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국에 오게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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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있으마 73.***.237.212 417

    음……넌 어려 큼 뭐가 될 꿈을 꾸었었니?

    사장? 사업가? 장군? 대통령?

    해 이뤘니?

    음……난 사장을 꿈꿨었어.

    너처럼
    막연한 사장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확실한 목푤 갖고
    사장이 될거란 꿈을 꿨었지.

    그 사장은 바로

    오뎅공장 사장.

    면사무소에 다니는
    우리 면 유지인 아버지를 보유한 내 짝꿍였던 색휘가
    반찬으로 싸 온 오뎅 볶음 한 쪼가릴 얻어 먹곤

    와, 세상에 세상에

    호떡 보다 맛있는 게 있다니,

    큼 오뎅을 원없이 먹고 싶어
    오뎅공장 사장이 되려는 꿈을 꿨었고,

    이뤘냐 물으신다면

    각종 언론엔 온통 노사분규가 도배되던 시절이라
    골치아프게 생겨서 포길 했지만
    더 포기한 이윤,

    내 봉창에 쩐이 두둑해졌다는 거지.

    노사분규 걱정 안 하고
    편하게 사다 먹으면 된다는
    깊은 깨달음,
    이를테면 득도를 한 거였지.

    해 못 이룬 게 아니라 안 이뤘지 그 꿈은.

    무튼,

    어려 장군 꿈을 꾼 이가 있었나봐.

    이룬 걸 봄
    그의 집념이 대단했었나봐.

    바로 이 분인데,
    .
    .
    .
    .
    .
    “현역 미군에서 한국계 장성이 나왔다.

    21일 미국 육군 병참학교(QMS)에 따르면 지난 6월 부임한 마이클 시글 병참 장군 겸 병참학교 교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임명과 상원 인준을 거쳐 지난 10월 12일 준장 계급으로 승진했다. 병참 장군은 QMS를 이끌며 육군 각 병참부서를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시글 준장은 한국 입양아 출신으로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유년 시절 이야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펌.
    .
    .
    .
    .
    .
    짝눈으로 볼 건 아니지만
    그가 입양아 출신이란 거에 시선이 꽂혀.

    그가 한국계가 아니어도
    우린 그런 악환경을 딛고 인난 이에게
    박수갈챌 보내야지.

    네가 꾸었던 꿈 중 하나인

    사장? 사업가? 장군? 대통령?

    이뤘니?

    에 대답을 못 하는 걸 봄 못 이룬 거고

    못 이룬 이유

    가 백 개가 넘고 천 개가 넘어
    이 핑계 저 핑곌 대고 싶어
    입이 간질간질 하겠지만

    샤랍.

    저런 일 보면서
    넌 네 인생을 반성할 줄 알고
    숙연도 해져야만
    그래도 그나마 인간 축에 낄 수 있음인데도

    그럴 용기도, 자신도 없이

    시대탓, 환경탓, 부모탓만 하고 있으니

    넌, 그리고 너돔마.

    브레드바라기나 하고 자빠졌는거야 알아?

    모르지?

    모르니까 브레드 바라기나 하고 자빠졌는 거라고.

    무튼,

    오뎅공장 사장의 꿈을 접곤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보겠다는
    아주 당차고 야무진 야심을 갖곤

    검사의 꿈을 꿨었지.

    해 초딩때 놀길 검사놀이로만 놀았어.

    물론 너도 예상은 했겠지만

    내가 어딜 봐 평검사요, 부장검사요, 뭔 검사였겠어.

    항상 검찰총장역였지 난.

    그러던 어느날

    올 수로 1등만 한다는 이유로
    얼떨결에 등떠밀려

    생각도 안 했지만
    하고픈 맘도 없었는데

    자고 인나니 반장이 되어있던 거라.

    맨날 검사놀이로 잔뼈가 굵은 놈이
    갑자기 생뚱맞게 반장이라니.

    반장은 처음 해 보는 거라

    반장을 어떻게 하는 질 몰랐지 물론.

    한편으론
    반장만 되면 반장이 뭔지 모르지만
    유능한 분단장으로 해서 미화부장이니 청소부장을 임명하고나면
    자동으로 반장이 해지는 걸로 알았는데
    게 아니더라고.

    소곤수군덕거리는게 귀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거 참 난감하데.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식한 머저리라고.

    또 뭐라더라?

    응, 내가 검찰 놀이만 해서

    곤조,

    곤조가 이만저만이 아녀서
    곤조 탈을 못 벗고
    곤조만 부린대 다들.

    우리 부모님은 내가 반장된 게 가문의 영광이라며
    동네방에 떠벌리고 다닌 터라

    반장 사표

    는 못 내겠고, 참 난감하더라고.

    해 어쩌겠어 버텼지.

    그랬더니 주제를 모르고 버틴다고
    더 이상은 버티지 말라고

    반장 사푤 내라는 거야.

    그래도 버텼더니

    그 땐 다들 반찬으로
    오뎅만 싸오는 그 색휘 하나 빼고

    유행했던 게

    김치, 다꽝, 짱아치 그런 거에
    고추장도 많이들 싸왔었어.

    고추장도 그냥 고추장이 아니라

    초,

    초.

    고추장.

    내가 버텼더니 색휘들이 어느날부턴가
    젓가락에

    초,

    초.

    고추장을 찍어 흔들면서 사푤 내랴.

    첨엔 한 두 놈이 그러길래 개무시했었는데

    거 참

    초.

    고추장 거 참 금세 번지데에?

    반에서 시작 된 게 옆 반으로 번지더니
    금세 전교로 번지더라고.

    내 똘만이들 몇 개 뺀 나머지 전교생들이

    초.

    고추장을 젓가락에 찍어 흔들면서 사푤 내라는 거야.

    와,

    초.

    고추장을 흔들어 대는데
    하도 그러니까 선생님도 말리다말리다
    나중엔 그색휘들하고 한 패가 되드마안?

    그래서 부랴부랴 문방사우를 챙겨서

    미국으로 토껴 전학왔잖아.

    게 내 미국에 오게 된 이유고
    지금까지 귀국도 못 하고 미국에 살고 있는 거야.

    귀국함
    날 때려죽이겠다는 놈들이 지금도 하도 많아서
    무서워서 못 가고 말이지.

    음…… 근아전아 건 그렇고 얘,

    넌 미국에 왜 왔니?

    뭐어?

    브레드 바라기

    하러 왔다고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