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우리애기랑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고 너무 공감된다면서 저더러 꼭 읽어보라 해서 읽었는데 대체 어디가 뭐가 비슷한건지… 이해가 안되네요.
결혼7년차(남편은 결혼6년차라고 하고 제 생일은 이제서야 기억하지만 아직도 결혼기념일 조차 헷갈려해서 작년에는 참다못해 메리지 서티피케이트 꺼내 보라고 했네요)
4살 아이 하나. 저는 살림하며 애 키우다가 올초부터 파트타임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일합니다. 몇푼안되지만 애가 먹고싶은거 가끔 책이나 스티커 사달라는거 1-20불 안쪽으로 한달에 한번 사줍니다. 월급타면 설렁탕 외식 시켜주고요. 제 개인 용돈 없이 삽니다. 달라고 하지 않고 옷은 근근히 코스트코에서 5불로 떨이 할때 사입고요. 속옷도 결혼전에 사온거 계속 입다가 2년전에 한국갔응때 싼거 많이 사와서(장당 천원) 지금까지 입다가 찢어지고 보풀이 심해져서 한달전 코스트코에서 세일하는 8장에 12.99하는거 처음으로 사입었네요.
1. 결혼이민으로 온지 7년째. 이사만 5번.
만삭으로 애 낳기 한달전에도 이사했고 애 낳고도 세번 이사했어요. 짧으면 8개월, 제일 긴게 22개월인데 길게있을때는 코비드로 집에서 애만 키우던 때였습니다.
적응할만하면 이사하고 적응할만하면 이사하고… 코비드로 집박에 나가지도 못하고 애만 보는데 당시 재택근무이던 남편은 삼시세끼 안차린다 화내고 자기가 일하면서 어떻게 애 보냐고 하면서 틈만나면 쇼파에 앉아 한국 뉴스 방송사꺼마다 다 보고 유트브 보고요….. 당시 젖병닦아주고 밤 수유1회(남편은 본인피셜 야행성이라 새벽에 잡니다), 그리고 제가 출산당일 혼자 화장실 가다 허리를 삐긋해서 구부리질 못해 애기 목욕, 가끔 기저귀 갈아주는 게 다인데 제가 하는게 뭐냐고 하더라구요. 타지에서 혼자 애 키우려니 첫애라 아는 것도 없이 악으로 깡으로 버텼고 결국 수면장애로 애 3살때까지 매일 3-5시간 잤어요. 애도 예민한 편이라 아직도 밤에 자주 깹니다. 그러다보니 면연력 약화 및 뼈관절이 아파오게 되었고요. 남편은 저더러 넌 왜 맨날 아프다 하냐 이러는데 정말 애낳고 지금 4년 넘어가는데 저도 모르게 쭈구리고 앉을때마다 아구구구 소리가 나고 이제는 물건 떨어진거 예전처럼 재빠르게 못잡습니다. 그래도 아프다는 말 안해요. 파스사다 붙이고 알아서 이거저거 약 사다 먹고 운동해서 체력키우려고 하는데 그 운동할 시간도 안줘서 애 반신욕시키면서(40분) 그때 옆에서 스테퍼 밟습니다.
2. 경제적, 정신적 문제
주식으로 총 3년간 5만불 가량 손해본 것 같습니다. 저 아니고요. 남편이요. 야금야금 애 이름으로 된 통장(정부에서 코비드중에 지원금 준거 애앞으로 온건 거기 넣으라 하고 매달 50불씩이라도 넣어주고 시아버지께서 매달 또 넣어주시는데 몇년전부터는 1년치를 매해 초에 넣어주세요)도 2번이나 다 털어서 주식을 했고 하락장일때마다 제가 돈을 많이 써서라고(제 개인적인거 안샀고 애기용품 및 너무 시골이라 먹거리 한국 제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했어요.저는 아무거나 먹는편인데 남편이나 애가 한식파라서요) 자기 명의 밑으로 오픈한 세컨카드랑 공동 어카운드 데빗카드랑 다 내놓으라고 해서 줬어요. 진짜 장보는 것도 마트마다 싼데 가서 (홀푸드나 코스트코가 편도 한시간인 시골에 살았습니다) 한식 재료 비슷한거 사오고 제딴에는 최선을 다했는데 남편은 제가 늘 부족하다며 채찍질을 했죠.
애 두살되었을때 처음으로 애 데리고 한국을 갔어요. 간김에 둘쩨 생각이 있어 시험관과 인공수정 시도하느라 돈을 썼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필라테스 50회 40만원/ 애가 이중국적이라 어린이집을 처음으로 가게되서 남편한테 허락받고 스벅 커피 8만원어치 어린이집 선생님들게 드린거 그게 답니다. 6개월 있으면서 애기 필요한거 최저가 찾아서 남편이 준 5천불안에서 사고 지마켓에서 살수 있는건 10개중에 1개 정도만 사고요.(나머지는 어찌 어찌 버텼습니다) 국비지원 받아 저는 혹시라도 개인사업 집에서 해볼까하고 속눈썹 연장, 속눈썹펌, 왁싱을 배워왔는데 깡촌에서 한국사람(그것도 미국면허가 없는)에게는 안받으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제와서는 제가 흥청망청 낭비했다고 한국을 다시는 방문 못하게 으름장을 놉니다. 저도 늙었는지…. 엄마 아빠가 보고싶고 그런데… 이런애기를 하면 언제부터 너네 부모한테 애틋했냐며 이제와서 효도하고싶은거냐 하더라구요. 전 단순히 엄마 아빠 그리고 반려동물들이 보고싶고 몇 안남은 지인들하고도 만나고싶은 것 뿐이에요……. 이렇게 이야기해도 남편은 이해못하고 무조건 왜 이제외서 효도하고싶냐고만….
3. 교육관련
남편- 됱놈들은 알아서 된다. 공립학교 보내서 알아서 하라해라 / 너가 쉬려고 애 학교보내려는거 아니냐. 돈없다. 너가 벌어서 보내라.
저- 나이가 이제 뭔가를 배워야한다. 내가 가르치거나 알려주는건 한계가 있다. 다른 애들과도 어울리고 그래야한다.
이런식으로 싸우며 그동안 도서관 스토리 타임이나 카운티에서 하는 무료행사 + 간혹 동네에서 하는 행사(돈내여하는) + 펌킨패치 + 동네 놀이터 및 스플래시 패드+ 공원 도장깨기 등으로 지난 세월을 버텨왔습니다. (리틀짐 6개월 보냈네요.)도시로 오고난후로는 동네 뮤지엄 도장깨기 다 했고, 친구엄마찬스로 동물원 무료로 5-6번, 남편 회사에서 지원받은 무료 뮤지엄들 돌고, 10회에 90불 정도 하는 수영이랑 주3회 2시간반씩 한달 290불 내는 미국 학교도 보냈고요…..진짜 거짓말 안하고 매일 산으로 들로 바다로 나갔어요. 애랑 둘이서요…..그러다 제가 한글학교에 애를 보내고싶어서 거기서 교직원으로 일하게되었어요. 그러면 아이 수업료가 면제되고 수업재료비만 내면되거든요. 3시간 수업비 350불 + 특활 1시간 추가 160불 촡 510불을 안내도 됩니다. (재료비로 80불)
그렇게 수업료 세이브에 제가 파트타임으로 돈도 벌수 있고 본인은 매주 토욜마다(아침에 등교할때 준비만 도와줍니다. 이마저도 자기가 해주는게 당연하다 생각하지 말라해서 싸웠습니다) 8-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쉴수 있으니 괜찮다고 전 생각했는데 남편은 꼴랑 그거 몇푼 번다고 그게 비전이 있냐며 면박만 줬습니다.
요새도 저는 미국식 사랑방 학교처럼 학부모가 자원봉사를 하는 대신 아이 학비가 저렴한 곳을 찾아 어플라이해뒀고 대기4번이라는 답을 지난주에 받았어요. 남편에게는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해봤자 교육은 엄마가 알아서 하는거다 어차피 결정은 너가 하지 않냐(저는 결정여부를 떠나 미국내에서 교육을 받아보지 못했으니 남편이 그런점에서 결정을 내릴때 조언이나 방향성을 좀 알려주지 않을까 하고 혼자 기대했나봅니다……)로….
그리고ㅠ어디가서는 본인이 다 한것처럼 이야기해서 듣다가 화도났는데 이제는 뭐라 하던 크게 신경쓰이지 않네요.
4. 배려와 인정, 사랑이 없는 생활.
여러가지 반찬 + 국 + 메인반찬 + 밥을 먹어야 제대로 밥을 먹었다고 하는 남편이라 예로 제가 카레만 해서 김치랑 주면 먹긴하지만 제대로 먹지 못했다 합니다. 맛도 없다하고요…. 시어머니 음식에 길들여져서인지 제가 한건 7년 내내 맛없다고 타박만 받네요. 삼겹살 구워주면 파조리(파를 직접 제가 긁어서 양념합니다) 깻잎 마늘 등등이 다 있어야 제대로 먹었다 하고요. 만삭때도 새벽 5시반에 일어나 도시락 씨줬고, 출산후+ 코비드 지나서 다시 출근할때는 김치볶음밥이나 이런거 할때 조금 더 해샤 냉동실에 하나씩 얼려두거나 일요일에 한번에 4-5개 (일주일치) 만들어 냉동실에 두었어요. 하나씩 꺼내가라고요. 출산후에 저는 하루한끼도 못먹어도 진짜 남편이랑 애는 챙겼어요….. 저한테 밥은 먹었냐 묻는 것도 손에 꼽고 결혼7년동안 라면 두번 끓여서 같이 먹은게 그가 해준 음식의 다입니다.
그러다 지난 달 말에 또 이사하면서 너무 힘들고 + 점점 외출이 늘어나는 육아와 이삿짐 정리 + 살림(남편 빨래는 본인이 합니다만 애기 이불 제 이불 애기 실내복 속옷 외출복, 제 옷, 공동 수건 및 애기 제 수건은 제가 세탁합니다. 이마저도 애기꺼는 개켜주기만 하면 제가 갖다가 다 서랍이나 옷장에 정리ㅎㅏ고 제꺼는 신혼때+임신기간 제외하고는 제가 합니다.)에 전 좀 지쳐서 이젠 사먹으라 했네요.
오후 4-5시가 되면 저는 너무 힘들고 리프레시할 개인 시간이 없고 지치다보니 애한테 소리를 지르게 되는데 남편은 제가ㅜ애한테 목소리 높여 말하는 거 거슬리고 짜증나니 하지말랍니다. 오죽 힘들면 그러겠냐 해됴 너만 힘든거 아니다하길래……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 숨어 울었네요….
5. 죽고싶습니다.
출산하고 매일 죽고싶었어요. 끝나지 않는 전투 하는 기분이라서요. 저는 영상관련으로 일을 해왔던터라 밤샘이나 장기 프로젝트에 많이 익숙해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육아는 끝이 없더라고요…
매번 새로운 도전과 선택을 해야하고 제 선택이 아이에게 영향을 준다 생각하니 신중해질수 밖에 없었고요……
남편은 자기가 얼마나 힘든데 집안일을 도와야하냐, 너가 하는 건 뭐냐, 나한테 빨대꽂지마라, 너는 왜 니가 할일을 미루냐(관공서일 포함), 영어못해서 나한테 부탁하지마라, 너가 먹는 것도 아깝다, 내가 집에서 재택근무를 해도 없는 사람 취급해라 너랑 애 둘이서 알아서 일상을 살아라……..위에 이야기들 외에도 본인은 사랑받지 못해 외롭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등등으로 담배와 대마를 펴대고있으면서(저는 담배안하고 술만 마십니다. 이마저도 담날 애 봐야해서 한번도 고주망태가 된 적은 없어요.) 막상 제가 애랑 셋이 나가자고 하거나 베이비시터를 구해서 데이트 나잇 한번 하자하면 거부합니다. 저도 정말 외로워요. 남편에게 신혼초에 이런저런 이야기한것들이 부부싸움할때 꼬투리가 되고 시비거리가 된 이후로 이야기 안합니다. 별거아닌거 이야기했다가 그걸로 싸우기도 해서요. 늘 남편에게 저는 유별나고 예민하고 자기 말을 이해못하고, 돈만 밝히는 아줌마더라구요.
할말이 더 많은데…. 차마 다 하지못하고 갑니다.
이런 저런 상황 가진 사람들 많지만 반대로 저같은 사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