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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있을때 매일 매일 올라오는 어제의 사건을 요약한 비문을 소각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원래는 최고위급 이외에는 읽을 수 없으나, 투철한 준법정신도 없고 해서 소각장 언저리에서 자주 읽어보곤 했습니다.
근 이십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사건 2가지는,
사단장으로 진급한 감격에, 레이더에 잡히지 말라고 사단장 전용 헬기에 칠해져 있는 페이트를 사병들을 시켜서 샌드 페이퍼로 완전히 밀게 하고 형광도료를 발라서 아주 멀리서도 사단장 헬기를 알아볼 수 있게 했던 사건,
다른 분이 3성 장성이 되시면서 부대 내의 개인 욕실을 대거 수리하고 마사지실도 만드시고, 군무원 자격으로 여성 마사지사 2분을 고용하셨던 바, 그 2분의 마사지사께서 매일 아침에 출근하시면서 “누가 봐도 마사지업에 종사하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특이한 복장”을 하고 출근하셔서 위화감을 조성하셨던 사건.
가끔씩 우울한 일 있으면 생각하고 웃곤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