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장병 아저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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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있으마 174.***.35.74 191

    공중이건 육지건
    카메라만 들이밀면
    누구누구라는 이들 못잖은 작품들을
    누구누구나 담아내는 계절,

    가을이다.

    “아~~~가아아을, 오면 가지 말아라~~~”

    란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계절

    가을.

    운동회 준비로

    차범근이니 박지성이니 손흥민이니도 뛰어

    보지

    못 한

    세계에서 가장 넓었던 그라운드

    초등학교 운동장.

    에선

    등빨이 이따만한,
    폭삭 늙은 6학년 아잣씨들이
    기마전 연습을 했었고

    한쪽에선 학년 미상의 아잣씨들이
    차전놀이 시합을 위한 연습을 하느라

    함성들이 뒤섞여 쉴 틈 없이 들썩거렸었다.

    말 그대로 오합지졸였지만
    1학년이 바라 본 5-6학년 형들은

    북한이나 짱깨가 육지를,
    쪽바리가 우리나라 아일랜드인 독돌 밀고 들어와도
    거뜬히, 가비얍게 물리칠 수 있을만큼
    믿음직 했었고 든든한 형들였었다.

    그런 형들이 금세 자라더니
    서울 한복판에서 시가행진을 해댔다.

    국군의 날.

    을 맞이해서 말이다.

    김일과 이노끼의 레슬링도 멈추고
    꽃피는 팔도강산도 멈추고
    웃으면 복이와요도 멈추고
    인기가요20도 멈춰가면서까지

    테레빈 온통
    시가행진하는 군인들과 박정희 사진을 번갈아 찍어 보냈고
    걸 본 국민들은
    우리 군인들이 세계최강 군인이자 군대로 굳건히 믿어지게 되었으며

    다음날 난 숙제를 해야만 했었다.

    “국군장병 아저씨께”

    “나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열심히 공부하고
    씩씩하게 커가지구서는
    낭중에 훌륭한 군인이 되겠습니다”

    훗날 내가 군인님이 되어가지구서는
    그것이 알고 싶었던 게 알아졌다.

    국군의 날엔
    보름달 빵과 우유, 사과 한 개와 사탕 몇개가
    특별히 보급된다는 것과
    위문편진 너. 만 여고.에서 온 편지에
    답장을 바라며 답장을 하는 멍청한 짓을 했겠지만,

    나머진
    하나도 안 읽어 보고
    좨다 쓰레기통에 버려진다는 그알을.

    무튼,

    내가 부대에서

    사단장으로 근무할 때

    육살 갓 졸업한 소위가 하나 왔는데
    소대장이 안 소대장 같고
    꼴리는대로 행동하는데

    중위니 대위니의 3사니 학사니들이 꼼짝을 못 해.

    그 때 당시에 어디 군바리가 머릴 빡빡 빛나리 보다 더 빛나게 밀어.
    맞아 죽던지 영창이지.

    그런데 갼 누가 안 타치하더란 말이지.

    훗날 모 회사에서
    내가 전무이사로 근무할 때

    설대 졸업한 친구가 입살 했는데
    바지도 실밥이 터지고
    머리도 안 감아 새집 짓고 출근하고
    구둔 뒷굽이 한쪽으로 다 달아
    걸음걸이도 띠뚱띠뚱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도 나중에 내 뒬 이어
    전무이사가 되더란 말이지.

    빈수레가 요란하다.

    너. 또 너. 특히 너처럼
    꼬옥 몇 프로 부족한 애들이
    매날 맨날 옷이니 구두니 면상이니 대가리니
    거울앞에 서선
    가오에만 집중을 하지.

    칼님처럼 내면이 꽉 찬 분들은
    외면에 통 안 신경을 쓴단 소랴.

    무튼 흑백테레비가 전부였던 그 땐
    그러는 게 그런 건 줄 알았지만

    바람에 이는 갈색잎을 보노라니
    이런 걸 사색케 돼.

    국군의 날.

    좨 없는 젊은 군인들을

    강제동원

    하고
    요란하게 무기 꺼내가꾸 거리로 가지구 나와가지구서는

    “우리 군이 이래요”

    라며
    가오잡고 시가행진을 하면
    국군이, 군인이 강해지나?

    북한이 쪼나 미국이 쪼나 중국이 쪼나 일본이 쪼나 쏘련이 쪼나

    아무도 안 쫄고
    아무도 안 겁 먹고
    아무도 안 알아 주고
    아무도 테레비 중계도
    아무도 대통령 얼굴도 안 보는데

    케이팦도 멈추고
    케이드라마도 멈추고
    케이리그도 멈추고

    요란한 빈수레

    놀이를 왜 꼭 하필 해?

    미국이 매 해
    국군의 날을 만들어
    도로에 무기 진열을 해서

    세계가 걸 보구서는 쫄고 있나?

    지가 빈수렝게
    가오에만 집중하는 건 아닌지

    란 사색.

    무튼 설마

    학생들에게

    “국군장병 아저씨께”

    숙제 내라고 시킨 건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