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Job 방에 미국 v.s. 한국 얘기가 여러번 나오는데 제목은 비슷하지만 job 을 떠나서 어떻게들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정답 없는 거 알고 그냥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싶어 글 올립니다.
저는 지금 40 대 중반 애아빠 입니다. 유학으로 미국 왔고 결혼, 졸업, 취업, 영주권 까지 왔습니다. 부모형제는 다 한국에 있고 부모님은 그냥 두분이 사시고 형과 동생이 자주 들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저만 자식 도리를 못하고 있는 것이죠. 미국 온지 12년, 결혼한지 10 년인데 결혼식 이후론 딱 한번 한국 다녀왔고 그사이 부모님께서 네번 들르셨습니다.
얼마전에 와이프가 나중에 때 되면 시민권 신청할 꺼냐고 묻더군요. 전 당연히 한다고 했는데 와이프는 놀라더군요. 저는 그러는 와이프를 보고 놀랬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생각이 든 것입니다. 노년에 한국이냐 미국이냐… 애들 다 여기서 태어났고 애들이 여기서 자라고 살 것이기에 전 당연히 시민권 따고 은퇴하고 나서도 여기서 살다가 저세상으로 갈 생각을 하고 있는데 (큰아이 결혼까지는 볼 것 같은데 그 아래는 아마도…) 대체로 워킹유에스 에서는 남의 나라에서 눈감기는 싫다 그런 얘기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원래 좀 생각이 어려서부터 남들하고 많이 달랐습니다. 한국에선 제주도는 물론 월미도도 가본 적 없이 홀홀 단신 미국에 유학와서도 뭐랄까… 긴장되기도 하면서도 뭔가 편안한 느낌이 이었습니다. 먼저 있던 유학생 선배(미국생활 8년차?)가 참 사고방식이 미국식이라고 했는데 뭘보고 그런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몇년전에 7년반만에 한국 다녀오니 오히려 한국이 낯설었고 미국에 돌아오니 “아.. 이제 집에 왔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군대도 다녀왔고 직장생활 해봤고 (별보기 운동…) 대학원도 다녔습니다.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저하고 좀 맞지 않는다 싶은 것들이 좀 있는데… 맘편한 친구랑 맥주 한잔 하는 건 좋아하지만 “조직”의 회식문화는 않좋아합니다. 그리고 모난 돌이 정맞는다고 같지 않다는 걸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사회분위기 저랑 맞지 않습니다.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 한국인은 저 혼자입니다. 가족을 제외한 다른 한국 사람 만나는 건 일주일에 한번 교회에서 뿐입니다. 굳이 한국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한국 사람들 틈으로만 들어가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꼭 나이 많으신 분들만은 아니던데 제가 좀 특이한 걸가요? 아니면 40 중반에 들었으면서도 제가 철이 덜 들어서 이러는 것이고 저도 50 대가 되면, 60 대가 되면 생각이 달라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