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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한 데 이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징후도 포착되자 주말인 30일 관계 부처별로 현황 파악에 나서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특히 다음 달 1∼2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서해상의 국지전 도발 가능성을 비롯해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추가 도발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유명환 장관을 비롯해 주요 간부들이 대부분 출근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 중인 금융계좌 동결을 비롯한 북핵 제재안에 담길 내용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외교부는 또 아세안 회원국 정상들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주말 동안 속속 귀국함에 따라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와는 달리 국지적인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관련 고위 외교당국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안보리 논의 상황을 점검하면서 북한의 움직임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대남 위협 성명과 도발 징후에 대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도발이 감행되면 현장에서 종결한다는 지침에 따라 일선 부대 중심으로 대비책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합참은 현장 지휘관들을 정위치에 대기 시키고 긴급 연락체계를 구축하도록 하는 한편 대북감시태세와 경계태세를 강화할 것을 전군에 지시했다.
국방부는 또 한미연합사령부가 지난 28일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ion)을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등급 격상함에 따라 주한미군과 공조해 북한군 동향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
워치콘 2단계는 북한의 도발위협이 심각한 상황에서 발동되는 것으로, 한.미 양국은 대북 감시.분석 활동을 강화하는 등 비상태세로 돌입했다.
특히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 2006년 10월15일 이후 2년7개월 만에 이뤄진 워치콘 상향조치에 따라 국방정보본부 요원들은 한미연합사 지휘통제실로 이동해 주한미군과 긴밀한 정보공유체제를 가동하고 북한군의 동향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국방부와 합참은 지난 25일 북한의 핵실험 직후 위기조치반을 가동하고 있으며, 휴일에도 증편된 인력이 국방부 신청사 지하에 있는 지휘통제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통일부도 오전 현인택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 점검회의를 열고 북한의 동향을 살폈다.
특히 최근 북한이 연일 강경 입장을 밝히는 가운데 유모씨 억류사건까지 겹친 개성공단내 상황을 파악하면서, 이곳에 체류 중인 1천명 안팎의 우리측 인원의 신변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정부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를 발표한 이후 이날 오전까지 개성공단 통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직까지 개성공단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특별한 동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긴장이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를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여러 위기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