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늙은 아내”
내 늙은 아내는 아침저녁으로
내 담배 재떨이를 부시어다 주는데,
내가
“야 이건 양귀비 얼굴보다 곱네,양귀비 얼굴엔 분때라도 묻었을 텐데?”
하면,
꼭 대여섯 살 먹은 계집아이처럼
좋아라고 소리쳐 웃는다.
그래 나는 천국이나 극락에 가더라도
그녀와 함께 가볼 생각이다.-미당 서정주-
부인 방옥숙(方玉淑) 별세(2000.10)이후 곡기를 끊고 맥주로 연명하던 서정주 시인은 2000.12.24. 숙환으로 별세(85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