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 #101172
    미령 69.***.207.87 2173

    60대 초반인 엄마가 2년전 두통이 너무 심해서 검사를 받았는데
    뇌에 종양이 발견되었습니다. 나이가 있으셔서 종양이 자라거나 하진 않을것 같고 양성이라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고 또 두통이 종양때문이 아닌것 같다는것이 의사의 소견입니다. 그런데 방금 미국 드라마에서 양성 뇌종양을 발견한지 얼마 안되어 뇌출혈로 이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나오는데 덜컥 겁이 납니다. 의사말만 믿고 그냥 방치해 두어도 되는걸까요?

    • 대답이 될까요… 146.***.120.225

      어머님 상태를 미령님 말씀으로만 판단하기에는 너무 부족하지만 아무런 답이 없으면 질문 올리신 분께서 혼자 답답해 하실 거 같아 답급올립니다. 참고로 저는 신경외과의사는 아니고 다른과 전문의입니다.

      종양의 치료 방법을 판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종양을 조금 떼어 내어 그 조직의 암세포의 종류을 분석해서 앞으로의 진행방향을 예측하여 그에 맞게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excisional biopy). 하지만 뇌종양의 경우는 그렇게 조직을 떼어내는 시술이 간단한 것이 아니라서 (두개골을 열어야 겠지요) 영상진단 (MRI, CT)에서 보여주는 특징으로 앞으로의 방향을 예측합니다. 이보다 조금 더 확실한 방법은 그 종양으로 유발되는 증상이 심하지 않는 이상은 시간의 차이를 두고 영상촬영을 다시 반복해서 시간흐름에 따른 조직의 변화를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이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아 병원에 오셨다던가 아니면 종양에 의한 뇌압 상승에 따른 심각한 이차적 증상으로 오셨다면 위험을 감수하고 조직을 제거해야 겠지요. 하지만 종양의 위치와 영상사진이 보여주는 특징, 그리고 가장 중요한 유발 증상을 종합하면 이걸 당장 떼어내야 할 지 아니면 두고봐야 할 지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님의 글은 제대로 이해했다면 어머님께서 2년전에 진단받으셨고 지금까지 다행히 큰변화가 없으신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당연히 그 사이게 영상검사도 반복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아마도 병원 담당의께서 적절한 판단을 내리셨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따님의 마음으로는 뇌에 종양이 있으니 떼어내 버리는 것이 가장 마음 편하시겠지만 다른 장기와 달리 뇌는 손대는 것 자체가 여러가지 합병증을 유발합니다. 그런 인위적 합병증 (iatrogenic Cx)이 아마 종양을 두고 그냥 지켜보는 위험보다 더 크다고 판단되었을 것입니다.

      아주 간단히 말씀드리면 아마도 2년간 별변화가 없는 (영상사진으로나 증상의 변화로 보나) 상태로 그냥 지켜보면 되는 경우일 겁니다.

      p.s. 세포는 혼자 계속 분열하다가 언젠가는 그 분열을 멈추게 되어 있는데 이런 기능을 잃어버린 세포가 계속 계속 분열하는 것이 암세포입니다. 사람이 오래 살면 이런 세포가 생길 가능성이 당연히 높아지겠지요. 50세가 넘어가신 분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뇌촬영을 하면 양성조직이 발견되는 경우가 꽤 됩니다 (이건 뇌에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병원에서 두고보자고 했고 일정에 따라 정기적인 병원 진찰을 받고 계신다면 크게 걱정하지는 마세요.

    • 미령 69.***.207.87

      대답이 될까요 님…너무 감사합니다.다른분도 아니고 의사선생님께서 이렇게 답변을 달아주시니 마음도 많이 놓이네요. 이해도 잘 가구요..네 말씀하신것 처럼 6개월에 한번씩 계속 검사하면서 지켜보자고는 했어요. (검사할때마다 고생하셔서 탈이지만..쩝) 정성스러운 답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편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을것 같아요…꾸벅꾸벅 정말 감사해요~~~

    • 미령 69.***.207.87

      참 그리고 한가지 더…

      [아무런 답이 없으면 질문 올리신 분께서 혼자 답답해 하실 거 같아 답급올립니다] 이 부분이 감동이네요…환자의 맘을 잘 해아릴 줄 아는 훌륭한 닥터이실 것 같아요.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 74.***.219.43

      효녀구만 .

      부모버린 자식쉑히들도 있드만.

      복받겟오 ~!!

      모친 쾌차를빕니다.

    • 미령 69.***.207.87

      감사해요 ‘빠’님…

    • roundone 68.***.252.200

      미령님:

      지금 보았네요. 어머님께서 쾌차하시길 빕니다. 저는 오래전 어머님을 잃고난후, 세상을 잃었지요. 얼마나 울었는지 제 눈물이 바다가 되어, 그 물이 다시 하늘로 올라가 어머님을 만나뵌 후로는 많이 괞챦아 졌답니다.

      지금도 어느 어머님이 아프시단 말을 들을때면, 또 엄마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올랑 말랑 하지요. 불혹을 훨씬지난 이나이에도… 헤헤. 어머님 살아생전에 더 잘해드리세요, 물론 효녀이시겠지만.

      우리의 영원한 본향인 엄마가 아프실때면 지구전체, 아니 우주전체가 아프답니다. 테레사 수녀님께서 말씀하셨던가요? 신이 모두에게 함께할 수 없어서 어머니를 만드셨다고…

    • 미령 69.***.207.87

      roundone님 글에서 어머님을 잃으셨을때의 슬픔이 절절히 느껴지네요…쩝..정말이지 살아계실때 잘해드려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게 부모에게 잘해드리는건지 점점 모르겠어요. 어머니란 단어는 늘 가슴이 뭉클한것 같아요…
      글 감사합니다.

    • roundone 68.***.252.200

      미령님:

      어머니께 잘해드린다는 것은 무얼 해드린다던지, 좋아하실 것같은 것을 사드린다던지, 이런것 보다는 미령님 자신이 잘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가장 어머님을 행복하게 해드리는 것이지요.

      물론 물질적으로 잘되어도 좋아하시겠지만, 무었보다 미령님께서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시는 매순간들이 어머님을 가장 기쁘게 해드린다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이기적일 수 있지만 사랑은 내리사랑 이니까요.

      미령님께서 힘들어 하신다면 그야말로 어머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는 것이고, 미령님이 슬퍼하신다면, 어머님의 가슴엔 어느덧 피가 흐르시지요. 하여, 힘드신일 있으시더라도, 남보다 가진것이 덜 하다고 생각 되시더라도, 항상 행복하고 기쁜마음으로 사신다면, 그것이 어머님께 가장 효도하는 일이라고 저는 굳게 생각합니다.

      행복하세요.

    • 74.***.219.43

      roundone 은..자식교육도 멋지구.
      효 사상도 멋진분이네.

    • 미령 69.***.207.87

      아니 그 사이에 이렇게 멋진 글이 또 하나 올라와 있었네요…감사해요 roundone님…님도 꼭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