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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분위기로 쓴 글은 아니니까 오해마시고..
코스트코가서 쇼핑하다가 부인이 쇼핑한 거가지고 말하다가 크게 번졌네요. 이런게 나비효과인가요 – 사소한게 화근이 되서 몇달 쌓아논 바가지를 확 한번에 긁어 버리네요. 차에 함께 타자마자 또 바가지 긁길레.. 열쇠를 확 집어 던지고 차에서 나와버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멀리멀리 사라졌네요. 제 사는 곳은 춥고 눈 많이 내리는데.. 그 전날까지 섭씨-25도에서 -15도를 왔다갔다 할 정도로 날씨가 험했지요.
코스트코에서 집까지는 6마일. 오후 5시였던가요. 그 당시도 -10도 정도, 눈발 날리는 상황이었는데, 와이프가 정말 보기싫어서 눈길을 5마일 걸었네요. 집에 안들어가고 대학 학생회관가서 10시까지 이일 저일 하면서 시간보내다가 밤 10시에 -15도 가까이 됐을겁니다. 1마일 더 눈맞고 걸어서 집에 도착했더니.. 참고로 저희 동네는 버스 없음다. 집 앞에 불이란 불은 다 켜놓았더군요 (화해하고 환영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됨다). 초인종 눌렀더니 쏜살같이 달려와서 문열어주고 얼굴 부벼주고 껴안아주면서, 왕자 대접(!) 해주더군요. 이 추운 날씨에 어디 있었는지, 밥은 먹었는지 등등.. 코스트코 근처를 여러번 돌아다니면서 찾았다는 둥.. 앞으론 지갑을 빼앗아버릴 거라는 둥 (근처 모텔도 못가고 절대 도망 못가도록) 언제 싸웠는지 모르게 잘 살고 있슴다.
와이프 마음고생 시킨거 잔인하긴 하지만, 한 겨울 전방에서 훈련받던거 기억살려서 한번 써보세요. 여자들에겐 이런거 통합니다 (무슨뜻인지 아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