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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결혼한지 10년쯔음 되갑니다.
결혼 전엔 그야말로 핑크빛 꿈에 젖어있었고 매일 밤바다 컴퓨터대신 아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환상 아닌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결혼하고나니 그야말로 그건 꿈에 불과하더군요..얼마되지 않아 아이가 생기고, 많은 커플들이 그러하듯 임신하여 예민해진 아내에게 저의 본능적인 욕구를 설득하는 것은 스스로에게나, 아내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보니 점점 밤에 따로 자는 일이 익숙해졌습니다.예쁜 아이가 세상에 나오자, ‘아이가 배속에 있을때가 편한거다’ 라는 주변 선배들의 조언대로 1-2년간은 정말 힘들더군요. 하루종일 아이와 씨름하면서 심신이 지친 아내를 보면 임신중이었을때보다 더욱 본능적인 욕구를 표현하는 일은 더더욱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내를 사랑하기에 자제가 힘들때면 알아서 조용히 풀다 잠에 들고, 그렇게 시간이..흘러 아이도 이제 혼자 잘 놀고 잘 자고 부부만의 시간을 가질 환경이 제법 다시 갖춰졌는데도이젠 그렇게 흘러온 시간속에 익숙해진 각방이 너무 편해져서 아내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집니다.마음으로는 그래도 자주는 못해도 가끔은 로맨틱한 분위기도 만들고, 담배도 끊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늘어난 뱃살도 집어넣고 와인한잔 나누면서 그렇게 아내를 아껴줘야겠다..생각을 해보지만 거친 하루를 보내고 집에돌아와 아이와 놀아주고 나면 생각했던 일들은 그냥 다 잊혀지는군요.잔소리 없는 공간에 혼자 이렇게 저렇게 편하게 쉬면서 놀다 잠드는 것이 오히려 거친 하루를 매일 시작해야 하는 지금 어쩌면 더 옳은 일일거라는 자기변명에 빠지곤 합니다.다른 부부들 께서는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