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에 갈 땐 식사시간만큼은 피해가야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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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있으마 73.***.237.212 286

    엊그젠
    내 팔순이락해서

    말래두 냥,

    잔치랍시골 한다고

    마눌이 주방장 완장을 차곤
    자식들이니 며느리니 손주며느리닐 진두지휘하며
    지지고 볶고 굽고 끓이고 삶고 졸이더니

    영감!!!!!!!
    진상 다 봤어요, 어여 와요!!!

    우주왕복선이니 람볼기니니 유람선이니 전용기니……

    받은 선물들을
    끌러도 보고 풀러도 보고 뜯어도 본 다음,

    자……먹자!!!!!!

    밥상머리에 둘러앉은 국민들께 송구하여

    이만하면 살 만큼 살았으니
    저것들에게 짐이 되기 전에
    알아서 자빠져야지 맘먹고 있는데,

    “아버지, 아버님, 할아버지, 영감!!!

    백 센 넘겨야잖겠어요?
    항상 오늘처럼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이야말로 이구동성이라.

    난 별론데 저러니 어쩔 수 없어
    마지못해 백 살을 훌쩍 넘겨 살기로 맘을 고쳐먹곤

    이 웃음 저 웃음들을 꺼내선 주고받고 있는데,

    딩동댕동!!!

    아, 쓰바, 이 시간에 누구여어? 나가봐.

    “어이 칼, 나여.”

    누구우?

    “나여 나아? 아, 저번에 한 번 봤잖여어?”

    기억은 치매기에 깔려 일어나질 못 하고,
    날 봤다니 봤을테고,
    그렇지만 모르는 색휘에 가깝기에,

    밥숟갈 들라기도 뭐하고
    그래도 손님인데 안 들락하기도 뭐하고

    이 어정쩡한 분위기로 말미암아

    진상의 음식과 분위기가
    순간 싸늘히 식어버려

    모처럼 잔칫날 이럼 안 되겠다 싶어

    막내야, 손님 가신단다.
    .
    .
    .
    .
    .
    갑자기 들이닥쳐
    분위기를 조져버린

    어떤 웃기는 색휘,

    그 색휘를 치우는데

    48

    48

    48

    초,

    시간도 아니고 분도 아니고

    48초,

    초가 걸렸다.

    그 색휘를 치우고 나니
    식었던 음식은 자동으로 김이나며 데워졌고
    이 웃음 저 웃음을 다시 주고받고 있는데,

    “아버지, 저 분은 누구세요?
    누구신데

    48초

    만에 치우셨어요오?

    나도 몰라. 모르는 사람여어.

    아아, 생각났다 생각났어.

    저색휘가 누구냠,

    있어.

    접대부년

    이랑 사는 머저
    리 머저
    리 상머
    저리 색휘라고.

    내가 저 색휘를 소문을 들어 아는데
    아마 문 닫고 나가면서 분명히 이 말을 하고 갔을거야.

    “칼 자식 새

    들이 백 살을 넘겨 살락한 건 구라였다고하면
    칼 저거 쪽팔려서 어쩌나?”

    그런 말 하고도 남을 색휘여.

    미리 짐작 말라고?

    아녀아녀아녀.

    냘 이곳 찌라시에 저 말이 안 나오면
    나 백 살 안 넘기고 바로 자빠진다.

    내기 할래?~~~

    • xyz 174.***.40.219

      시카고가 날이 추워 조현병에 걸린 거같은데 빨리 병원가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