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달

  • #84105
    eroica 69.***.144.179 3970

    고향의 달

    이해인

    강원도의 깊은 산골에서
    내가 태어날 무렵
    어머니가 꿈속에서 보았다는
    그 아름다운 달
    고향 하늘의
    밝고 둥근 달이
    오랜 세월 지난 지금도
    정다운 눈길로
    나를 내려다보네

    ‘너는 나의 아이였지
    나의 빛을 많이 마시며 컸지’
    은은한 미소로 속삭이는 달

    달빛처럼 고요하고
    부드럽게 살고 싶어
    눈물 흘리며 괴로워했던
    달 아이의 지난 세월도
    높이 떠오르네

    삶이 고단하고 사랑이 어려울 때
    차갑고도 포근하게
    나를 안아주며 달래던 달

    나를 낳아준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 그리고 또 어머니
    수많은 어머니를 달 속에 보네
    피를 나누지 않고도
    이미 가족이 된 내 사랑하는 이들
    가을 길 코스모스처럼 줄지어서
    손 흔드는 모습을 보네

    달이 뜰 때마다 그립던 고향
    고향에 와서 달을 보니
    그립지 않은 것 하나도 없어라
    설레임에 잠 못 이루는 한가위 날
    물소리 찰랑이는 나의 가슴에도
    또 하나의 달이 뜨네

    ==

    The Moon Song – Charlie Haden & Pat Metheny

    • chusuk 76.***.198.33

      I feel like i am in Korea right now after watching a lot of murubpak dosa in youtube. Especially An chulsu was very impressive in that program. Have a happy chus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