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복음

  • #83835
    eroica 147.***.40.44 4340

    Very Merry Christmas To All

    ==

    고구마 福音

    고재종

    성탄이브, 싸락눈 치는 은행동 사거리에
    고구마 익는 내가 캐럴을 타고 진동한다.
    드럼통 안 이글거리는 열기에도
    연신 된 입김을 쏟는 청년이 굽는 것이다.
    날선 냉기에 더욱 푸르러진 푸성귀,
    비린내마저 냉동되어버리는 냉동갈치,
    바람 스쳐 더욱 오그라드는 끝물 사과며
    홍시를 파는 좌판들의 코도 발씬거릴 무렵,
    문득 청년은 양푼에 고구마를 가득 꺼내
    아이쿠 뜨거워, 손을 털며
    아이쿠 뜨거워, 손을 털며
    어쩌려고 하나씩 죄다 나누어 준다.
    사거리를 종종 치며 건너는 행인들은
    멈칫멈칫 돌아보며 얼굴이 환해지는데,
    구두를 닦는 노인, 가죽배를 미는 총각까지
    그것 하나씩 두 손으로 받아들고
    그것 함부로 껍질을 까지도 못하고
    무슨 복음이라도 되는 양 가슴에 감싸니,
    때마침 하느님도 싸락눈의 마음을 돌려선
    날 저물며 함박눈으로 펑펑 바꾸더라니!
    ==

    Mary, Did You Know – Gaither Vocal Band

    ==
    이승은 / 군고구마

    • mig 99.***.67.10

      난 또 고구마 볶음인줄 알았네.
      튀김이나 삶는건 들어봤어도 그런 요리도 있나 하고 들어와 봤더니…

      어익후
      또다른 구메가의 등장?

    • bread 76.***.136.148

      Christmas Song 중에서 정말 Favorite인데, eroica님이 먼저 올리셨네요. :)

      Merry Christmas 입니다. :)

    • Esther 99.***.159.205

      올리시는 노래마다 다 처음 듣는 노래인데…
      완전 좋아요….^^
      저 eroica님 광팬입니다…(만기님 죄송, 만기님도 광팬~~)
      계속 좋은노래 부탁드려요~~~

      메리크리스마스 그리구 해피뉴이어~~~~히히

    • Neo Master 222.***.190.84

      저도 고구마 볶음으로 봤습니다.
      순간 새로운 요리법을 소개하는건가 생각했습니다.

    • done that 66.***.161.110

      좋은 시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고구마 70.***.183.165

      볶음 괜찮아요. 바로 어제 저녁에 해먹었습니다. 제가 요즘 한국 가기전에 냉장고를 비운다고 남아있는 모든 재료 처치중입니다. 감자볶음보다 좀 두껍게 채 썰어서, 식용유에 볶다가 간장+물에 조금 졸인후 나중에 물엿과 깨소금으로 마무리 하면 됩니다. 전, 괜찮던데요.

    • eroica 69.***.144.179

      고구마 볶음이라…..음, 땡기는 군요.
      모두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내년엔 Esther님으로 부터 좋은소식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