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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이건 육지건
카메라만 들이밀면
누구누구라는 이들 못잖은 작품들을
누구누구나 담아내는 계절,가을이다.
“아~~~가아아을, 오면 가지 말아라~~~”
란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계절
가을.
운동회 준비로
차범근이니 박지성이니 손흥민이니도 뛰어
보지
못 한
세계에서 가장 넓었던 그라운드
초등학교 운동장.
에선
등빨이 이따만한,
폭삭 늙은 6학년 아잣씨들이
기마전 연습을 했었고한쪽에선 학년 미상의 아잣씨들이
차전놀이 시합을 위한 연습을 하느라함성들이 뒤섞여 쉴 틈 없이 들썩거렸었다.
말 그대로 오합지졸였지만
1학년이 바라 본 5-6학년 형들은북한이나 짱깨가 육지를,
쪽바리가 우리나라 아일랜드인 독돌 밀고 들어와도
거뜬히, 가비얍게 물리칠 수 있을만큼
믿음직 했었고 든든한 형들였었다.그런 형들이 금세 자라더니
서울 한복판에서 시가행진을 해댔다.국군의 날.
을 맞이해서 말이다.
김일과 이노끼의 레슬링도 멈추고
꽃피는 팔도강산도 멈추고
웃으면 복이와요도 멈추고
인기가요20도 멈춰가면서까지테레빈 온통
시가행진하는 군인들과 박정희 사진을 번갈아 찍어 보냈고
걸 본 국민들은
우리 군인들이 세계최강 군인이자 군대로 굳건히 믿어지게 되었으며다음날 난 숙제를 해야만 했었다.
“국군장병 아저씨께”
“나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열심히 공부하고
씩씩하게 커가지구서는
낭중에 훌륭한 군인이 되겠습니다”훗날 내가 군인님이 되어가지구서는
그것이 알고 싶었던 게 알아졌다.국군의 날엔
보름달 빵과 우유, 사과 한 개와 사탕 몇개가
특별히 보급된다는 것과
위문편진 너. 만 여고.에서 온 편지에
답장을 바라며 답장을 하는 멍청한 짓을 했겠지만,나머진
하나도 안 읽어 보고
좨다 쓰레기통에 버려진다는 그알을.무튼,
내가 부대에서
사단장으로 근무할 때
육살 갓 졸업한 소위가 하나 왔는데
소대장이 안 소대장 같고
꼴리는대로 행동하는데중위니 대위니의 3사니 학사니들이 꼼짝을 못 해.
그 때 당시에 어디 군바리가 머릴 빡빡 빛나리 보다 더 빛나게 밀어.
맞아 죽던지 영창이지.그런데 갼 누가 안 타치하더란 말이지.
훗날 모 회사에서
내가 전무이사로 근무할 때설대 졸업한 친구가 입살 했는데
바지도 실밥이 터지고
머리도 안 감아 새집 짓고 출근하고
구둔 뒷굽이 한쪽으로 다 달아
걸음걸이도 띠뚱띠뚱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그런데도 나중에 내 뒬 이어
전무이사가 되더란 말이지.빈수레가 요란하다.
너. 또 너. 특히 너처럼
꼬옥 몇 프로 부족한 애들이
매날 맨날 옷이니 구두니 면상이니 대가리니
거울앞에 서선
가오에만 집중을 하지.칼님처럼 내면이 꽉 찬 분들은
외면에 통 안 신경을 쓴단 소랴.무튼 흑백테레비가 전부였던 그 땐
그러는 게 그런 건 줄 알았지만바람에 이는 갈색잎을 보노라니
이런 걸 사색케 돼.국군의 날.
좨 없는 젊은 군인들을
강제동원
하고
요란하게 무기 꺼내가꾸 거리로 가지구 나와가지구서는“우리 군이 이래요”
라며
가오잡고 시가행진을 하면
국군이, 군인이 강해지나?북한이 쪼나 미국이 쪼나 중국이 쪼나 일본이 쪼나 쏘련이 쪼나
아무도 안 쫄고
아무도 안 겁 먹고
아무도 안 알아 주고
아무도 테레비 중계도
아무도 대통령 얼굴도 안 보는데케이팦도 멈추고
케이드라마도 멈추고
케이리그도 멈추고요란한 빈수레
놀이를 왜 꼭 하필 해?
미국이 매 해
국군의 날을 만들어
도로에 무기 진열을 해서세계가 걸 보구서는 쫄고 있나?
지가 빈수렝게
가오에만 집중하는 건 아닌지란 사색.
무튼 설마
학생들에게
“국군장병 아저씨께”
숙제 내라고 시킨 건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