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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버자이나 모노로그라는 연극이 화제가 된적이 있었다. 교양있는 아가씨, 언니, 아줌마들은 차마 입에 담기도 쪽팔리는 여자의 거시기, 버자이나를 버젓이 제목에 달은거 부터가 요상하거니와, 그 내용도 매우 거시기한 연극이다. 연극의 제목을 직역하면 “보*의 독백” 정도인데 (에고~ 진짜 거시기허네. 그러니 제목을 한글로 못붙인거 아니겠어?), 여자 주인공 혼자 딸랑 나와서 시종일관 거시기에 대해 철판깔고 썰을 푸는 황당한 시츄에이숀 극이었다.
솔직히 아무리 신세대 막나가는 언니라도 이런 말을 자신의 입에 담기에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거다. 이건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도 솔직히 쪽팔리는 화두가 아니겠나. 아무리 오래 사귄 남친이라도… 자기야~ 내 거시기 색갈 쥑이지? <= 이런 소리 하는 언니 봤나? 아니면 벌건 대낮에 길거리에서... 여러분~ 사실은 내 거시기가 세상에서 제일 뽀시시 이쁜, 세계 최고 거시깁니다~ <= 이런 말하는 아줌마 봤나? 대단한 강심장이거나, 얼굴에 철판을 깐 그 방면의 프로페셔날 언냐가 아니면 이런 말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입은 근질근질해 죽겠는데, 차마 용기가 없었던 언니, 아줌마들이 이 연극을 보러 때로 몰려들었다. 머 변태까지는 아니지만, 취미가 요상한 분들이 때로 모여서는… 거시기 한마디에 박수치고, 보* 예기만 나와도 환호를 한것이다. 군중심리는 무서운기라. 혼자서는 쪽팔려서 보*의 보자도 못꺼내면서, 때로 모여서는 창피고 뭐고도 없는 것이다. 어두컴컴한 극장에서… 내 거시기가 어떠니, 남정내 거시기는 클수록 좋다느니, 벼라별 희안한 예기에 박수치고 낄낄대었다고 한다. 그 연극은 한마디로… 거시기 해방구였던 것이다. 그런데… 근자에 어느 분이 이와 비수꾸리한 단독 퍼포먼스를 벌렸다고 한다. 누구긴 누구겠나. 다 알믄서. 소문에는 대본도 혼자쓰고, 자정이 넘도록 고치고 또 고친 대본이라는데, 거시기한 내용이 위의 연극과 매우 흡사하다고 한다. 본인이 확인한 대사 몇마디만 봐도, 이건 점잔은 자리에서는 도저히 입에 올린수 없는 거시기한 내용이 넘쳐난다. 관객들 또한 그 방면에 목말라 있던 분들인지라, 거시기한 대사를 이분께서 신들린듯 거시기하게 쏟아부으니 얼마나 감격했겠나? 박수치고, 환호하고 난리가 났다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신문에 실린 이분의 사진을 보니 참으로 대단한 열연이었음에 틀림없다. 이분의 완맨쑈는 무려 4시간이나 계속되었다는데, 이분의 퍼포먼스에 감격한 관중들이 막판에는 거시기한 노래를 목청껏 불러재꼈다고 한다. 거시기 해방구가 따로 없다. 하기사, 그동안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입이 근질근질하던 분들의 마음을 내가 왜 이해 못하겠나? 대낮에, 맨정신에, 길가는 사람들 상대로 이런 예기를 꺼냈다가는 개망신 당할 것이 빤할터, 근자에 입조심하느라 스트레스도 받았을 것이다. 그러니 그저 맘에 맞는 분끼리, 끼리끼리 모여서, 거시기 만세를 부른들 내 알바 아니다. 다만 한가지 틀린 점은… 버자이너 모노로그에서는 딴사람의 거시기를 빗대어 욕하지는 않았다는 거다. 모모 아줌마의 거시기는 거무튀튀하다거나, 모모 언니의 거시기는 보기에도 징그럽다고 상대방의 실명을 들어 욕하는 대사는 없었다. 그랬으면 그건 예술이 아니라 명백한 명예회손이지. 그건 연극이 아니라… 천하의 쌍욕인기라. 그런데 이분은 자신의 퍼포먼스에 심취해서인지 고만 오바를 하고 말았다. 자신의 거시기가 세상 어디에 내놓아도 안꿀리는 세계 일류 거시기라고만 했으면, 그냥 또라이로 치부하고 말았을텐데… 상대방 거시기를, 그거또 실명으로, 천하의 허접 거시기라고 돌아가면서 씹어부렸으니… 이분의 퍼포먼스는 예술은 터녕, 고만 한편의 저질 음란극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거기에 박수치고 환호하는 넘들도 모조리 변태급으로 전락한 셈이고. 예술과 저질 음란극은 이렇게 종이 한장 차이이다. 고상한 취미와 변태짓도 마찬가지고. 그러기에 연기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란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