이지.

    나 어쩌면 그 사람에게 사랑하노라고 말 할지도 몰라. 또 어쩌면 당신만을 사랑하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늘어 놓을지도 모를 일이고. 내게 지금 필요한 사람이 그 사람이니까. 그리고 지금 내게 가까이 할 수 있는 현실이 그 사람이니까 말야.

    그리고 미안하지만 네게 주었던 내 모든 사랑의 반을 가져 오려고 해. 그래. 그냥 마음을 담지 않고 사랑한다고 사랑하노라고 말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내 마음을 모르는 그 사람이 너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어 인형을 가질 수는 있지만 같이 살 수는 없으니까.

    그 사람 또한 다른 사람을 마음에 담고 있을 수 있겠지 하지만 그 사람을 만나면. 나. 그 사람에게 널 보내고 닫아 놓았던 마음의 빗장도 한껏 열어 놓으려 해. 한 심장을 가지고 한 사람만을 사랑해야 하는 것이 도리이겠지만 내겐 이렇게 한 심장에 두 사람을 놓어야만 하는 형벌이 지어져 있으니까.

    미안하다. 너만을 사랑하고 내게 너는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이라고 했었던 내 말을 내가 깰지도 모르니까. 허언을 하지 않는 것이 남자여야 하는데 내가 남자 구실을 못하는구나. 이런 나를 넌 이해해 줄 수 있겠지?

    • Esther 70.***.197.9

      원글님의 한마디 한마디가..제 가슴에 비수로 꽂히네요…^^
      꼭 행복하세요…어떤결정이 나시든…

    • 풍월주 192.***.156.11

      무슨 말씀이신지? 죄송합니다. 한글 이해가 너무 느려졌네요…
      해석 부탁드립니다.

    • 76.***.170.75

      이곳에 오시는 어떤? 그 분께 쓰신건가? 그래 생각이 ^^*

    • 저두요 24.***.215.215

      절대 태클은 아니구요.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 1234 66.***.211.158

      원글님께서 오랫동안 한 여자분을 많이 사랑하셨나봐요. 물론 그 여자분은 이미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신듯 하구요…효도란 이름??? 으로 결혼을 전제로 누구가를 만나기 시작하신듯 하구 물론 새로운 여자분과는 아직 얼굴을 보지 못하고 이메일, 메신져 로 연락하시다가 마침내 얼굴을 대면하시는거 아닌가요?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에서…여기가 어떤 나라일까요? 필리핀? 뉴질랜드?… 그 새로운분을 만나기 전에 마음속에 그토록 담아 두었던 과거의 여자분께 띄우는 글인거 같은데요…그런데, 저도 궁금한건 원글님은 서울에 있나요? 아님 미국에 있나요? 아님 마음속의 그 분이 현재 미국에 있나요?
      대충 상황이 이해가 가네요. 무슨 이유로 그토록 사랑했던분을 떠나 보내셨는지 모르겠으나 새로운 사랑 앞에서도 님은 최선을 다할것 같은 느낌이 오네요.
      두 분 꼭 행복하세요.

    • 살다보면 171.***.64.10

      절절한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간답니다. 저도 그런사람을 한 분 알고 있지요. 철없는 여인은 대학교 4학년말에 동기에게 시집가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17년을 혼자서 살고 있는 사람을 알고 있답니다. 정작 그 여인은 부잣집에 시집갔지만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하고 가끔씩 힘들어 보이지만 말입니다. 저는 사랑에 대해서는 이기적이라 그런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어 본적이 없어서 그 분의 순수한 사랑이 이해가 안가지만 세상이 돈이라는 것에 참 일시적으로 불공평하다라는 생각은 해봅니다. 상처라면 상처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오묘한 세상의 이치인것 같습니다. 한가지 너무 현실적이라고 욕먹을 지도 모르지만 순수한 사랑도 힘들어 질때가 있답니다. 꿈에서 깨어나셔야 합니다…

    • 123 139.***.16.25

      사랑이 진정 영원한거라면 전 절대로 끝까지 포기안하고 그 사랑을 따라가겠습니다. 하지만 사랑이란 그런게 아니더군요. 추억과 사랑의 가장 큰 공통점은 둘다 현실속에 존재하지 않는다는거죠. 좋은 여자 세상에 많습니다. 마약이 나쁜줄 알면서도 계속하는건 중독성 때문입니다. 원글님의 몸에 좋은 약은 따로 있을겁니다. 이제 마약을 끊으시고 몸에 좋은 보약을 찾아가십시오.

    • 살다보면 171.***.192.10

      123님의 말에 동의합니다. 저도 외로운 유학생활속에서 1-2번 보고 결혼하고 싶었던 그리고 정말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이 있었지요. 그런데 거의 17년이 지났는데 그녀의 최근 근황과 사진을 보는 순간 내가 왜 그때 10키로나 빠졌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회에서 자리잡고 멋지게 살다보면 과거의 사랑을 송두리째 잊어버릴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된답니다. 너무 사랑에 관한 책을 너무 많이 읽다보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에 중독되기도 하지요…

    • 愛장군 68.***.50.93

      살다보면 괜시리 외로운 날 너무도 많아
      나도 한번 꿈같은 사랑 해봤으면 좋겠네
      살다보면 하루하루 힘든 일이 너무도 많아
      가끔 어디 혼자서 훌적 떠났으면 좋겠네

      수많은 근심 걱정 멀리 던져버리고
      언제나 자유롭게 아름답게 그렇게 우후~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란 꿈으로 살지만
      오늘도 맘껏 행복했으면 그랬으면 좋겠네

      살다보면 괜시리 외로운 날 너무도 많아
      나도 한번 꿈같은 사랑 해봤으면 좋겠네
      살다보면 하루하루 힘든 일이 너무도 많아
      가끔 어디 혼자서 훌쩍 떠났으면 좋겠네

      수많은 근심 걱정 멀리 던져버리고
      언제나 자유롭게 아름답게 그렇게~ 우후~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란 꿈으로 살지만
      오늘도 맘껏 행복했으면 그랬으면 좋겠네
      그랬으면 좋겠네 그랬으면 좋겠네

      권진원 노래 입니다.

      살다보면 많은 어려운 일들이 있지만 사랑의 감정 그거 새로운 사람 만나면 또 잊혀지게 되는 그런 감정이 될겁니다. 집착과 아집은 정신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어느 때는 빠른 포기와 망상이 건강에 더 도움이 될겁니다. 그 후 그 시간들은 아주 좋은 얘기거리가 되어 삶을 살 찌우는 추억이 되겠죠. 아름다운 추억들이 되어 여운으로 남겨놓는 것도 아름다운 인생의 한 단상이 아닐까요? 추억이 없는 사람 가장 불쌍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원글님은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으니 행복한 사람이 되는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