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내 그리고 부부

  • #84594
    사랑이 99.***.1.190 4445

    아래 글들을 주욱 보니 특히 시부모 모심과 친정부모 모심에 대한 글들이 눈에 딱 박히네요.

    답글들도 나름 참 공감이 가고..
    젊은 부부라면 꼭 한 번 생각해 보셔야 할 중요한 부부생활 가운데에 있을 중요한 교훈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십수년을 아내와 같이 한집에서 살다보니 머리속을 들여다 보듯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훤히 읽게 됩니다. 그러면 어느정도 이해를 하고 한발자욱 두발자욱 물러서면서 자신을 낮추면서 갈등의 순간을 지혜롭게 넘어가는 경륜(?)도 생기더군요.
    부부간의 가장 큰 문제는 사실 부부자신들보다도 집안간의 갈등입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니 생각도 다르고,
    부모님에 대한 입장과 생각도 다르고….
    특히 부모님이 열로해 지면서 아픈일이 생기면 한 가정이 무참히 깨지느냐 아니냐의 갈림길에 서개되는 부부들이 참 많습니다.
    떄로는 좀 못마땅하고 귀찮아도,
    부모님의 조금이라도 건강하시면 간병이든, 반찬준비 건, Ride를 해드리건, 집안청소를 대신 해드리 건….기회가 되었을 때 조금씩 조금씩 노력을 하면 나중에 큰 인생의 자산으로 돌아옴을 느낍니다.
    한국에 부모님 건강 문제로 갔을떄에 몸이 약한 와이프가 유난히 몸도 안좋고 피곤했지만, 공항에 마중나온 친정부모님께 짐을 던져놓고, 꼭 친정 먼저 가도 된다는 저의 의견을 극구 거부하고, 먼저 시댁에 가서 며칠을 지내자길래 마지못해 그렇게 했습니다.
    가서 얘기 들어드리고, 설겆이 해드리고, 식사 몇번 차리고, 청소하고, 빨래 해 드리고…저나 부모님 모두 왜 이러냐구 미안해 했지만 그래도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수술을 하시는 어머님을 위해 친정에 가서 매실즙과 밑반찬도 가뜩 만들어 전철을 몇시간을 타고 꾸역꾸역 병원으로 싸가지고 와서 냉장고에 가득채웁니다.
    아쉬운 한국방문을 마치고 나서는 어머니의 수술로 어머니는 병원에 계실때, 제 아버지를 위해 집에 반찬도 채워놓고 장도보고….혼자 계시니 엉망이 된 부엌과 냉장고를 다 들어내서 소독과 청소를 하고 그날 오후 미국행 비행기를 녹초가 된 몸으로 탔습니다.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도데체 왜 그랬냐고….
    잘은 모르겠지만 꼭 그렇게 해야 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친정부모님은 괜찮다고 하시지만 오래간만의 고국방문에 딸에게 좀 섭섭 할 수 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몇달 뒤 수술을 하신 어머님은 회복이 되셨는데, 거짓말처럼 제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제 아내에게는 그때의 설거지, 청소, 식사 등 모든 게 마지막이 었던 것 입니다.
    사실 시간과 노력으로 따진 다면 제사를 지내는 분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제 마음속에 까칠한 감정이 있을때에 나의 부모님에게 정말 최선을 다했던 아내의 그 뒷모습이 떠 오릅니다. 그리고 이제는 문득 문득 장인 장모님께 저절로 저절로 너무 너무 잘 해드리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는 Give & Take가 아닌 그냥 저절로 되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배려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벌써 꽤 오래된 일입니다….하지만 인생이란 것이, 부부 생활이란 것이 그렇습니다.
    누군가 먼저 한 번 작은 희생을 할 떄에 그 작은 희생이 엄청남 인생의 큰 변화를 가지고 온다는 것을…..
    아내를 그리고 남편을 한 번 꼬옥 안아주세요…..먼저 희생하는 부부가 결국은 더 감사를 이끌어내는 진정한 참 지혜로운 현인이란 그 단순한 진리가 이제 나이가 드니 좀 이해가 가는구요….
    어찌보면 저는, 제 아내의 한순간의 진심어린 그 선한 노력에, 저의 모든 것이 녹아 내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과장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하루입니다…..
    • 76.***.73.244

      웬지 그렇게 해야만할것같은 마음으로
      웬지 안그러면 안될것 같은 마음으로
      웬지 안하면 미안하고 죄송하고
      웬지 아무것도 기대안하고 해드리고 싶은 마음
      웬지 측은하고 안되보여서 빨리 뭘 해드려야겠다는 마음

      이 각박한 시대를 역동적으로 살아가는 진짜 방법
      그렇게 배풀면 나에게도 돌아오는것 같아요.

      훈훈한 이야기 잘들었습니다

    • 한공기 174.***.6.234

      간만에 Workingus 에서 가슴 훈훈해지는 글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 Like 198.***.222.2

      담담하게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 원글 99.***.1.190

      부족한 글에 좋은 달글을 주신 분들이 계시네요. 머쓱하기도 하고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서 한국에 들어가 장례를 치루고 왔는데, 미국에 돌아와서도 시아버지께서 그렇게 갑작스럽게 떠나시니 아내도 굉장히 마음이 아팠나 봅니다. 미국에 와서 아버지 얘기를 하면 눈물을 글썽이고..

      얼마뒤 새벽에 갑자기 아내가 막 저를 깨워서 무슨 큰일이 일어났나 일어났더니, 울먹울먹이는 아내가 흥분된 목소리로 아버님이 오셨답니다???

      꿈에서 꺠끗하게 양복을 입으신 아버님이 오셔서, 고맙구나…그리고 미국생활 아무 걱정 하지말아라. 아무 걱정 안해도 된다…하면서 웃으시다가 환한 곳으로 가시더랍니다….
      너무 흥분하고 한 편으로는 아버님을 이렇게 마지막에 뵙게 되서 너무 좋다고 몸을 다 부들 부들 떨더군요. 저도 그 일이 있은 며칠후 아버님께서 웃으면서 나타나시는 꿈을 꾸게 됩니다.

      너무 그립고 아쉬운 마음에 그런 꿈을 부부가 꾸게 되었을까요? 아니면 정말 그 어떤 무언가가 있을까요?

      그것은 중요치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한 분 두 분 떠나가는 우리를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을 보내드리는 그 삶의 한 단면이 사실 바로 얼마뒤 우리들에게도 똑같이 닥칠 예외없는 일들이구요.

      인생살이…지금 당장에는 치열한 것 같고, 분노가 일기도 하고, 걱정된 마음에 밤잠을 설칠 때가 있기도하고, 가족들에게 상처를 받기도 하고….하지만 결국에는 옆에 남는 것이 부모님도 자식도 아니고 아내이자 남편입니다.

      많은 젊은 분들이 십수년 뒤의 일을 까맣게 잊은채 지금 당장의 문제들에 올인하면서 이혼을 하고 너무 쉽게 부부의 연을 끊는 경우가 주위에도 너무 많습니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이기적인) 경우도 있더군요.

      우리 모두 한 발자욱 뒤로 물러나 결국에 관뚜껑이 닫히는 그 순간까지 함께 할 부부의 그 질긴 연을 생각하면서 산다면 인생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것이 경험이고 짬밥인가요?

      아내를 그리고 남편을 한 번 만 꼬옥 안아주면서 사랑해 주세요. 허물을 덮어주세요. 나의 마지막을 함께 해줄 그 사람을 보듬어 주세요.

      양보하고 허허 웃으면서 한발자욱 희생 할 때에, 인생이 아니 세상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것을 이제야 깨달으니…왜 진작 이런 진리를 좀 더 젊었을때 몰랐을까요……

      사랑….아…이게 바로 사랑이란 건가 봅니다.

    • 강태공아내 66.***.158.251

      자라온 환경과 생각이 다르고, 부모님에 대한 입장과 생각도 다르고… 공감이 갑니다.
      Give and Take가 아닌 저절로 되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배려, 참 좋은 말이네요. 나이가 들며 저도 님과 같은 경륜을 배울수 있으면 좋겠네요.

      저 역시도 저희 집안과는 너무도 분위기가 다른 시댁에, 처음에 좀 해맸던 기억이 납니다. 그냥 그런것 같네요. 연인들이 그러하듯, 가족의 연을 맺게 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한 거라고… 그 과정에서 트러블도 생기고 서로 양보하고 화해하고, 그런게 우리 인간인가 봅니다.

      얼마전 뵌 시어머니께서 부쩍 나이 드셨다는 생각에 마음이 짠했습니다. 헤어지면서 눈물 글썽이며 두손 꼭 잡으시는데, 예전에 같이 지내면서 투덜거렸던 제가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저희 시부모님은 사실 최고십니다. 무엇보다도, 남편을 낳아주셨고 너무도 훌륭하게 잘 키우셨고 그게 젤 고맙습니다.

      님 글 읽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시가 있습니다. 찾아봐야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강태공아내 66.***.158.251

      처음 이 시를 읽었을때,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감동을 받았는데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 감동이 여전합니다.
      이런 아내라면, 이런 남편이라면
      이렇게 함께 늙어갈 수 있다면 참 좋을것만 같습니다.

      황지우님의 늙어가는 아내에게.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아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

      높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

      그 너머 잎 내리는 잡목 숲이 있었고

      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

      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

      머리카락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

      내 어깨 위의 비듬을 털어주었지

      그런거야, 서로를 오래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

      그리고 내가 많이 아프던 날

      그대가 와서, 참으로 하기 힘든, 그러나 속에서는

      몇 날 밤을 잠 못 자고 단련시켰던 뜨거운 말 :

      저도 형과 같이 그 병에 걸리고 싶어요

      그대의 그 말은 에탐부톨과 스트렙토마이신을 한알한알

      들어내고 적갈색의 빈 병을 환하게 했었지

      아, 그곳은 비어 있는 만큼 그대의 마음이었지

      너무나 벅차 그 말을 사용할 수조차 없게 하는 그 사랑은

      아픔을 낫게 하기보다는, 정신없이,

      아픔을 함께 앓고 싶어하는 것임을

      한밤, 약병을 쥐고 울어버린 나는 알았지

      그래서, 그래서, 내가 살아나야 할 이유가 된 그대는 차츰

      내가 살아갈 미래와 교대되었고

      이제는 세월이라고 불러도 될 기간을 우리는 함께 통과했다

      살았다는 말이 온갖 경력의 주름을 늘리는 일이듯

      세월은 넥타이를 여며주는 그대 손끝에 역력하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아침 머리맡에 떨어진 그대 머리카락을

      침묻은 손으로 짚어내는 일이 아니라

      그대와 더불어, 최선을 다해 늙는 일이리라

      우리가 그렇게 잘 늙은 다음

      힘없는 소리로, 임자, 우리 괜찮았지?

      라고 말할 수 있을 때, 그때나 가서

      그대를 사랑한다는 말은 그때나 가서

      할 수 있는 말일 거야

    • 453 71.***.235.191

      정말 오래간만에, (사실은 첨인거 같애요)
      커플방에서
      날 질투나게 만드네요 ㅎㅎ

      요 두분들이… ㅎㅎ

    • 뜨로이 204.***.206.65

      글을 읽다보니 제 집사람도 저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싸울일도 없고 하루하루 행복해하며 장인장모께도 잘하며 살 수 있을텐데…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란걸 금방 알게 되었지요. 내가 먼저 그렇게 되면 아내가 그렇게 느낄 것 이란 것을… 힘들 수도 있지만 올해부턴 그렇게 하도록 노력해 보려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원글 99.***.1.190

      원글이 있기까지에는 많은 세월동안 이런 수많은 시행착오와 방황 그리고 현실의 인정…이 모든 것을 거치면서 성숙해 진 결과입니다.

      누구나 다 이런 과정을 겪습니다. (갈등없는 부부라면 이는 아주 정신학적으로 심각한 장애가 있는 것이고 정신과 의사가 단언을 하더군요.)

      결혼 후 1차대전, 2차대전, 3차대전, 4차대전, 5차 중동전쟁, 6차 석유파동전쟁, 7차 IMF전쟁, 8차 주택시장 붕괴전쟁, 9차 주식시장 붕괴전쟁, 10차…11차…12차…..누구나 이러한 부부간의 갈등을 겪습니다. 안그랬다면 전혀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섹스리스 부부일겁니다.

      이러한 엄청난 과정중에서 꼭 정말 꼭 다짐해야 할 것은 절대 시댁 혹은 처가 욕을 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절대 시댁이나 친정을 위해 “주장”해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지나친 단계에 이르면 이는 핵전쟁이으로 이르게 되고 그 누구도 살아 남을 수 없는 그런 멘붕의 상태가 되고 그 상처는 평생 안고가야 할 큰 상흔이 되는 것입니다.

      “지혜”가 그런것이에요. 지식은 논리를 따져 이기려고 하지만 “지혜”가 생기면 잠시 한 발자욱 물러나는 “용기”가 생깁니다.

      지금 3-4차대전 중이라고요? 허허….아직 멀었습니다.

      아무리 머리로는 될 것 같지만 10차…20차 대전쟁을 겪어봐야 조금 희미하게 그 길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 부부의 연이라는 것을 이제 흰머리가 나오면서 느끼고 있으니…

      인생이 참 쉽지 않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기억나지요?

      좀 더 인내하면서 “핵전쟁”만은 피하는 지혜를 발휘하면서, 하지만 절대 자존심을 버리지는 않는 부부생활이 어느 단계에 이르면 왜 이혼이란 결정이 쉽게 내려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비로소 가질 수 있게 된다고 봅니다.

      수많은 갈등과 좌절, 낙담, 실망, 상처….나만 아니 우리 부부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부부들의 갖는 자연스런 필요충분조건이란 것을 생각하면서 아내를 남편을 한 번 꼬옥 안아주세요.

      평상시 별로 관심 안주던 키우던 동물이 죽어도 그 상실감과 충격은 이루 말 할 수 없지요?

      험난한 인생을 같이 살아가는 좀 부족한 것 같아도 서로 보듬어 주는 그런 “멋진” 남편, 아내가 되어보는 것도 인생의 큰 참맛이랍니다.

      엄청났던 젊은시절의 그 수많은 세기의 대전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다 등꼴이 오싹하지만 이렇게 허허 웃을 수 있는 지금이 바로 그런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이라 다시 한 번 되뇌이면…..챰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도 하루를 되돌아 봅니다.

      의지 할 곳 많지 않은 미국생활에서 스트레스로 더 화가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큰 힘이 되 줄 유일한 아군은 아내 그리고 남편밖에 없다는 사실…..답은 이미 나와있다고 봅니다.

      모두들 힘차게 사랑하는 새해가 되십시다! :)

    • 저도 216.***.67.102

      전 맨 처음 결혼하자마자 나를 잡아보려는 시어머니 때문에 마음 편치 않게 결혼을 시작했지만,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드는 생각은, 우리 부모님도, 우리 남편의 부모님도 이렇게 우리를 길러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저절로 챙기게 됩니다. 그리고 사실 저희 남편이 저희 부모님을 잘 챙겨드려요. 그걸 보며 처음 시어머니에게 땍땍 말대꾸했던 제가 부끄럽고 그래서 또한 잘 하게 되지요.
      결혼생활, 부부관계 등등이 그런 것 같습니다.. 먼저 하면.. 부모님께 잘 하면, 그 모습을 자식들이 보고 자식들도 그렇게 나에게 하겠지요. 그게 가정교육이니까. 자식들한테 벌써부터 바라는 건 아니고, 이렇게 사는 것이 세상 사는 도리고 그렇게 하니 제 마음도 좋더군요. 다른사람에게 좋은 게 아닌 바로 나에게 가장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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