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결혼을 하는 것일까?

  • #84518
    결혼 173.***.114.13 6066
    남자는 퇴근 즉시 소파에 누워 ‘시체놀이’에 들어간다. 곧이어 귀가한 여자는 TV 리모컨을 쥔 채 굳어버린 남편을 발견한다. 그녀는 남편을 다그쳐 청소를 맡기는 한편, 저녁을 준비하며 그날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걔가 똑같은 블라우스를 입은 거 있지? 그 위에 감색 슈트를 입으니까 되게 안 어울리더라. 킬힐에…. 그런 차림으로 회의에 지각하고는 자료도 잘못 준비한 거 있지?”

    남자는 아내가 뭘 얘기하려는지 짐작할 수 없다. 블라우스와 킬힐, 지각, 회의 자료 같은 것들이 뒤엉킨다. 차라리 TV에 집중한다. 하지만 아내의 이야기에 묻혀 뉴스가 들리지 않는다. 슬며시 볼륨을 높인다.

    여자는 둘 사이에 벽이 등장했음을 알아챈다. 격렬한 배신감. “뭐야! 시끄러워죽겠어. TV 좀 꺼!” 싸움은 그렇게 시작된다. 며칠 전 시어머니의 전화를 시작으로, 여자가 마음속에 다져놓았던 분노들이 1분에 4000발씩 벌컨포처럼 튀어나온다.

    남자는 아내가 왜 자기를 한시라도 가만두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아내가 등장하면 귀찮은 일이 마구 생기고, 도대체 모를 이야기 때문에 혼란스럽다. 난데없이 시댁은 왜 또 등장하는 건지.

    어쨌거나 싸움은 두 사람 모두에게 상처를 남긴다. 상황만 다를 뿐 대부분의 부부싸움이 이런 과정을 거친다. 전문가들은 “어느 쪽 잘못보다는 스트레스가 원인인 때가 많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남자와 여자의 스트레스 양상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여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다. 대화가 곧 스트레스 해소 수단인 셈. 누군가의 구두 색깔처럼 시시콜콜한 것까지 이야기한다. 수다는 ‘배려와 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을 불러내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반면 남자는 회사에서 돌아오면 축 늘어진다. 의욕 없이 누워 있거나 컴퓨터 게임, 친구와의 내기 같은 것을 원한다. 그렇게 하면 ‘경쟁과 욕망의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나와 스트레스가 풀린다.

    이런 싸움을 피하기 위해선 서로가 다르게 태어났다는 것, 서로 다른 호르몬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상대의 잘못이 아니며 어쩔 수 없다는 점을 받아들이는 순간, 최소한 어제보다는 충돌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중요한 것은 인내심이다. 남자는 아내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적당한 호응(‘정말이야?’, ‘그랬어?’ 같은)이 윤활유가 된다. 다만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금물. (아… 이 부분은 절말 200% 공감 !!!)

    여자는 남자에 비해 간단해 보이지만 훨씬 어렵다. 남자의 ‘시체놀이’를 최소한 30분 정도는 먼저 참아주어야 한다. 사람에 따라선 초인적인 인내심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한상복의 남자이야기 중에서 발췌.

     

    “도대체 왜 결혼을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나 자신에게 하던 중에 눈에 확 들어왔던 윗글을 읽고서….
    • 왜하냐면 76.***.8.92

      첨엔 좋아서 하는거죠. 그런데 사람 둘이 부비고 살다보면 문제가 없을 수가 없어요. “성격 차이로 이혼” 이러는데, 성격 차이 없는 부부가 어디 있나? 겉으로 다들 괜찮은척 하지만, 같이 산다는 것은 근본이 이기적인 인간들로써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스스로가 얼마나 이기적인지 둘이 다 깨닫고 서로 믿고 협조하며 살다보면, 인간이 어떻게 같이 살아나가야 하는지 배우게 됩니다. 그렇게 사는 부부 밑에서는 애들도 잘 배우고.

      이렇게 관계가 발전하려면 서로 희생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서로 사랑하고 믿지 않으면 안되는겁니다. 그런 스팩 보고 “저애랑 결혼하면 xyz를 얻겠구나” “저 정도면 살만 하겠지” 이런 생각만 하고 결혼하면 십중팔구 콩가루 가정이 되는겁니다.

      사랑할 사람을 못찾으면 결혼은 하지 않는게 좋겠죠. 괜히 고생만 합니다. 사기 결혼 당하기도 쉽고요.

    • 원글 173.***.114.13

      “첨엔 좋은데”… 왜 결혼을 할까요? “겉으로 다들 괜찮은척 하지만, 같이 산다는 것은 근본이 이기적인 인간들로써 여간 힘든게 아닌”걸 잘 모르고서 결혼한 다음, 나중에 깨닫고 후회하면 불행 시작이죠. 왜 나이가 차면 사람들은 저마다 결혼해야 한다고 강박관념에 빠질까요? 본인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덩달아서. 왜 그럴까요? (1) 자기 종족의 무한한 번식을 위해서 (2) 늙으면 외로우니깐 (3) 매일밤 성인 욕망을 자제할 길이 없어서 (4) 사랑하는 사람과 매일 헤어지기 싫어서? (이건 드라마에서 자주 볼수 있는 장면) … 내 생각에는 결혼하기전에 최소 6개월 이상 동거하면서 천천히 결정하는게 서로에게 촤선이라고 봅니다. 젊은이들에게.

    • la 108.***.35.233

      결혼 잘하면 행복하게 살지요. 1,2,3,4모두 맞는 말인데 시간 지나면 1,3모두 약해지고 2,4나 그 비슷한 가치들이 남는거 같던데요. 정말 어려울때 안떠나고 옆에서 지켜주면 그 사람과 절대 못해어집니다

      >내 생각에는 결혼하기전에 최소 6개월 이상 동거하면서 천천히 결정하는게 서로에게 촤선이라고 봅니다.
      이것도 예상외로 아닐 수 있네요
      http://www.nytimes.com/2012/04/15/opinion/sunday/the-downside-of-cohabiting-before-marriage.html?pagewanted=all

      • s 71.***.27.138

        “Women are more likely to view cohabitation as a step toward marriage, while men are more likely to see it as a way to test a relationship or postpone commitment,”

        얼마나 객관적인 사실과 견해를 기반으로한 글인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글입니다. 쎄라피스트니 이런 문제에 관심도 많은사람일 거고.

        저도 이문제가지고 잠시 지인분들(연세가 있으신)과 이야기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결혼말고 동거 4-5년 해도 역시 결혼하면 전혀 다른 상황이 된다고들 하더군요. 4-5년 동안 살아도 상대방에 대해서 결국 모른다고요. 왜 그런일이 생길까? 아마도 저 첫번째 패러그래프에 답이 있을거 같아요. 여자들은, 저 글 속에 제니퍼인가 하는 여자도 고백했듯이, 그냥 동거하면 (바가지안긁고 살아야 된다는걸 알고) 그냥 살게 된다네요. 결혼을 목표로 결혼을 꿈꾸며. 남자는 계속 이여자가 정말 결혼해서도 저렇게 착한채로 바가지 안긁으며 지낼수 있을까를 계속 머리속에서 판단하려 노력하고.
        저도 어떤 미국 늙은 능구렁이 아는데, 한국 젊은 여자가 자꾸 결혼해달라고 조르면(돈때문이겠죠?), 자꾸 몇년후에 결혼하자 하구서는 또 무슨 변명이 있어서 또 미루고 또 미루고….

        그러니 결론은?
        평생 동거만 하고 결혼하지 않는 방법?
        여자들은 참다참다 결혼해달라고 안달나는 시점에서 성격들이 결국 드러나지 않을까요.

        그런데 여자들은, 동거하는 여자들 조차도, 왜 동거자체에 만족을 못하고 꼭 결혼이라는 걸 성취할 목표로 여기는 걸까요?
        결혼과 동거에 어떤 심리적인 차이가 존재해서 그런 걸까요?

        원래 데이트를 많이 하고 동거를 많이하는게 결혼을 더 불안정하게 한다는것은 미국의 50년대 이후의 통계 자료들이 다 대변해주는 사실들이죠. 시대의 거스름을 거역할수 없을뿐인것이지요. 그런데 이 시대적 상황속에는 (미국의 50년대 이후로 돌아갈수는 없는거니까 옛날과 비교해도 무의미하고) 그래도 데이트많이 하고 동거를 많이 해보는게 그래도 최선이지 않을까하네요. 아니면 외로움각오하고 그냥 혼자사는것도 하나의 진지한 고려대상의 라이프스타일이고.

    • 원글 173.***.114.13

      la님/
      아주 유익한 정보를 공유해주셨군요… 흥미있게 읽었는데, 내가 보기에는 미국에서 흔히 일어나는 동거와 내가 위에 말한 동거는 서로 다른 면이 있어 보입니다. 기사의 주인공 제니퍼는 4년 넘게 동거하다가 나이 32살에 거창하게 결혼했지만 일년도 안되서 이혼 변호사를 찾고 있군요. 이혼의 사유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어서 내막은 모르겠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미국에서 대부분의 동거는 그 동기가 불명확하다는 겁니다. 연애할때에는 서로 자기 집에서 번갈아가면서 잤는데, 한집에서 살면서 자면 더 경제적이고 편리할거 같아서 동거를 시작했다고 하네요. 전문가가 표현에 따르면 이 상황을 sliding, not deciding 이라고 하듯이 서로간의 진지한 대화나 약속이 없이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었다는 거죠. 반면에 내가 언급한 동거는 “계약동거”가 더 적합해 보입니다. 결혼이라는 공식적인 울타리에 들어가기 전에 서로 살을 맞대고 24시간 부대끼며 살면서 연애때에는 서로 일부러 숨겼던 진실과 인생관을 알게 되고 학습해가면서 과연 나와 평생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서로 테스트하는 과정을 뜻했던 거죠. 사전에 서로간의 합의된 목적이 불분명하다면 제니퍼처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동거에서 빠져나올수 없이 stuck 되버린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겁니다. 눈에 띄는 대목은 2010년 통계에서 미국인의 2/3가 동거를 결혼 전의 단계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네요.

    • 다시 원글 173.***.114.13

      위의 기사 (동거가 오히려 이혼율을 높일 수도 있다는)가 나름대로 흥미로워서 베스트 댓글을 몇개 더 읽어보았습니다. (오늘 회사에서 근무도 거의 안하고 땡땡이만 쳤네 ㅋ) 대부분의 댓글은 윗 기사내용이 명확한 통계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너무 보수적인 자기의 견해를 보였다는 반대의견이 많더군요. 그중에 몇개만 골라서 올려볼까 합니다. “결혼”에 대해 저처럼 의문을 갖고 계시는 분들은 한번 더 읽어보시길…

      (1) 통계를 인용해서 결론에 도달하는 방법에 오류라는 사회학자의 의견. 결국 그도 사전 동거가 결혼후에 이혼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라고 역설.
      As a social scientist, I am appalled at this use of data. Imagine you have 100 couples in your research cohabitating before marriage. 65 of them breakup. 35 of them go on to become married. 20 of them are in unhappy marriages and eventually divorce. This article purports that 20 of 35 are a bad percentage – that because those 20 couples divorce, then cohabitation is to be questioned. THIS IS BAD MATH! One should be looking at 20/100 as the basis for analysis. Undoubtedly, many many marriages never happened because cohabitation led some of the couples to believe they were not compatible and end their relationships. In the end, one could conclude that perhaps cohabitation indeed saved many couples from engaging in unhappy marriages in the first place. Secondarily, where did the author get her data? From her own profession experience? She is a psychologist after all – the likelyhood she even *see* any cohabitors in happy marriages is slim to none, no? Happy doesn’t go to the shrink.

      (2) 실제 동거와 결혼 그리고 이혼을 경험한 남자가 하는 말, 동거때가 훨씬 더 좋았다. 왜 주위사람들이 결혼하라고 난리들이냐?
      In my experience, this article has it exactly backwards: The worst thing that happened to our relationship was getting married. In other words, marriage ruined our happy cohabitation. While cohabitating for over 5 years, we were separate but equal peers. We each managed our own money in our preferred ways, we had our own spaces, both physical and temporal, and we had boundaries. All of which were key components of a healthy relationship. When we married, we moved towards more traditional relationship structures: we opened shared bank accounts, and co-managed our money, which was a terrible mistake. We shouldered a huge debt with endless maintenance chores (aka a house in the suburbs) together, which radically changed our priorities in a thousand small and large ways. Why did we do these things? Because they are what married people do. Which seems silly in hindsight, but that’s exactly why married people do many of the things they do. And why did we marry? Not because either of us felt a need to–cohabitation was definitely not a precursor to marriage for either of us. But mostly because that’s what people do when they live together for a long time. Pressure from married friends and parents was ceaseless. We found it more and more difficult to answer “Why aren’t you married yet?” So we got married, and things were never the same. Expectations changed. And 7 years later, we divorced. My advice: Don’t marry unless you have a clear, compelling reason to. Cohabitation rocks!

      (3) 동거하지도 않고 바로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있는 선배의 인생교훈. (참으로 되새겨 볼 만한 좋은 내용입니다)
      All most 40 years ago my wife and I met by accident. A day or two later she brought over a pan of Lasagna for dinner and never left. None of those years have been boring, a lot of it has been a real “E Ticket” ride and still is. I think there are a few important things to remember. Everyone else’s partner looks better than your own from 20 feet away. A relationship is a lot like a savings account, you can’t get more out of it then you put into it over the long run, and that light at the end of the tunnel really is a train, so live every day as though you can here it coming. Most important, never part without a kiss and an “I love you” because you never know when the train will arrive.

    • 동거 98.***.234.183

      “여자가 결혼할 때 보는 3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는 남자의 돈이고, 둘째는 남자 집안의 돈이며, 셋째는 자신에게 들어올 돈이다. – 로마 격언”

      동거와 결혼은 이 지점에서 차이가 납니다.
      동거 기간은 good girl 전략을 구사중인 시점이고, 결혼 기간은 그럴 필요가 없는 시점이죠.

      • 원글 173.***.114.13

        그 로마 격언에 따르면 여자는 돈 땜에 결혼하는 걸로 이해되네요.^^ 이런면은 있을 거 같네요. 연애할 때에는 모든 게 다 좋죠. 흔히 말해 눈에 뭐가 씌여서, 이 여자와 결혼하지 않으면 다시는 이런 여자를 만날 수 없을 거 같다는, 여기서 결혼하지 않으면 다른 놈팽이에게 뺏길 거 같다는, 그런 멍청한 조바심에 아무 생각도 없이 결혼할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결혼 후에 어떻게 돌변할 지 예상도 못한채…

        • 동거 98.***.234.183

          “여자는 교회에서 성녀, 거리에서는 천사, 집에서는 악마. -프랑스 속담

          여자는 결혼 전에 울고, 남자는 결혼 후에 운다. – 일본 속담

          전쟁터에 가기 전에는 한 번 기도하고, 바다에 가게 되면 두 번 기도하고, 그리고 결혼 생활에 들어가기 전에는 세 번 기도하라. – 러시아 격언”

          결혼했다가 새된 남자들의 교훈은 지역을 막론하고 전해내려오고 있습니다.

          • 덩어리 208.***.233.180

            왜.. “여자는 결혼 전에 울고, 남자는 결혼 후에”도” 운다. – 일본 속담” 로 읽었는지 모르겠습니다.

            • 원글 173.***.114.13

              일본도 여자의 “힘”이 상당한가 봅니다. 내가 알기로는 전통적으로 기모노 입고 목욕재개하고서 고기잡으러 나간 남편님 돌아오시길 손꼽아 기다리면서 사는 줄 알았는데 …ㅋ

            • ht 72.***.157.246

              저의 한 일본인 친구는 일본 가시나들 네가지가 없다고 자긴 절대 일본 여자랑 안사귄다고..그러고 멕시칸 여자들만 사귀고 있습니다. 갸네들은 남자를 존중해주고 마음들이 따듯하다고..(게다가 몸매 쭉빵..-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