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 – 곤양대전과 박근혜 정권

  • #1642894
    oooo 192.***.241.146 1955

    세월호 사건을 통해 확인되는 것은 대한민국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약한 나라였다는 사실이다. 나라가 돌아가는 의사결정 시스템이라든지 이런 게 기초가 다 허물어진 상태에서 겉만 번지르르 했다는 것이다. 멀리서 보면 그럴듯한 잔디밭인데 가까이 가서 보니 녹색 페인트로 칠해놓은 것이었다는 70년대의 가짜 잔디밭 에피소드를 연상시킨다. 문제는 전세계가 이를 알아채버렸다는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이나 일본의 아베가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속으로 얼마나 기뻐하고 있을까. 어쩌면 김정은으로서는 한줄기 희망의 빛을 보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중국의 양한 교체기 신나라 때 3천 명의 잘 훈련된 유수의 결사대가 지휘계통이 엉망인 왕망의 42만 대군을 격퇴하고 신나라를 멸망시켰던 곤양대전(昆陽大戰)의 사례가 있다. 북한의 정예군이나 일본 자위대가 불시에 기습 공격을 해온다면 400명 해난 사고 하나에도 어쩔 줄 몰라 우왕좌왕하는 머저리 박근혜가 이끄는 대한민국 정부가 이를 막아낼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예전에 노무현 시절에 국방장관인지 뭐인지 하는 자가 우리 군의 전력이 북한 대비 열세라는 주장한 것을 보고 그저 국방예산을 더 따내려는 엄살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전혀 엄살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폭로한 것이었다.

    극우가 득세한 일본의 아베 정권과 급부상하는 중국과 패권 야욕을 보이는 러시아를 보면 제2의 구한말이 임박한 것 같다. 세월호 사태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허울좋은 껍데기로만 존재하는 것이지, 정신적으로는 이미 붕괴한 것과 다름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이런 나라의 국민으로 살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돈 있는 자들은 이미 해외로 재산을 빼돌려 놓고 언제든지 비상사태가 벌어지면 대한민국을 떠날 태세로 양다리 걸치기를 하고 있고, 일반 국민들 또한 속으로는 “나, 대한민국 국민 안 할래” 이런 마음을 가진 이들이 대다수지만 어쩔 수 없어서 떠나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지배계급에서 밑바닥 서민까지 대다수가, 어차피 망쪼가 든 나라지만 이용해 먹을 것 다 빼먹고 위기의 순간이 닥치면 남들보다 한 발 앞서 탈출하겠다는 무임승차자의 자세로 살아가고 있는데, 나라가 망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부자가 망하는 데 3년이 걸리고, 나라가 망하는 데 30년쯤 걸리니까 실제로 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결국 모든 나라는 언젠가는 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대한민국은 이명박 이후로 확실히 망하는 코스로 접어든 것이 분명하다. 사회가 통합되려면 공권력이 공적 이익에 반하는 사익추구 행위를 어느 정도 통제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극악무도한 사익추구 집단이 지배 권력을 장악하고는 전혀 견제받지 않은 채로 공권력을 농단하고 있다.

    이번에 해경의 비리에서 보듯 나라 구석구석까지 이권집단의 촉수가 미치지 않은 곳이 없고, 88만원 세대에서 자영업 세대까지 국민대다수가 빈곤화되고 있는 이 나라에는 국민을 통합하는 구심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야당이라는 것들도 B급 기득권을 누리는 데 만족하고 있는 한가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20세기초 1차 대전 당시에 영국의 일반 시민들은 물론 화이트헤드 같이 의식있는 철학자들조차도 애국주의의 광풍에 빠져서 전쟁을 열렬히 환영하고 자원하여 참전하는 것을 보고 평화주의자였던 러셀이 통탄을 한 바 있다. 인류애적 관점에서야 통탄할 노릇인 게 맞고, 애국심이 지배계급의 계급 지배를 위한 이데올로기인 측면도 있지만, 어찌됐든 그 나라 국민들 사이에 구심력이 있었다는 점은 보여주고 있다.

    영국의 적대국인 오스트리아의 경우에도 비트겐슈타인 가문 같은 오스트리아 제국의 최고 재벌조차 아들 삼형제가 전부 참전해서 하나는 사망하고, 다른 하나는 한 팔을 잃고, 막내는 포로가 될 정도로 기본적인 애국심이란 게 작동하고 있었다. 지금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할 때 한국의 지배계급 가운데 총 들고 나설 자가 누가 있겠는가. 국민이 미개하다고 한탄한 정몽준이 아들 녀석이 과연 전쟁터에 나가겠는가. 승마선수 씩이나 되어서 병역 면제 받은 삼성의 이재용이 예비군으로 자원하겠는가. 당연히 그럴 리가 없다. 오히려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살아남은 안산 지역 서민층의 자식들이나 의용군으로 끌려가 총알받이로 희생될 것이 뻔하다.

    북한이든, 일본이든, 중국이든 외세의 침략 앞에서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곤양대전의 참패를 면할 구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외세의 침략이 없어도 오래 못 가서 자멸하거나 폭동이 일어날 판이다. 이런 나라는 일찌감치 망해주는 게 국민과 후손을 위해서도 좋은 일일 수 있다. 조선 말기처럼 수백 년에 걸쳐서 망하면 민초들이 겪어야 할 고통이 너무나 크다. 세월호 참사는 그 고통의 서막에 지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아래 링크에서 퍼왔습니다)
    http://goldenedge.tistory.com/?page=8

    • ㅍㅍ 99.***.192.95

      동감입니다. 그렇다고해서 속수무책하면 안되겠지요. 한 번 단추가 잘못끼워지면 참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순 없는 노릇아니겠습니까.

    • 인간 70.***.134.110

      선동에 이리저리 휘말리는 무지한 대중들을 보고 있자니 안타깝습니다. 자기자신의 눈으로 감정에 치우치지않는 사실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성숙함이 절실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