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화가나면 말을 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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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ue 128.***.7.156 1978

    남편이 화가 나면 말을 안합니다.
    남자는 원래 화가나면 자신의 동굴로 들어간다는 책처럼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도저히 이제는 못 견디겠어요.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문자로 보내고, 애들한테는 할말하고 저한테 시킬 일도 문자로 해요.
    아니면 짧은 문장으로 말 할 때도 있고요.

    하루이틀 말 안하는 게 아니고 길 때는 두달까지 가요. 그리고 결국은 제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솔직히 이유를 모르거나 그 이유가 합당하지 않아도 말안하는 모습을 제가 못견디니까) 원하는 방향으로 하려고 노력해요.
    제가 더 좋아한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애들이 있으니까 좋은게 좋은거다.. 그냥 웃으면서 풀려고 노력해요.

    남편 입장에서는 항상 제가 잘못한 것이 많고요. 남편 얘기 듣다보면 진짜 제가 잘못한 것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리 제가 잘못했다고 해도 말 안하는 것으로 사람을 벌 주는 건 아니지 않나요?
    주로 화가나는 포인트는 잠자리, 돈, 집안일 등이지만 꼭 이것뿐만은 아니에요.

    최근 몇 달동안 남편이 말을 안할까봐 노심초사하는 일이 많았는데, 내가 이 말을 하면 이 행동을 하면
    또 말을 안할까봐 눈치를 보게 되더라고요.
    말을 안하는 포인트가 매번 달라서 어떻게 맞춰야 할 지 모르겠고요. 애들이 남편이 말을 안하면
    아빠 왜 또 말안해? 이런식으로 물어봐요.
    매번 그 이유를 애들한테 설명할 수도 없고, 사실 애들한테는 말을 하지만 저한테만 안하는 건데
    애들이 다 알아요. 알 수 밖에 없죠.

    한번은 그냥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애들 때문에 차마 못 죽겠더라고요.
    요즘은 애들이고 뭐고 그냥 죽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이혼 생각도 많이 드는데 그 과정 동안
    평소에도 수틀리면 말 안하는데 또 말 안하는 그 과정을 지켜볼 생각을 하면 그것도 너무 힘들어요.

    저랑 남편 둘다 배울만큼 배웠고, 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돈은 남편은 풀타임으고 저는 파트타임아라 남편이 더 많이벌어요. 한국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애들 생각하면 여기에 남아야 할 것 같아서 그것도 너무 괴로워요.

    남편이 집에서 말 안하는 문제로 직장이나 애들 문제에 그동안 영향을 안 미친다고 생각하고 그냥 남편이 다시 말 할때까지 기다려주자.. 생각하고 살았는데 요즘은 애들한테도 영향가능 행동들을 제가 하기 시작했고,
    일에도 집중할 수가 없어서 제 일이 엄청 꼼꼼함을 요구하는 일인데 실수가 잦아졌습니다.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고, 미국에서 의지할 사람도 없고 겉으로는 너무 멀쩡한 가정이라
    집에서 말 안하는 남편을 보면 집에서는 저런데 밖에서는 사람 괜찮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제가 잘못된 건가 싶기도 하고 너무 어렵네요.

    최근에 너무 우울감이 들고 갑자기 눈물이 나오고 다 놓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서 제가 저 스스로 걱정이 됩니다.

    다른 집들도 남편이 말 안하는 집들 있나요? 참고 사시나요?
    저는 화가나도 오래 가는 성격도 아니고 대화로 풀었으면 하는데 화가 나기 시작하면 뭐 때문에 화난 지도 제대로 말하지 않을 때가 많아서 이유도 모른 채 그냥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혹시 다른 분들도 이런 집들이 많다면 그냥 기다려 주시는지요?

    • 조언 69.***.1.218

      우울하게 사는게 힘들어서 죽고싶다면 살수 있는 방법을 찾으세요.
      이혼을 하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까 생각해보세요.
      만약 답이 이혼해서 사는게 차라리 지금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면 풀타임 직장을 다른 곳에서 찾으세요.
      적어도 이혼 후 혼자 살수 있는 계획이 제대로 있어야하니까요.
      그리고 아이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죽은 엄마보다는 이혼한 엄마가 더 나아요.
      만약 남편을 너무 사랑해서 이혼하기 싫으면 지금보다 더 신경써서 남편의 비위를 맞춰야겠죠.
      근데 서로 양보하면서 대화하며 살아야지 한쪽만 일방적이면 힘들어요
      물론 무조건 따라가는 부하같은 존재라면 모를까.
      남편이 상사는 아니죠?

      • Blue 128.***.239.50

        이 댓글보고 진짜 많이 울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00 100.***.214.101

      님이 잘못은 좀 하는거 같고 남편이 갑질을 하는거 같군요.

    • x 161.***.53.47

      사랑한다면 두달간 말도 안하고 문자하는 일은 없을것임. 좀 독특한 남편인듯. 어케 꽁한 상태를 긴 시간 지속할수 있지? 나같으면 지쳐서라도 화해하고 만다. 그리고 한이불속에 있으면 하루만에도 풀어질텐데..ㅜㅠ

    • 저는 172.***.195.124

      아내가 화나면 말을 안 해요. 혼자 소파 나가서 잔다든지 그러고요. 뭐에 잘못한건지도 모르겠는데 아이들은 또 불안해지니까 저보고 엄마한테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라고 하고요.

    • 99.***.131.167

      남편 성격아주 그지같은 사람을 만나신거에요.
      이런 남편에게 맞춰주고 살려고 하신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런 성격 바뀌지는 않겠지만…
      분위기 괜찮을때 한번 얘기해보세요, “난 당신이 화나서 말 안하면 너무 힘들다, 마음 아프다” 라고.

    • Nj 174.***.64.85

      여자가 문제네…딱 봐도 … 여자가 잔소리 엄청해댈꺼 같네… 그리고 또 말해봤자 듣지도 않을 사람에게 대화한들 무슨 소용일까 ..이런 짐작이 든다…

    • 의문 163.***.249.60

      손기술 입기술좀 연마해 보세요
      농담 아님!!

    • ㅈㅈ 99.***.28.121

      능력되면 이혼 절차밟고 양육비 받아내고 끝내는게 님 심신에 안정을 줄거임

    • Blue 128.***.239.50

      퇴근하고 와서 이제 확인했어요. 다른 댓글들도 모두 잘 읽었습니다. 말 할 사람이 없어서 여기에라도 써봤는데
      쓰면서도 많이 생각 정리도 되고 감정 분출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댓글 중에 상처가 되는 말도 있고 위로가 되는 말도 있네요.
      맞고 틀리다… 보다 저만 그렇게 사는 건지.. 다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던 것 같아요. 모두 감사합니다.

    • 조개탕 162.***.91.23

      술먹여서 막 빠세요.
      지가 신음소린 내겠죠.

    • 000 140.***.55.158

      저는 무슨 그냥 전업 주부인 줄 알았네요. 남편이랑 같은 직장에… 파트이지만, 애들때문에, 그렇게 한 것 같은데,

      남편이 속이 좁은 것 같은데요?

      같은 직장이면, 배움도 똑같다는 거고… 참… 이런 글 보면……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가정도…. 속 사정은 모른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평화를 빕니다.

    • ㅁ123ㅁ 50.***.42.49

      성욕을 자주 풀어주셔야 합니다.
      글로만 봐도 섹스리스 인게 느껴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