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부부싸움 이기는 확실한 방법 ^^

  • #84168
    deerlodge 131.***.220.165 6929

    심각한 분위기로 쓴 글은 아니니까 오해마시고..

    코스트코가서 쇼핑하다가 부인이 쇼핑한 거가지고 말하다가 크게 번졌네요. 이런게 나비효과인가요 – 사소한게 화근이 되서 몇달 쌓아논 바가지를 확 한번에 긁어 버리네요. 차에 함께 타자마자 또 바가지 긁길레.. 열쇠를 확 집어 던지고 차에서 나와버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멀리멀리 사라졌네요. 제 사는 곳은 춥고 눈 많이 내리는데.. 그 전날까지 섭씨-25도에서 -15도를 왔다갔다 할 정도로 날씨가 험했지요.

    코스트코에서 집까지는 6마일. 오후 5시였던가요. 그 당시도 -10도 정도, 눈발 날리는 상황이었는데, 와이프가 정말 보기싫어서 눈길을 5마일 걸었네요. 집에 안들어가고 대학 학생회관가서 10시까지 이일 저일 하면서 시간보내다가 밤 10시에 -15도 가까이 됐을겁니다. 1마일 더 눈맞고 걸어서 집에 도착했더니.. 참고로 저희 동네는 버스 없음다. 집 앞에 불이란 불은 다 켜놓았더군요 (화해하고 환영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됨다). 초인종 눌렀더니 쏜살같이 달려와서 문열어주고 얼굴 부벼주고 껴안아주면서, 왕자 대접(!) 해주더군요. 이 추운 날씨에 어디 있었는지, 밥은 먹었는지 등등.. 코스트코 근처를 여러번 돌아다니면서 찾았다는 둥.. 앞으론 지갑을 빼앗아버릴 거라는 둥 (근처 모텔도 못가고 절대 도망 못가도록) 언제 싸웠는지 모르게 잘 살고 있슴다.

    와이프 마음고생 시킨거 잔인하긴 하지만, 한 겨울 전방에서 훈련받던거 기억살려서 한번 써보세요. 여자들에겐 이런거 통합니다 (무슨뜻인지 아시겠죠)..

    • 부럽다. 75.***.72.165

      좋은 마나님을 두고 계시거나, 아니면 아직 신혼이신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한번 했다가, 말도 없이 열쇠 뺏기고, 지갑의 카드 다 압수당하고 밥은 몇일동안 제대로 얻어먹지도 못하고…

      정말 내가 무엇때문에 결혼을 했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까지 들더군요….

      부럽습니다…여자같은 마나님을 두신 것을…

    • 부럽다2 24.***.104.117

      원글님 좋은 마눌님 두신 겁니다. – 신혼이다에 물론 한표 던지먼서…

      저는 이렇게까지 한적은 없지만, 한다면 며칠은 안들어 갈듯 ^^;

      모두들 행복하십시요.

    • 부럽다3 24.***.10.79

      마음씨가 따뜻하신 와이프시네요.. 글을 읽는 저까지 마음이 훈훈해 지는..

    • 꿀꿀 67.***.93.237

      저도 딱 한번 비슷한 짓한적 있는데요,,그담에 복수로 울 마나님이 화나서 차끌고 밖에 나가버리는 바람에 제가 애들 보느라 x빠졌다는,,
      물론 너무 추워서 원글님 와이프께서 당분간은 안그러겠지만,,따뜻한 봄이 오면,,혹시 모릅니다,,주의 하세요,,

    • 꿀꿀 67.***.93.237

      참,, 제가보기엔,,원글님보다 와이프께서 부부싸움에서 이기신거 같네요,,
      그 눈길을 힘겹게 x고생하시면서 걸었음에도,,따뜻한 포응 한번에 다 날려버렸으니,,지는것이 이기는것,,,
      그러고보니,,좋은 마나님을 두신것 감사하시면서 사셔야 할듯,,ㅋㅋ

    • 이런.. 67.***.115.74

      아주 여자 마음을 꽤뚫고 있군요.
      그 추운 날씨에 가장이 안들어 오는데 얼마나 걱정되겠습니까? 저같음 10시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911에 실종신고 냈을겁니다.
      근데..너무 자주 이 방법을 써먹지 마십시요. 사랑이 식는 순간 남편이 집에 들어오든 길거리에서 헤매다 얼어죽든 신경 안쓰는 사람이 또한 여자입니다..^^

    • Ed 76.***.194.239

      아마 내가 그랬다면, 죽음이었을 겁니다.
      당연히 문걸어 잠그고, 일주일이상 밥굶고,,,

      님은 보석을 갖고 계시니,
      평생을 잘 보살펴서,
      깨지지 않도록, 바람막이가 되어 주세요.

    • 노이고 68.***.79.186

      화날 때 안 싸우고 말다툼 피하신 건 잘 정말 잘 하셨습니다. 저도 가끔 아버지랑 크게 말다툼을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제가 그냥 죽는 셈치고 무조건 숙이고 들어가거나 아예 자리를 뜨고 심호흡 하죠. 영하 -15도면 뭐 걸을 만 하죠. 운동도 좀 하고 머리도 식힐 겸. ㅋㅋㅋ 제가 사는 동네는 영하 25-30도까지 내려가는데, 이 정도 되면 상황이 좀 달라지죠. ㅎㅎㅎㅎㅎ

      아무튼 좋은 분은 아내로 두고 계셔서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가심이 뭉클….

    • 착한 59.***.224.212

      신혼이건 뭐건, 천성이 착한 부인을 두신겁니다.

      독한 여자는 신혼이건 뭐건 그 성격이 어떤식으로든 드러납니다. 보통 이런저런 다른 이유로 (생활력이 강하다던지 능력이 있을거라던지 똑똑하고 딱부러진다던지 하고 자위), 남자들이 이러한 명백한 ‘독함’에 대한 싸인들을 무시하는데서 더 큰 비극을 맞이하게 되는거지요.

    • Bostonian 64.***.137.90

      일단 글쓰신 분은 정말 착한 마님 두셨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차에서 싸우다가 열뻗쳤어 집근처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내려버리고 집에까지 걸어왔는데, 그때가 일월..집에와도 소 닭보듯 하더군요. 그때 입었던 옷이 울로된 양복 상의 하나였습니다. ㅎㅎㅎ 추운것 그래도 참을만 한데, 지나가던 운전자들의 황당해 하던 표정이…

      윗분 말씀에 의함, 이거 사랑이 식었나 보내요 ㅎㅎ

      결혼 15년차 입니다.

    • 나비요정 99.***.179.206

      신혼이신가요?

      저희 남편이 원글님처럼 그랬다면 띵동하고 마중나갈때 “왜 왔어?” 물어봤을텐데…ㅋㅋ

      나가는건 자기마음이지만 들어오는건 허락을 받아얍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