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공유요망] 커플스입문합니다.

  • #83589
    커플스입문 67.***.137.153 4941

    미씨방에도 안가고 미즈빌에서만 대쪽같이 놀다가
    H1b와 영주권 때문에 가끔 눈팅하러 여길 드나들고 있습니다.
    커플스 게시판이 있다는 건 알았는데 어제 오늘 정말 저를 헉~하게
    웃겨주시는 분이 많군요, 이렇게 따로 글을 쓰지 아니할 수 없도록..

    봉화에서 꿩 잡은 이야기며,,(저 불면증으로 날로 몸이 쇠해가는데
    같이 산 두개 넘나들다 책상에 앉아서도 호흡곤란에
    현기증 나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어떤 님 말씀처럼 다음 세대는 어떤 세대가 될런지
    왜 이렇게 자제분들은 다 이쁘고 반짝거리는 것이며
    댓글은 어찌나 현실적인지..
    제가 감탄한 댓글 중 하나는 꿀꿀님 밤에 치르는 거사를 위해
    애들을 뺑뺑이 돌려 뻗게 만드는 노하우 였는데,,
    우리집 4,8세 아이들은 아빠를 뺑뺑이 돌려 바로 30분만에
    넉다운시키는 재주를 가지고 있어서,,
    정말 제게는 밤 일,,이
    (아니야, 단지 남편을 마주보고 도란도란거리다 잠들 수 있는 시간)
    조국통일 다음으로 소원인 사람입니다.

    각설하고,,
    뭐 저도, 여기를 기웃거리고 있는 만큼
    미국에 시체비자로 와서 남편 졸업, 취업, 영주권 이 순으로
    관심분야가 점점 넓어지는 와중에 있습니다만
    사는게 확~은 아니더라도
    하나, 하나, 그렇게만이라도 풀려주면
    정말 딴 생각 안하고 정말 열심히 맡은 바 대한민국 주부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생각이 있는데,
    진짜~~ 인생에 이렇게도 무언가가 안따라주는 시기도 있네요.

    뭐 거창하게 말하자면 저의 고민은
    미국에서 살아야하나,, 입니다.
    참 저는 미국온지 6년 되었고 H4 3년 차입니다.
    4,8세,38세된 부양가족이 있구요,
    미국에 대한 환상은 십 수년 전 미국어학연수 왔을 때 깨졌구요,
    단지 애 아빠가 석사마치고 미국에 있고 싶어해서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H1b니까 제대로된 직장이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만
    졸업 후에 취업이 안되서 이름만 빌려 스폰서를 받아
    H1b를 하고 있고 영주권도 진행 중이었습니다.
    결혼 5년 차에 미국에 왔으니
    현재 11년 차가 될 때까지 아르바이트 수준으로 벌어서 먹고 살고 있지요.
    그렇다고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우리의 생활은 기적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 크레딧 카드의 기적도 이제 슬~ 약발이 떨어져
    하나둘 씩 막히고 있습니다만..

    전 원래 많이 긍정적이고 되는대로 가보자, 이 주의이긴 한데
    오늘 많이 낙심해 있습니다.
    얼마 전 EB2로 들어갔던 LC가 디나이되서
    저는 정말 기뻤거든요, 어쨌던간에 조만간 한국가잔소리를 하겠구나라구요.
    그런데 이 사람,
    능력은 안되도 인간성은 좋은지 어디서 스폰서를 하나 더 구해와서
    다른 변호사 만나 오늘 상담하고 왔답니다.
    그러더니 지난 케이스는 변호사 잘못이 80%라는 결론을 내렸다는군요.
    조목조목 들어가며 열을 내는데,
    그래요, 저도 열 나거든요, 그렇지만 저는 좀 잊어주고
    이 길이 아니면 아닌가부다. 좀 제 말도 들었으면 좋겠는데
    옛 케이스 다시 살리고 새 케이스 다시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는겁니다.

    좋은 회사 다니면서 회사에서 변호사비 다 스폰서 해주면 누가 뭐라나요,
    당장 작은애 프리스쿨은 커녕,
    이 방학에 가장 저렴하다는 디스트릭트 엑티비티도 못하는데
    1만 불은 어디서 뚝 떨어지나요.(두 케이스 다 진행하면 만불이랍니다.)
    첫 케이스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친정에 읍소해서 받은 돈으로
    시작한건데, 결혼 10년만에 사위의 무능을 처음 아신 부모님은
    그 이후로 아는 척도 안하십니다.

    뭐 이래저래 남편 흉으로 흘라가 마음이 아프긴 한데요,
    뭐 왕년에 한국에서 잘 안나가던 사람 있겠습니까만은
    예전에 잘 나가던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 힘들다고 같이 징징대는 마누라 되기 싫어
    지금까지 남편 믿어주고 지원해주고 했는데요,
    상황이 이렇게되다보니 저도 이제 한계네요.

    뭐 결론없이 돌고 도는 이야깁니다.
    저는 그냥 한국 돌아가서 하던 공부 마치고
    학생들 가르치는게 소박한 꿈입니다.
    (지금은 아주 원대한 비전이 되어버렸지만)

    리스크가 있다는 Eb2를 속는 셈치고 한 번 더 도전해야 하는 것인지
    옛 케이스 살려 Eb3걸쳐 놓고 웤퍼밋 받고 무슨 일이라도 같이 하는게
    맞는건지,,
    하루에도 240번,
    지금까지 수천 번도 더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해보지만
    결론이 안나네요.

    이렇게 입문을 요란하게해서 죄송합니다,, 꾸벅~

    • 산들 74.***.171.216

      에고..저도 답답한 마음 백분 이해합니다…처음엔 다른 나라서 사는게 나의 숙명이다…하고 자유로이 살던게, 결혼하고 애낳고 보니 완전 달라진 나으 인생…이젠 한국가서 식구들과 어릴때 친구들과 오손도손 살아보지 이게 뭐하는짓인가..싶을때가 정말 많답니다…
      저도 왠만하면 긍정의 에너지로 무장한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그 약발도 다 떨어지고 아…한심스럽고 답답하다…하는 순간들이 무지 다가오니 이러면 안되지…하고 자꾸 다그쳐봅니다.
      암튼, 커플스입문님 정말정말 반갑습니다~~^^ 앞으로 자주자주 뵈요~~~^^

    • 올림피아 71.***.114.80

      한참 써내려 가다가, 왠지 제가 주제넘은 것 같은 생각에 주저하게 됩니다. 그저, 힘내시라는..

      하루 하루,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이 세상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느낌과
      잠자리 들어가면서 내가 이 세상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가지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 커플스입문 67.***.137.153

      산들님, 올림피아님 환영 감사드리고 공감 너무나 큰 힘이되고 조금은 부끄럽고 그렇습니다. 제가 불면증으로 꼴딱 밤새고 나니 주말인데도 남편은 그 좋은 인간성때문에 애들과 저를 두고 하루종일 모임에 나가봐야한답니다, 진짜 오늘이 한계다싶어 결혼생활 처음으로 남편앉아있는 책상 쪽으로 먹던 멜라토닌(수면유도제) 병을 던지는 불상사가 생겼지 뭐예요. 이렇게 해서라도 일거리(아르바이트)를 구해오는 남편도 이해하면서도 만사 잊고 혼자서 생활을 즐기는 것 같은 남편이 제대로 미워졌습니다. 황당하고 민망한 마음에 그냥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일어나보니 애들 데리고 모임에 갔나보네요. 조금 더 참아본다고 이해하려고 하는데 꺼이꺼이,, 아침에 부지런 떨며 해물 닭도리탕 만들어 논건 뚜껑 열어보지도 않았네요.

    • 아줌마 169.***.120.56

      그래도 이제 작은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님도 뭔가 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좀 나아질 것 같습니다. 제 남편도 남의 일 정말 많이 해 줘서 가끔 짜증날 때도 있지만 그렇게 좋은 사람이라 결혼했고 그래서 계속 사랑하며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경제적으로는 어려운 편인데 그냥 아끼며 서로 사랑하며 살자고 합니다. 남편에 대한 불만도 쓰셨지만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 아끼고 사랑하는 한 사람만 있으면 아무리 어려워도 이겨낼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님은 최소한 세명이 있으니까 마음은 부자입니다. 힘내세요.

    • 6년만기 24.***.74.254

      음… 깜짝 놀랐습니다… 애들 나이만 아니였으면 제 아내가 쓴 글로 오해할 뻔 했답니다. 저는 2006년 3월에 아틀란타에 나름 대기업인 곳으로 이직이 되어 내려왔는데 그 전까지 97년부터 약 10년간 비슷한 경험을 했답니다. 지금은 겨우 생활이 안정 되어가고 있는데…
      너무 공감이 가는 내용이네요…
      그저 힘내시라는 말 밖에 드릴 수 없어 안타깝지만 위에 여러분들이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셨으니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자주 오셔서 힘든 일 같이 나누면서 조금씩 힘을 얻어 가시면 좋겠네요…
      반가워요~~~

    • 꿀꿀 136.***.158.145

      자제분들이 4살 8살이면 정말 아빠를 넉다운 시키고 남을거 같네요,, 아직까진 전 2살 4살이라,, 얘들 돌리면 신나게 돌거든요,, 미국 생활이 많이 힘드실거 같네요,, 특히 안정된 직장이 없다면 더더욱 그럴거 같아요,,전 한국에서 일하던 회사에서 미국으로 넘어 온거라 넉넉하진 않지만,,그렇다고 또 그렇게 어렵게 살고 있진 않습니다만,, 특히 커플스입문님께서 한국에 가고자 하는 맘이 크다니 더더욱 힘드실거 같습니다,, 남편분께서 일단 영주권 스폰서때문에 좋은 직장을 못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드니,,일단 좀더 버티면서 영주권 받을때까지는 좀 참아보시면 어떨까요,,암튼 저도 아는게 적어서 도움이 별로 안되네요,,

    • 커플스입문 67.***.137.153

      자 오늘은 바뀐 낮밤을 바로 잡기 위해 오후 6시까지 이렇게 안자고 버티고 있습니다. 이렇게 잠을 못자는 동안 정신이 좀 맑아줬으면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책을 보거나 조금 더 건설적인 일을 할텐데, 인터넷을 해도 속이 울렁거리고 그냥 종종거리며 아이들만 쫓아다녔네요.
      아줌마님 애들도 있으시면서 공부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제가 젤로 우러러보는 분입니다. 사실 남편들이야 돈번다고 공부한다고 유세부릴 수 있지만 아내 입장에서는 어디 그러나요, 힘든 일 있어서 속을 조금만 내비치면 그러게 그런건 왜 시작해서..(뭐 딱히 저희 남편이 그렇다는 말씀은 아니고..) 아무래도 쉽지않은 일인건 확실한거 같아요. 뭐 뻔뻔하게 얘기하자면야, 주변에서 저희보구 어려운 티 안난다고 합니다. 마음은 정말로 부자인데,, 저도 작은 아이가 빨리 학교가기만을 기다립니다.
      그거시님, 저도 그 남자의 말 못하는 마지막 그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기위해서 무척 애쓰거든요, 저는 실은 알아요. 저 한국 있을 때 같은 직종에서 사내커플했거든요. 회사에서 남자의 초라한 뒷모습을 알기 때문에 이리도 마음이 더 아프고 때로는 더 모질기도 한가봅니다.
      커플즈 셀러브리티 주부 9단님, 여행 너무 즐거우셨겠어요. 저 3학년 5반에서 6반 곧되는데, 친하게 지내요..
      6년 만기님, 이민생활 안어려우셨던 분 있겠어요? 그렇게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꿀꿀님, 비자문제로 마지막에서 물먹는거 정말 보기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더 영주권에 집착하는듯.. M사 화이팅!!

    • eb3 nsc 76.***.2.159

      웰컴… 커플스 입문님…. 저도 같은 경험을 했답니다… 아직도 결정난건 아무것도 없구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영주권…누구 말에 의하면. 하나의 플라스틱 조각에 불과 하다고 하지만, 그것 하나에 들어가는 돈, 시간,몸과 마음의 고생… 저의 남편은 연세 많으신 부모님이 한국에 계셔서, 조금만 일이 틀어질것 같으면 먼저 선수 쳐서 한국 가자고 해요… 그럴때 마다 저도 그래…그냥 가자.. 내나라 내조국 내 부모 곁으로 가자…해놓고도 막상 가야 가는것 같아요..
      힘내시구요…일단 남편분과 서로 의견을 맞추는게 중요한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