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를 통해본 금융위기의 본질(4)

  • #101356
    한국인 71.***.216.153 2201

    넘쳐나는 꿀표 덕분에 노예개미들은 마음이 풍요로와져 그전처럼 열심히 일하지 않다보니 꿀 수확량이 현저히 줄어들어 되었습니다. 이에 원정개미들은 사업을 유지할 종자꿀의 수신고가 늘지 않자 묘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도구를 개발해 노예개미들에게 나누어 주니 이것을 잘 사용하는 개미는 수확량이 현저히 늘고 그렇지 못한 개미는 죽도록 고생만 하고 수확량은 형편없어 졌습니다. 이때부터 개미들 간에는 아는게 힘이다 라는 신조가 생겨 일 끝나면 도구 사용법 배우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도구 잘쓰는 개미가 완장을 차는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도구를 개발하거나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학원은 문전 성시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제 원정 개미는 좋은 학원 나온 개미중 말 잘듣는 놈을 골라 완장만 채워주면 시스템은 너무 잘 돌아가는 것 이었습니다. 앞에 걸리적 거릴 것이 없는 탄탄대로의 사업이었습니다. 마음을 푹 놓고 있는데, 난데 없이 예전에 발행한 꿀표들이 꿀로 상환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별거 아니었지만, 이것이 전체 발행 꿀표의 10%에 가까워 오니 종자꿀이 바닥나기 시작했습니다. 더우기 종자꿀이 바닥난다는 것을 알게 된 보통 개미들도 각자 꿀표를 꿀로 상환을 시작하니, 애당초 꿀표개미에게 맡겼던 꿀을 찾아서 막아도 막아도 끝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어 꿀표사업에 뛰어든 개미중 꿀표의 버블이 심한 순서대로 부도를 맞고 거기서 일하던 개미들은 일자리를 잃고 하루 아침에 길바닥에 나 앉게 된 개미들이 지천으로 깔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개미들은 뭐가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인지 알길이 없고 자신이 근면하지 못함을 자책하며 이제나 저제나 일자리가 생기길 학수고대 하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무너진 원정개미의 사업체는 꿀표개미들이 하나 하나 손쉽게 주워 담기 시작했습니다. 적당히 주웠다 싶었을 때, 초창기 원정개미들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들이 가진 꿀단지는 꿀표개미들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늦어 버렸습니다. 그들과 싸우기에는 이미 역부족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원정개미들은 다시는 이런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서로 합종연횡하고 그동안 잃었던 부를 다시 회복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부의 회복은 쉽지 않았습니다. 모든 개미를 열심히 독려해도 같은 양의 부를 회복하는 데는 지금까지 거쳐온 시간 만큼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예전엔 노예를 공급받던 아마존 개미를 떠올리며 그들에게 개척사업과, 꿀표사업을 가르치면 미친듯이 일할 것은 뻔한 사실이므로 그동안 거래했던 아마존 개미들의 규모를 가름하면서 순번을 매겨 차례로 비책을 전해주기 시작했습니다. 도구 사용법과 꿀표사업의 비책을 전수 받는 아마존 개미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열정이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조금만 칭찬해 주면 신나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업을 최고속으로 성장시켰습니다. 빈땅만 있으면 꿀단지 개미를 잡아와 개간을 시키고 물론 도구는 원정개미에게 사다 쓰고, 아마존 개미는 예전 보다 빠는 속도로 꿀이 늘어가는 걸 보면 흐뭇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이들도 원정개미와 마찬가지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노예개미를 풀어주고 내집 마련의 꿈을 안겨 모게지 쓰게 만들고, 여왕개미를 설득해 도로 사업, 간척사업, 광산사업, 돈되는 사업은 마구 벌이고 일자리는 넘쳐나고 정말로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