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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희 아버지가 탕수육을 좋아 하신다는걸 알고 나서입니다.
10년이 더 되었겟네요..
집에서 가족끼리 오손도손 모여서, 탕수육을 먹는 도중 아버지는 항상 먼저 일어 나셔셔 배부르시다면서 약간의 나머지를 저와 누나에게 남겨 주셨던걸로 기억합니다.
…근데 어느날, 아버지 역시 일찍 일어나셔셔, 저와 누나에게 약간 나머지를 남겨 주셨는데, 그날은 이상하게 누나랑 저랑 탕수육이 안땡겨서 그냥 냅뒀더니.. 저희 아버지가 -_- 다 드셨습니다..
속으로 아빠 배부르다고 하셨는데, 왜 드셨지?? .. 먹 어 둘 껄…이란 생각을 그때는 했는데..
군대 갔다와서, 어느날 탕수육을 저랑 같이 드시는데, ..예전보다 많이 드시더군요…
..누가봐도 아버지는 탕수육을 좋아 하신걸 알수있습니다..
순간, 항상, 배부르시다고 남기 셨던 탕수육은 배고픔과는 무관한것이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아버지가 저를 사랑한다는걸 알아 가는 시간이 꼬박 22년 걸렸습니다. 19년 동안 미워했다가, 군대에서 참 잡다한 생각 하고, 제대 한 다음에야 이해가 가는 사랑이더군요.
뭐 지금은 제가 미국에 있어서 탕수육을 먹지 못하고 있지만, 항상 탕수육은 -_- 꼬빼기로 시키는게 기본이 되었지요..
GOD의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셧더란 노래를 듣다 보면, ….어쩌면 어머니는 짜장면을 싫어 할 권리와 좋아하실 권리, 짬뽕을 좋아하실 권리와 싫어할 권리가 동시에 있다란 생각도 하지만..
어느 노래에도, 아버지는 탕수육 드실때 배부르다고 하셨어란 노래가사는 없는거 같네요.
다덜 언제 느끼셨나요??
곰곰히 생각 하면, 저희 아버지 세대처럼 밑지는 장사 하는 분들도 없는것 같습니다..
악역은 어쩔수 없이가 아니라, 당연하게 도맡아 하시고, 자식이 악역을 왜 했나 깨우치면(제경우는 22년간의 기다림이시겟네요), 그제서야 본전 장사 시고,자식놈이 못 깨우치면, 평생 악역으로 기억되어지고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