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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기다릴수 있는 존재가 있는 한. 기다림은 무료하지 않습니다. 더이상 내가 기다려서는 안됨을 알게 된 순간..
커다란 공허감으로 침몰해가게 되는 것이겠죠.
언젠가, 그 설레였던 마음으로 누군가를 기다릴수 있었음이,
오늘, 나를 둘러싼 모든이들과 아무런 관계성을 잃고, 그저 덤덤히 나 홀로 서있음을 느낄때…
설레였던 그 기다림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