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한 순간 1 – 주루룩 주루룩

  • #83551
    PEs 67.***.2.212 6041

    아이를 갖고 부모가 되면 철이든다고…요즘 제가 그렇습니다. 꿀꿀님보다는 연배가 위인 것 같지만 다 나이들어가는 처지니 다 비슷한 상황이고 공감대가 형성되는 글이라 생각되어 용기내어 올립니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팔순을 바라보는 노부모님께 어떻게 좀 더 효도를 할 수 있을 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용돈을 정기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보내드리는 것도 사실 뭔가 허전하고 죄송하고…예전에 아버지와 참 많은 갈등이 있었었는데 (그당시에는 제가 논리적이고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였죠.) 이제는 거의 매일 부모님께 간단하게 나마 전화로 안부를 드립니다.

    먼저 이 프로젝트를 위하여 어떻게 모든 상황, 즉, 전화드리는 여건과 시간, 통신료 등등을 최적화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1. 통신료의 최적화: T-Mobile에서 My Faves를 사서 콜링카드 접속번호는 무제한 무료서비스를 최대한 이용. 2.5센트의 콜링카드 비용 외 모든 접속비용은 무제한 무료.

    2. 안부전화의 정규화: 퇴근하는데 소요되는 약 25분간을 부모님께 안부전화로 쓴다. 안전을 위해 핸드프리이어폰을 쓰고 퇴근하는 시간에 한국으로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리면 아침에 어딘가 나가시기 직전에 전화를 받으시고 이런 저런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최적의 시간.
    주로 이런 저런 것들을 끊없이(?) 들어드립니다. 그것만으로도 어쩔때에는 어머니께서 너무나 기뻐하시고 또 기뻐하시네요.

    3. 안부내용의 정례화: 거의 부모님의 말씀을 Listen해 드리기도 하지만, 절대(!) 현재 나의 어려움은 말씀드리지 않는다. 괜찮다고는 하시지만 수백가지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으로 다음 전화때까지 녹초가 되어계신 부모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무조건 괜찮다는 얘기보다는 나의 5년 10년을 내다본 미국에서의 비젼을 자세히 말씀드리면 그 어떤 때 보다도 행복해 하심. 아마도 인생의 황혼기에서 자녀들이 비젼이 있을때에 가장 보람을 느끼시는 것으로 사료됨.

    이제는 퇴근길에 거의 반사적으로 아버지께 어쩔때에는 어머니께 전화를 드립니다. 물론 아버지 어머니라 하면 장인, 장모님도 포함됩니다.

    결국 일주일에 한번은 반드시 통화를 하게 되는데…이 효도 프로젝트가 2년을 넘어가니 모두들 제 전화만 기다리십니다. 그리고 정말 기뻐하십니다.

    “00 아 너의 전화를 이제 받는 것 만으로도 너무 너무 행복하다. 비록 너를 가까이서 볼 수는 없어도 네가 힘들고 어려워도 항상 괜찮다고 하는말…나는 다 안다. 네가 얼마나 힘들게 미국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지를…
    전화만도 이제는 충분하다. 한국에 가까이 있지만 명절때만 돌아보는 형식적인 가족들이 얼마나 많니? 너의 진심어린 짦은 전화 통화, 안부 하나만으로도 정말 정말 행복하다. 너는 정말 그 어떤 것 보다도 큰 진정한 효도를 하고 있다는 것 너는 알고 있니? 꼭 알아야한다. 너는 절대로 언젠가 우리들이 떠나가도 아쉽거나 후회를 해서는 안된다. 절대로…..”

    주루룩…주루룩…

    마음은 한국으로 달려가고 또 달려가고 있지만 그래도 참 감사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하여 마음만큼은 노부모님들과 꼬옥 연결되어 있으니…

    이제 조금 철이 들어갑니다…

    • dbs 67.***.43.114

      PEs님 제가 2번으로 이글을 읽은 것 같군요.
      tip과 공감이 되는 내용 감사드립니다.
      저보다 연배가 위이신 것 같은데, 저도 큰아들로 항상 고국에 계신 부모님과 동생등 친지들에 대한 죄송함의 죄를 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1주일에 한번 전화하는 것도 아버지께나 저에게 모두 부담이 되어 전화를 2주에 한번씩 요즘은 하고 있습니다. 여쭤볼 말씀이 없어서요. 아직 제가 한참 철이 덜들었기 때문인가 봅니다.
      대한민국 모든 분들 많이 많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NetBeans 76.***.131.53

      아주 공감이갑니다. PEs님은 전문분야 글외에도 이런 수필류글도 잘 쓰시네요^^ 잘읽었습니다.

    • 건들면 도망간다 71.***.213.121

      부모님 생각하시는 마음이 각별하시네요. 마음은 항상 그들곁에 함께 한다하면서 조그만 실천도 잘 하지못하고 살고 있는데…. 어쩌다 전화드리면 “전화비 많이 나오니 빨리 끊어라”는 성화때문에 번번히 대화한번 푸근히 하지 못하고 허둥데다 끊고 허전해 했는데 좋은 방법사용하시네요.나도 한번 시도해봐야지.

    • 산들 74.***.171.216

      PEs 님 글을 보니 정말 제 자신을 많이 뉘우치게 되네요. 그러면 안되는데…하면서도 아직까지 쪼로록…엄마에게 달려가는 애모냥 “엄마….나 이런일 있었는데..저런일 있었는데..” 하면서 힘들어, 아퍼…하고 있는 제 자신이 어찌나 철없고 한심한지요…ㅠ.ㅠ

    • 콩알이 71.***.55.150

      글 정말 좋습니다
      근데 2.5센트하는 전화카드가 어떤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어떻게하면 젤 싸게 통화할수 있을지 몰라서요

    • PEs 75.***.144.154

      http://www.opendial.com에 보면 여러가지 플랜이 있습니다. 저는 Toll Free접속 플랜말고 로컬접속 번호 플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보니 좀 더 싼 플랜도 많네요. New Mega Express는 분당 2센트밖에 안하는데 Maintenance Fee를 잘 고려해서 자신의 전화사용 패턴을 고려하여 고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분당 2.5센트인 세계로 로컬카드를 쓰는데, 앞으로는 더 저렴한 플랜으로 바꿔야 겠군요.

      글을 쓰고 보니 마치 광고 같군요. 아마도 더 싼 플랜도 요즘은 많으리라 봅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 시리즈…미국 생활과 연관하여 하나 둘 생각 날 때마다 써보려 합니다. 다른 분들도 비슷한 경험등을 적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부족한 글에도 잘 읽어주신 따듯한 마음의 이웃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아줌마 169.***.120.56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나그네길 71.***.58.121

      걍 여담이지만 800번호는 t- mobile my favs에 등록이 안되더라구요…그래서 등록하려면 로컬번호되는 전화카드사셔야 하는데 그것도 문명의 혜택이 있는 대도시에나 가능하고 제가 사는 곳은 영…ㅠㅠ쩝쩝 이더라구요…

    • PEs 75.***.144.154

      나그네길님, t- mobile 플랜은 장거리전화에 대한 추가비용이 전혀 없습니다. 님께서 뉴욕에 사신다고 해도 캘리포니아의 한 로컬접속 번호를 (800이 아닌 로컬번호) 사용해도 속도나 접속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아마도 집에서 쓰는 전화처럼 가까운 근처의 로컬번호를 생각하신 것 같은데 (장거리 전화 비용을 줄이기 위한), 그런 문제는 전혀 걱정을 안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800으로 시작되는 Free Toll 번호사용은 위에서 콜링카드 분당 비용도 더 비싸서 안좋습니다.

    • 터푸한 노처녀 151.***.250.99

      저는 스카이프로 부모님께 전화하는데요 …
      컴퓨터로 전화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
      이것이 제일 싼 것 같더라고요 … 분당 2.1 센트거든요 ..
      저는 부모님께는 무조건 가격이 무척 싸다고 말씀드립니다.
      거의 공짜라고 …

    • MN 122.***.187.6

      한국에서 LG070같은 인터넷전화를 사면 미국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 시내요금이니 부모님께서 전화하셔도 편리하고요.
      두대 사서 한국하나 미국하나 쓰면서 아주 만족합니다.

    • eb3 nsc 69.***.61.70

      공감의 글 감사 합니다… 저는 친정엄마랑 함께 살고 있고, 시부모님이 한국에 계셔서, 남편보다 제가 전화를 더 자주 합니다.. 남편은 이상하게도 전화를 잘 안해요.. 술이나 한잔 해야 밀린 이야기 30분이 넘게 한번씩 하구요..
      저는 안부 전화..그렇게 자주는 못하지만, 자주 드릴려고 합니다..부모님께 효도 하는 방법 그렇게 힘들지 않다는것 ..알고 갑니다..

    • 꿀꿀 129.***.69.145

      저도 이렇게 글쓸때는 생각을 하지만,평상시엔 자꾸 잊고 살게 되네요,,

    • 저는 72.***.114.90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들 전화의 방법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시도하시고 계시군요.
      한달에 10불정도 정액이고 무제한으로 하는 전화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