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40이 되어서 이민 생각…

  • #409928
    산적 61.***.104.144 5221

    고민 고민을 하다가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내년이면 제 나이가 40에 접어 듭니다. 한국에서는 전문직이랍시고 한국회계사로 일을 하고는 있지만 장래는 깜깜하기만 합니다. 아시다시피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회계사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자기 밥그릇 찾기가 무지하게 힘이 들고 미래를 장담하기가 힘이 든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저는 나이가 40인데도 불구하고 한국회계사가 된지 3년밖에 되질 않았습니다.

    물론 한국회계사가 늦게 되었다는 이야기지요. 다행히도 최근에 미국회계사(California주) 시험까지 합격을 하게 되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이 나이가 되도록 결혼도 못하고 혼자 살고 있습니다. 

    최근에 제가 결혼을 결심을 하였습니다. 상대분는 미국으로 간지 15년째로 현지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고 저와 나이도 비숫한 아주 참한 한국 아가씨입니다. 물론 한국에서 실지로 만나보기도 하였습니다. 아주 짧은 만남이였지만 정말 보기 드문 좋은 아가씨라는 생각이 들고 그분 역시 저에게 많은 호감을 보여줬습니다. 이분은 시민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록 전화통화이긴 하지만 이분과 결혼약속까지 하는 그런 단계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이분하고 결혼을 해야 겠다고 생각을 하니 많이 고민이 됩니다. 제 나이가 제일 문제이고 지금 딸랑 미국회계사 시험 합격한 것을 가지고 미국에서 먹고 살 생각을 하니 막막하기만 합니다. 최소한 영어롤 의사소통을 하는데에만 적어도 6개월 ~1년이 걸릴것 같은데…그 다음에 직업을 구하고…이런 생각을 하니 간다고 하여도 과연 적응해서 정착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마음속에 꽉 차 있습니다.
     
    다행이 이분은 이런걸 고려해서 2년 정도는 서로 고생을 하자는 말로 저를 많이 격려를 해 줍니다. 물론 회계사라고 해서 미국에서 무조건 회계사로 먹고 살아야 겠다는 생각은 절대 아닙니다. 바닥 막노동부터 시작을 해서라도 앞으로 내 가족이 될 사람들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생각은 앞서지만 제 의욕과 집념만으로는 모든 것을 헤쳐나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푸념섞인 보잘것 없는 고민을 털어 놓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미국내에서 정말 많은 고생과 경험을 겪으신 분들이 많으셔서 님들의 고견들을 듣고자 해서 이렇게 문의 드립니다. 님들의 진솔한 답변 감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Somerset 169.***.3.21

      바닥부터 시작하겠다고 하시는 마음가짐은 좋지만, 한번 첫발을 내딛는 직장이 내 평생직장이 될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회계사까지 하셨고, 미국 회계사 자격증까지 가지고 계신데 굳이 막노동까지 운운하신건 그만큼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말씀하신대로 언어 장벽을 뛰어 넘는것이 가장 급선무입니다.
      그리고, 회계사로 미국에서 직업을 가지려고 하면 거기에 맞는 준비를 해야 겠지요.
      한국에도 미국 회계사 법인이 많이 나와 있을테니 그쪽에 취업기회등을 (미국에서 근무할수 있는 거면 더욱 좋겠지요.) 알아보는 것도 한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영어공부를 바로 시작하십시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자들이 미국에 늦게 이민을 오면 적응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서의 남자들의 지위, 한국식 사회생활(퇴근후 동료들과 술한잔 혹은 주말에 동회회 모임등)에 익숙하다보면 미국에서의 생활이 따분하고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을수가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참고로 미국에서 회계사로 자기 사무실을 내면 참 괜찮은 직업중의 하나입니다.
      미국은 소규모 비즈니스가 어마어마 하게 많고 세금관계가 많이 복잡해서 사업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회계사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기 때문에 회계사가 참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님의 경우 언어와 경험이 문제인데, 그것은 시간과 엄청난 노력이 있어야 할것으로 생각됩니다.

      항상 자신감을 가지시고 (특히 언어는 자신이 없으면 배울수 없습니다) 적극적으로 도전하시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겁니다.

      전 여기 이민온지 22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지금 제 아내가 CPA 공부를 하고 있는데, 저도 대학다닐때 CPA쪽으로 공부할걸 하는 후회가 조금은 있습니다. 지금 현재는 꽤 큰 software 회사에서 consultant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신중히 생각하셔서 좋은 결정 내리시기 바랍니다.
      일생일대의 아주 중요한 결정이니까요.
      단지 배우자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환경 자체가 틀려지는 결혼만큼 중대한 일입니다.

      • 산적 61.***.104.144

        심려깊은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님 조언을 들으니 답답했던 마음이 얼만큼은 풀어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걱정하신대로 일단은 언어장벽을 극복하는데 노력을 하겠습니다. 영어공부에 집중을 하다보면 마음가짐도 정리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결정을 내릴것 같습니다. 물론 결정은 신중하게 하겠습니다. 고견 정말 감사하고 명심하겠습니다.

    • cpa 208.***.138.252

      같은 나이의 다른 분이 오신다면. 말리고 싶지만. 님은 왠지 오셔서 성공하실 듯…
      와서 도전해도 좋은 결과 있으 실 듯 합니다!

    • dff 124.***.35.88

      (기독교 등의 같은 종교라는 점도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국외의 먼 곳에서 그렇게 마음을 끌고 상대방도 좋아해주는 상대방을 만나셨다니 (더욱 쉽지 않은 일일것 같은데) 부럽습니다.

    • 7651 98.***.244.82

      인생의 큰 결정을 하고, 새로운 곳에서 시작을 하려는 원글님이 부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합니다. 예전의 상황으로는, 분명 늦은거지만, 앞으로의 상황을 보면, 절대 늦은게 아닙니다. 아무생각없이 현재의 넉넉한 봉급에 만족하면서, 은퇴이후의 생활을 준비하지 않는 사람들이 늦은거지요.

      아시다시피, 회계사 많습니다. 그러나, 영주권이 있고 없고에 따라서 잡을 잡는 기회는 많이 다릅니다. 좋은 분을 만나셨고, 결혼을 기회로 미국서 살 계획이시니, 모든게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CPA 를 하신다니, 남들보다 출발은 조금 늦지만, 다른면에서는, 은퇴이후를 남들보다 먼저 준비 했다고 생각하십시요. 실제가 그렇고요. CPA 는 나이에 크게 상관 없으니깐요.

      영어준비도 준비지만, 한국생활을 많이 즐기세요. CPA 가 세금보고가 주업무지만, 실제적으로는 다른일도 많이 합니다. 그런건 여기 오셔서 배우시면 되고, 영어도 크게 신경쓰지 마세요. 처음 오시면, 아무래도 한국분들 많은데서 시작할거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랍니다. 영어도 여기서 부딪치면서 배우는게 성과가 많이 나옵니다.

      오시기전, 한국의 친구분들, 고객분들과 친분을 쌓아놓고 오세요. 앞으로는 글로벌 세대라, 한국 미국 따로 구분하는게 무의미 합니다. 비즈니스는 어디서든 일어나고, 발생하는거 아닙니까?

      개인적인 첨언: 물론 결혼생활을 해보시지 않아서, 결혼 얘기를 안하셨겠지만, 저로서는 미리 결혼 예비 학교를 다니시고 오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지금 원글님께 꼭 필요한 정보는, 영어도 아니요, 잡 구하는것도 아니고, 결혼생활에 많은 지혜로 무장해야 합니다. 늦은 결혼은, 젊을때와 달라서, 미리미리 꼼꼼히 준비하고, 마음을 열어놓고 시작해야 됩니다. 젊을때 같지 않아서, 서로 맞추어가기가 녹록치(?) 않습니다.

      미리 준비하는 자만이, 이 세상을 얻습니다. 원글님, 다시한번 축하드리고, 미리미리 준비하는 원글님께 큰 축복이 내리길 빕니다.

      • 산적 61.***.104.144

        감사합니다. 많은 격려가 되고 자신감도 좀 생기는 말씀을 해주시네요.
        좋은 말씀과 격려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저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고 조언하신 대로 열심히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지나가다 141.***.203.233

      알고 있는 미국인 회계사는 나이가 70이 넘어 찾아갈때마다 손자들 자랑하면서 가장 바쁜 Tax season 몇개월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 일년의 반 이상은 휴가를 가거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여유있게 사는걸 보니 회계사가 그리 나쁜것 같지는 않습니다.

      40이면 그리 많은 나이로 보기 어렵고 앞으로 미국에 오셔서 최소 25년, 또는 30년 이상을 회계사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될듯하고 독립해서 조그마한 office라도 얻어 고정 고객들을 상대로 일을 한다면 이미 은퇴 계획까지도 다 세워놓는 셈이 되니 늦었다고 생각되지를 않습니다.

      여기 미국도 되도록이면 한국에서 공부하고 경험했던 일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성공의 가능성이 더 많고 훨씬 수월하게 이민 사회에 적응을 하는걸 보면 원글님도 한국에서 했던 회계사 관련일을 계속 하는게 그나마 쉽게 미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50넘어서 중/고등학교 자녀데리고 이민 온 사람도 주위에 있는데 이제는 자녀들이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니 훨 여유있게 살고 있는걸 봅니다.

      영어는 미국 사회에 첫발을 디디면서 아마도 은퇴하고 죽을때까지 계속 공부한다는 각오로 사셔야 할겁니다.

    • 비추 68.***.143.225

      객관적으로 현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회계사의 미래? 전망이 아주 어둡습니다.
      손쉽고 저렴하게 온라인으로 세금보고 할 수 있는 사이트가 생겨나면서 비싼 수수료 내며 회계사 한테 직접 세금보고 맡기는 개인과 기업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나이드신 분들이나 영어 못하시는 분들이야 잘 모르니 어쩔 수 없이 회계사를 통해 세금보고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분들을 상대로 10년 20년 회계사 생활을 하시기에는 타겟마켓이 갈수록 현저히 줄어들 것은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그런 온라인 회사의 소프트웨어들은 사용자의 편리를 위해 더욱더 쉽고 간편하게 세금보고를 할 수 있도록 매해 많은 돈을 들여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것이고 개인 회계사무실이 설 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겠죠.

      시대의 흐름을 역행한 개인의 부단한 노력은 씁쓸한 웃음만을 남기게 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