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사람은 언제 자살충동을 느끼나?…

  • #101288
    sd.seoul 66.***.118.78 2515

    Donald Crowhurst는 1968년 10월 31일 요트를 타고 지구를 한바퀴 도는
    Sunday Times Golden Globe Race 경기에 참가한지 243일이 지난 1969년 7월 1일
    경기 도중에 자살합니다.
    그가 요트안에 남긴 logbook 들에 의하면,
    그는 6월 24일 심각한 정신착란madness에 빠졌으며,
    말이 안되는 글을 약 2만5천 단어들로 기록해 놓았다고 합니다.
    (보통 한 페이지에 250 글자를 쓴다고 보면,
    2만5천자는 하루에 15 페이지 정도를
    죽기 직전까지 7일 내내 쓴 것이 되는군요)
    http://en.wikipedia.org/wiki/Donald_Crowhurst

    왜 Crowhurst 가 미쳤고, 자살했는지,
    그리고 그 기간동안에 쓴 글은 무엇에 관한 이야기였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Hans Ohanian이 쓴 책 “Einstein’s Mistakes: The Human Failings of Genius”에
    담겨있네요.
    http://www.amazon.com/Einsteins-Mistakes-Human-Failings-Genius/dp/0393062937/ref=pd_bbs_sr_1?ie=UTF8&s=books&qid=1232250350&sr=8-1

    Crowhurst가 적어 놓은 logbook에 의하면,
    그 운명적인 날에 Crowhurst가 펼친 책은
    “Einstein: Relativity, The Special and the General Theory”
    였으며,
    http://www.amazon.com/Relativity-Special-General-Theory/dp/B000OYEYBS/ref=sr_1_15?ie=UTF8&s=books&qid=1232257345&sr=8-15

    그가 읽고 있던 문장은 다음이었습니다.
    ” …That light requires the same time to traverse the path A->M as for the path B->M is in reality neither a supposition nor a hypothesis about the physical nature of light, but a stipulation which I can make of my own freewill in order to arrive at a definition of simutaneity…”
    [A는 M 을 ㅉㅗㅈ고, M은 B를 ㅉㅗㅈ는 상황에서]
    A 와 B에서 동시에 출발한 빛이 M 에게 도달하는 시간은 똑 같으며,
    이 현상은 가정supposition도 아니며, 가설hypothesis 도 아닌,
    나[Einstein]의 자유의지에서 만든 규정stipulation 이다.

    이 글을 읽은 engineer 였던 crowhurst는,
    A와 B에서의 빛이 M에게 동시에 도달한다는 것이,
    supposition도 아니고, hypothesis도 아닌, stipulation 라고 말하는
    Einstein 에게 성질이 뻗쳐서,
    logbook에 “You can’t do THAT.”, “the swindler”라고 적고는,
    그 책을 이해하기 위하여 정독을 하기 시작했으며,
    과학에 관한 것인 듯한 2만5천자의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logbook에 따르면,
    그 때부터 Crowhurst는 정신착란을 일으킨 것으로 보이며,
    종국에는 freewill 로서 모든 삼라 만상을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글을 씁니다.
    그리곤, 그러길 7일째, 7월 1일, 그는 사라졌고,
    그의 빈배와 logbook은 엿새뒤에 발견되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저의 관찰)
    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치면,
    미쳐서, 자살한다.입니다.

    [lesson]
    감당할 수 없는 책은 보지 말자.
    이해가 안되는 것은, 굳이 이해하려고 하지말자.

    • 지나가다 87.***.79.175

      캐병.-신이 드디어 정신을 좀 차리는건가?
      와이프하고 자식보니까 불쌍해? 자살할 생각두 하구, 기특하네? ㅋㅋ
      글타구 죽으면 안되지, 그러면, 욕을 더 싸.-가지루 먹는거야, 죽어서도 욕 처먹을래? ㅋㅋ
      죽지마라, 어떻게든 살아야지, 빙.-신아, 정신좀 차리고, 공부도 좀 하면서, 잡도 좀 알아봐, 형아가 니 보기 참 안쓰러워서 하는 말이야.

    • 진짜 지나가다 68.***.70.54

      to 가짜 지나가다/ 왜 그렇게 배배 꼬이셨습니까?
      인생이 정말 안되셨습니다.

    • tracer 68.***.105.176

      제 생각엔 sd.seoul님을 흠모하시는 듯..

    • Block 24.***.123.33

      미쳐서 자살하는 경우가 예외적이고 대부분은 삶이 버거워서 자살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경제적고통 이던 정신적고통 이던 다른 이유던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차라리 삶을 포기해서 그 고통의 무게로 부터 달아나고 싶은 충동이 자살 충동이 아닐가요?

    • 날달걀 68.***.2.57

      저는 tracer님을 흠모합니다.

    • 12년전에 69.***.207.87

      (긴시간 같지만 엊그제 일 같은..) 제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던 남자친구가 자살을 했습니다. 자살하기 한 한달전부터 ‘힘들다’ ‘죽고싶다’ 하더라구요. 이유인즉 유학와서 영어도 안되고 비자문제도 꼬이고 되는일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같이 산책을 하다가 높은 다리를 지나는데 ‘여기서 뛰어내리면 그냥 죽겠지?’ 하고 말하길래 속으로는 ‘그럴 용기도 없으면서..’하는 생각으로 설마설마 했었습니다. 아주아주 연약하고 정말 젠틀한 사람이었거든요. 그런 ‘독한짓’은 절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며칠후 3월의 어느 잔인한 토요일날 결국은 정말 그 다리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더라구요…그래서 전 지금까지 주위에서 누군가가 ‘나 죽고싶어’ 라고 말을 하면 절대로 절대로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정말 죽어버릴까봐 노이로제가 되었다고나 할까요…여러분들도 주변에서 ‘죽고싶어’하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전화라도 한번 더 걸어주세요. 제 남친도 그 절망의 끝에서 뛰어내리기 바로 전에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생각을 달리했더라면…하고 늘 생각해요. 정말 아이러니하지만 그 바로 이후로 그 ‘다리’에 공중전화가 생겼다고 하네요…쩝…아무튼 우리 모두 주변을 돌아봅시다.

    • sd.seoul 66.***.118.78

      진짜 지나가다/님
      예전에 ISP/님이 내놓은 워킹유에스 pet theory가 있습니다.
      게시판이 심심해지면,
      운영자/님이 어디에선가 pet을 한마리 분양해온다는군요…
      재미있는건, 이 pet들은 절대로 한꺼번에는 나타나지 않아서,
      유저들의 궁금증이 더 큽니다.
      아직 길들여 지지 않은 pet이라서,
      여기 저기 아무렇게나 똥도싸고,
      한 밤에 달을 보며 마구 짖어대기도 하지만,
      구여운 맛도 있습니다.
      근데 아쉬운건, 이 pet들은 정들만 하면 사라진다는 거지요.

      Block/님
      지적하신 말씀에서,
      “…경제적고통 이던 정신적고통 이던 다른 이유던 그 무게…”
      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이라 생각하고,

      “…차라리 삶을 포기해서 그 고통의 무게로 부터 달아나고 싶은 충동…”
      이 또한 미쳤다는madness 표현의 다른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2년전에/님
      share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님에게도 쉽지만은 않은 기억이겠습니다.

      그거시/님의
      말씀도 감사드립니다.

    • done that 66.***.161.110

      그거시님을 수년전에 알고 얘기를 나누었으면 제가 우울증은 비켜나깄을수 있었을 텐데–하는 생각입니다.
      오랫동안 목표를 가지고 그걸 이루다가 모든 게 이루지고(??) 중년이 되면서 내가 대단한 존재가 아니구나. 그저 큰집단의 조그만 모래알이구나를 느끼지만 자인하고 싶지 않을 때 —.

    • Block 67.***.80.76

      충동적 돌출 행동과 미친것은 다르다 생각했는데 어찌보면 같은 류 일수도 있겠군요.
      다만 포함관계와 정신적 진행 상태의 order에 따른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가벼운 충동적 행동을 미쳤다고는 할수 없으나 그 정도가 심한 충동적 행동은 결국은 자기 절제력을 잃은것이고 mental이 흔들리고 있다고 얘기할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요즘 사회 문제화 되고 있는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지는 것도 자기 절제력을 잃고 자살에대한 충동적 욕구(?)를 쉽게 받아들여 버린 결과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지탱하기 힘든 삶의 현실에 대한 문제와 진리의 추구에 대한 회의, 혹은 자기 실험적 자살 이라는 결과론적 사실은 좀더 다른 원인에 대한 접근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가 생각합니다. 삶이 버거워 자살하는 사람도 정신과에서 병적인 판단을 한다면 우울증에 의한 정신병적 결과라 하겠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자살하기까지 본인은 정신을 놓지 않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버거운 삶으로 부터 도망치고 싶었을뿐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Donald Crowhurst”의 케이스는 자유의지에 대한 깨달음 혹은 그에 대한 새로운 실험이 자살로 가게 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또한 정신과에서 분석을 한다면 정신 착란에 의한 정신병으로 얘기하겠지요…)

      어떤 종교는 집단 죄면에 의해서 구원 받기 위한 집단 자살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이해할수 없는 것에 버거움도 삶에 대한 버거움도 아닌 자기 이기주의적 발상에 의해서 스스로가 [뭔가에게]구원 받기 위해서 자살을 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정신병이라기보다는 집단 최면과 이기주의가 원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자살이란 행위를 해보지 않아 그 결과론적 fact를 알지는 못하지만 개개인마다 다른 상황을 쉽게 얘기할수는 없는것이라 봅니다. 그러나 sd.seoul님의 lesson처럼 어려운 책을 읽어 이해할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때 자살에 대한 충동을 느낀다면 너무도 흔하게 자살에 대한 충동을 느끼게 되지 않은까 싶은데 sd.seoul님은 진짜 그러신지 살짝 의문이 가네요. 어린시절 자살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을 해본적이 있는데 그것이 정신병이였는지 우울증이였는지 성장의 한과정 이었는지는 저 자신도 확신이 없군요. 하지만 지나고 보니 이렇게 살아보는게 더 좋은것 같습니다. 아무리 힘든 일도 지나고 나면 깃털처럼 가벼운것으로 기억속에 매립될뿐 지난날의 내 삶의 버거움의 크기가 내 삶을 정지시킬만큼 큰것은 없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sd.seoul 66.***.118.78

      Block/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