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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에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아서 지금와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오히려 아버님께서 8mm 영상으로 많이 찍으셨었는데 필름 들은 거의 모두 사라지고 없는 것 같습니다. 참 아쉬움이 크네요.요즘 같아서는 디지털카메라로 그리고 캠코더로 영상을 무제한으로 남기고, 저장하고 셰어하기도 하는데 70년대만 해도 사진이 참 귀했죠. 그때의 디지털카메라겪인 폴라로이드가 참 신기하고 인기있었습니다.
아이가 자라감에 따라 언젠가 부턴가 뭔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사람들이 아들아이를 보고는 붕어빵이라고는 하는데 저는 객관적인 입장, 즉 사진같은 것으로 비교하고 싶어도 어린시절 사진이 워낙 없다보니…그래서 허전했나 봅니다.5-6년전 그 얼마 안되는 사진 중에서 하나를 스캔해 놓은 저의 어린 시절 사진 하나를 우연히 화일정리하다 발견했습니다.
빛은 좀 바랬지만 아직도 꽤 또렷한 컬러사진인데 유치원에 가기전 예쁘게(?) 유치원복과 가방을 둘러매고 자전거를 쥐고 웃으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그런데 그 사진을 보고 그만 기절을 할 뻔 했습니다. 그 사진의 나이 또래가 된 아이의 사진을 비교해 보니 마치 형제와 같이 똑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많이 비슷한 것이 아니라 99%로 똑같은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너무나 그리고 누구나 잘 알지만 우리는 모두가 DNA를 이고 삽니다. 저도 결국은 아버지의 어린시절을 비교하면 거의 같을 것이고, 저의 행동 하나하나 습관 하나 하나를 모두 닮고 또 닮아가는 아이를 보면서 결국 우리들은 그 진하디 진한 혈육이라는 필연의 DNA를 안고 그리고 이고 살아가고 있구나…
새삼스럽게 이런 생각들었습니다. 나의 지금의 잘못된 생활습관 하나 하나 혹은 잘못된 편견에 따른 인생관이 아이들의 DNA로 이어지고 이것은 결국 그 이후로도 계속 이어지게 된다는…
너무나 평범한 진리이지만, 이 빛바랜 오래된 사진하나를 통하여 진리를 하나 더 깨닫게 되는 것을 보니 부모로서 이제 좀 철이 들어가나 봅니다.
부끄럽지 않은 DNA 아니 부모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겠다는 결심을 다시금 해봅니다. 그리고 그 노력을 (어느정도나마) 닮아갈 아이들을 생각하니, 희망이 있고 발전이 있을 미래가 있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닌가 합니다.
빛바랜 사진과 DNA…책임감과 행복감이 동시에 밀려오는 그런 밤입니다.
내일은 저의 어린 시절의 그런 포즈로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줘야 겠습니다. 미래의 또 다른 발견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