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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들을 주욱 보니 특히 시부모 모심과 친정부모 모심에 대한 글들이 눈에 딱 박히네요.
답글들도 나름 참 공감이 가고..젊은 부부라면 꼭 한 번 생각해 보셔야 할 중요한 부부생활 가운데에 있을 중요한 교훈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십수년을 아내와 같이 한집에서 살다보니 머리속을 들여다 보듯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훤히 읽게 됩니다. 그러면 어느정도 이해를 하고 한발자욱 두발자욱 물러서면서 자신을 낮추면서 갈등의 순간을 지혜롭게 넘어가는 경륜(?)도 생기더군요.부부간의 가장 큰 문제는 사실 부부자신들보다도 집안간의 갈등입니다.자라온 환경이 다르니 생각도 다르고,부모님에 대한 입장과 생각도 다르고….특히 부모님이 열로해 지면서 아픈일이 생기면 한 가정이 무참히 깨지느냐 아니냐의 갈림길에 서개되는 부부들이 참 많습니다.떄로는 좀 못마땅하고 귀찮아도,부모님의 조금이라도 건강하시면 간병이든, 반찬준비 건, Ride를 해드리건, 집안청소를 대신 해드리 건….기회가 되었을 때 조금씩 조금씩 노력을 하면 나중에 큰 인생의 자산으로 돌아옴을 느낍니다.한국에 부모님 건강 문제로 갔을떄에 몸이 약한 와이프가 유난히 몸도 안좋고 피곤했지만, 공항에 마중나온 친정부모님께 짐을 던져놓고, 꼭 친정 먼저 가도 된다는 저의 의견을 극구 거부하고, 먼저 시댁에 가서 며칠을 지내자길래 마지못해 그렇게 했습니다.가서 얘기 들어드리고, 설겆이 해드리고, 식사 몇번 차리고, 청소하고, 빨래 해 드리고…저나 부모님 모두 왜 이러냐구 미안해 했지만 그래도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수술을 하시는 어머님을 위해 친정에 가서 매실즙과 밑반찬도 가뜩 만들어 전철을 몇시간을 타고 꾸역꾸역 병원으로 싸가지고 와서 냉장고에 가득채웁니다.아쉬운 한국방문을 마치고 나서는 어머니의 수술로 어머니는 병원에 계실때, 제 아버지를 위해 집에 반찬도 채워놓고 장도보고….혼자 계시니 엉망이 된 부엌과 냉장고를 다 들어내서 소독과 청소를 하고 그날 오후 미국행 비행기를 녹초가 된 몸으로 탔습니다.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도데체 왜 그랬냐고….잘은 모르겠지만 꼭 그렇게 해야 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친정부모님은 괜찮다고 하시지만 오래간만의 고국방문에 딸에게 좀 섭섭 할 수 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그리고 몇달 뒤 수술을 하신 어머님은 회복이 되셨는데, 거짓말처럼 제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제 아내에게는 그때의 설거지, 청소, 식사 등 모든 게 마지막이 었던 것 입니다.사실 시간과 노력으로 따진 다면 제사를 지내는 분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제 마음속에 까칠한 감정이 있을때에 나의 부모님에게 정말 최선을 다했던 아내의 그 뒷모습이 떠 오릅니다. 그리고 이제는 문득 문득 장인 장모님께 저절로 저절로 너무 너무 잘 해드리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는 Give & Take가 아닌 그냥 저절로 되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배려라는 생각이 드는군요.벌써 꽤 오래된 일입니다….하지만 인생이란 것이, 부부 생활이란 것이 그렇습니다.누군가 먼저 한 번 작은 희생을 할 떄에 그 작은 희생이 엄청남 인생의 큰 변화를 가지고 온다는 것을…..아내를 그리고 남편을 한 번 꼬옥 안아주세요…..먼저 희생하는 부부가 결국은 더 감사를 이끌어내는 진정한 참 지혜로운 현인이란 그 단순한 진리가 이제 나이가 드니 좀 이해가 가는구요….어찌보면 저는, 제 아내의 한순간의 진심어린 그 선한 노력에, 저의 모든 것이 녹아 내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과장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