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머스탱 GT 컨버터블 처음 타보고 충격 먹었습니다

  • #3481572
    ㄹㅇ 73.***.32.220 6529

    대도시 사는 30대 싱글로 다른 면에 있어서는 웬만큼 세련됐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패션, 문화생활 등등)
    차 취미만큼 돈 쉽게 나가는 게 없다고 생각해서 차에 있어서만은 엄격한 금욕주의를 고수해왔습니다.
    평생 코롤라 캠리 소나타 알티마 퓨전 같은 차들만 타본 촌놈이었습니다.
    벤츠나 캐딜락 같은 차 렌트할 기회가 있어도, 친구가 한 번 몰아보라고 할 때도 눈이 높아질까봐 거절해왔습니다.
    차에 대한 생각도 그냥 나중에 부자 되면 테슬라같이 조용한 차 사면 팟캐스트 듣기 좋겠다 정도…

    그러다 싸게 나왔길래 처음으로 컨버터블을 렌트 해봤습니다.
    조금 조심스럽기는 했지만 그냥 뚜껑 열고 달리면 재밌겠지 하는 생각으로.. 컨버터블 모델이 나오는 차는 대부분 성능 좋은 차라는 생각은 못했나봅니다.
    컨버터블도 처음인데 머스탱처럼 좋은 차도 처음인데 심지어 GT모델을 렌트 받아서 바닷가로 나갔습니다.

    근데 와 정말 신세계더라고요.
    컨버터블 탑을 열고 숲 속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위에서 뭔가 떨어질까 새같은 게 날아와서 얼굴에 부딪히지 않을까 무섭기도 했지만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햇볕이 비치고 숲내 가득한 공기를 뚫고 나가며 머리로 서늘한 바람이 느껴지는데 한 마리 새가 되어 날아다니는 느낌이었습니다.
    차 안에 있으면 답답한 갇혀있는 듯한 느낌이 전혀 없고 사방이 초록색인데 어떤 해방감마저 느껴졌습니다.
    레스토랑도 열었길래 (바깥에만 앉을 수 있음) 세 달만에 처음 레스토랑에서 밥 먹고, 바다에 가서 수영하고, 산에 가서 하이킹도 하고 혼자 즐거운 날을 보냈습니다.

    근데 처음에는 무서워서 아기고양이가 걸어다니듯 얌전하게 운전을 했는데 원체 급한 성격이라 좀 익숙해지니 점점 맹수처럼 사납게 운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와… 그냥 밟으면 쭉 나가는 매력에 잠자던 질주본능이 깨어났습니다.
    뚜껑 없이 달리는 스릴이 배가 되더라고요. 한 40~50마일로 달리다가 100마일로 확 밟았다가 좀 감속했다가 하며 고삐 풀린 야생마처럼 달렸습니다.
    또 핸들링은 얼마나 부드러운지…
    스티어링 휠부터가 고급이라 그 가죽에서 오는 촉감부터가 다른데, 돌리는 대로 저항 없이 꺾이고, 급커브에서도 차체가 안정감이 있어서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이 때까지 운전하는 재미라는 게 뭔 말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은 깜깜한 밤이었는데 저 멀리 도시 야경이 보이고 위를 올려다보니 별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하루였습니다. 오늘 아침에 리턴하러 운전해서 가는데 작별하기 아쉽더라고요.

    이제 저는 망했습니다.
    착한 아내 얻어서 자식 낳고 근교에 좋은 집 사서 소나타처럼 적당히 지루한 차 끌고 다니는 좋은 가장이 되려던 제 꿈은 어제 일로 산산조각 났습니다. 이젠 성공에 눈이 멀어버렸습니다.

    • ? 76.***.84.205

      ?

    • 의외의 곳에서 적성을 찾으신 듯 합니다 172.***.111.237

      님이 세일즈맨이면 전 그 차 삽니다.
      인생의 성공은 몰라도 성공한 세일즈맨은 되실 듯.

      • ㄹㅇ 73.***.32.220

        아침에 차 반납하고 자식 잃은 착잡한 심정입니다. 어제 행복했던 일들이 꿈처럼 자꾸 생각나서 고통스럽습니다.
        기억을 지우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제로 돌아가서 다른 차를 고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저는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네요.

    • 흠,, 98.***.3.13

      서른 다섯 애둘 둔 대도시 사는 가장입니다. 8년전 학교 졸업 전에는 나는 나중에 직장잡으면 꼭 subaru wrx sti 타야지 했는데 8년전 직장잡고도 그냥 대학교때 타던 10년된 어코드 끌고 다녔습니다. 그러고는 다음에 승진하면 꼭 wrx sti 타야지 하면서 꿈만 꿧구요. 5년전 첫 승진으로 매니저 되면서는 임신한 아내 보면서 결국엔 집을 먼저 사고 모기지 착실히 갚으면서 다음에 승진하면 꼭 wrx sti 타야지 했습니다. 2년전 디렉터로 승진하면서 태어날 둘째를 생각하면서 결국엔 Sienna 밴 타는 아빠가 됐습니다…. 솔직히 지난 거의 8년동안 저는 차를 너무 좋아해서 왠만한 제가 관심있던 차들은 엔진, 퍼포먼스, 미션, 기타등등 모든 스펙을 그냥 줄줄줄 얘기할 만큼 유튜브도 많이 보고 했는데 좀 아쉽긴해요.

      하지만 현명한 와이프 만난 덕분에 통장에 6자리 숫자 세이빙도 있고 집도 절반 이상 페이오프된 집도 있고, 나름 고장안나는 차 두대에 강아지 둘 아들들둘이랑 지지고 볶고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솔직히 원글님이 부러워요. 저는 타고는 싶지만 시승도 못해본 컨버터블입니다.ㅠㅜ

      올해는 꼭 차를 좋은거 타고 싶은차 사야지 했는데 이제는 또 코로나가 터져서 큰 씀씀이 아끼자면서 그냥 저냥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 가족이 없으시면 젊으실때 좋은차 타보세요 🙂 와이프한테 얘기는 또 하긴 했습니다. 다음에 VP 승진하면 그때는 꼭 타고싶은 머스탱 GT 컨버터블이나 M340I 같은차 꼭 타겟다구요. 와이프는 포르쉐 뽑아주고요.

      • ㄹㅇ 73.***.32.220

        젊으신데 많은 걸 이루셨네요… 승진하셔서 원하시는 차 타실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집 먼저 사신 건 현명한 선택 같습니다.

        • 흠,, 98.***.3.13

          많이 이뤘다 보기보단 많이 포기하고 살았어요. 애들 낳기 전까지는 주에 60~70시간씩 일하고 앞만보고 달리다가 요즘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거 같아요. MBA도 가고 싶었는데 눈앞에 일만 죽어라 하고 못가고, 뭐 어떻게 보면 핑계지만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ford 75.***.155.175

      포드 직원조건은 못해드리지만 친구/업체 가격으로 살 수 있는 PIN 드릴께요. 필요하면 연락처 남기세요 ㅎㅎ

      • JAY 68.***.242.238

        포드 이번에 나오는 브랑코 살려고하는데도 싸게 살수있는지요?..

    • bk 174.***.129.101

      컨저터블을 탈수 있는 환경 즉 날씨가 받혀주면 지르세요.
      꼭 세차 살 필요없습니다. 주로 주말용이니 한 3년정도 개인리스 끝나고 나온 놈으로 고르면 가격도 착합니다. 스틱으로 선택할 수 있으면 추가 최소 2-3천 불은 더 떨어집니다.

      단 차량마다 보험이 많이 다르니 몇번 Quote차종 별로 인터넷에서 확인필요. 머스탱은 높지 않겠지만 어떤 차종은 사고가 많아서 거의 두배이상 뛰니 확인필요.

      미국처럼 싸게 자동차를 탈수 있는 곳이 없죠. 어느정도 여유만 되면 포르셰 까진 아니라도 머스탱 정도에서 인생을 즐기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지금 모델보다 2012년쯤에 나온 모델이 뒷부분 시야도 좋고 6기통에 괜찮아요.

      주말에만 탈 차라면 이정도 모델로 GT로 가면 넘 비싸지도 않고 상당히 괜찮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지름신이 스멀스멀 ㅋㅋㅋㅋㅋ

      • ㄹㅇ 73.***.32.220

        날씨는 캘리포니아라 괜찮을 것 같습니다.
        팍팍 밟고 타고 다니는 찬데 중고차는 고장 잘 나지 않을까 좀 걱정되긴 합니다 ㅋㅋ
        GT 컨버터블 신차 가격 보고 좌절했는데 중고차 보니 한 3년 된 모델이 $25000이면 진짜 살만하네요…
        진짜 지름신……ㅠㅠ

    • cs 173.***.70.3

      전 2020 gt performance pack 타보고 반대로 충격먹었었는데
      80마일 부근에서 사이드 미러가 흔들리면서 풍절음 들리고
      내부에 너무 싼 플라스틱 자재에
      도어 트림들은 간격이 제멋대로라서…

      • ㄹㅇ 73.***.32.220

        본문에서 얘기했듯 저는 차에 있어서는 까막눈이라 세세한 단점같은 건 못 봤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제 탄 차는 2017년형이었습니다.

    • ㅁㅁ 75.***.250.213

      컨버터블 좋져. 렌트할 기회 있을 때마다 꼭 빌려서 타보세요.

    • 부럽다 166.***.15.33

      머스탱 GT….갖고싶다

    • 머슷행 73.***.79.2

      음..가격대가 맞을진 모르겠으나 컨버터블에 꽂혀 머슷행을 살바에 그냥 콜벳으로 가겠음. 컨버터블은 아니지만 탑이 열리니 70프로 만족 됨. 주변에서 본건 항상 패브릭 뜯어져 불쌍해 보이는 머슷행을 너무 봐와서…

    • 자연사 98.***.109.6

      옛날에 소위 프리미엄 브랜드 컨버터블을 사서 즐겁게 잘 몰고 다녔어요. 여긴 겨울에 눈도 좀 오는 동네인데, 겨울에 윈터 타이어 끼고 다니고요. 7/4 fireworks때는 가족 태우고 차몰고 가서 뚜껑열고 보기도 했죠. 답답할 땐 나가서 달리고. 터보로 밟으면 확 쏠리며 나가고… “exhilerating”이 딱 맞는 표현입니다. 여름 저녁이나 밤에 탑 내리고 다녀도 참 좋았어요.

      그런데, 이제 졸업했습니다.

      다른 취미가 생겨서 차도 그걸 서포트하는 개념으로 가다보니, 컨버터블은 이제 아닙니다. 한 5년 타고 2년은 집에 세워두고 안타서 결국 팔아버렸어요. 살다보면 이렇게 변해요.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세요.

    • Pet 108.***.30.247

      컨버터블 미국서 즐기기 참 좋죠. 말씀하신대로 울창한 숲속길을 탑다운하고 와인딩하는 기분은 진짜 ㅎㅎ. 특히 퇴근길.. 너무 좋았던 기억들, 아이랑 와이프 태우고 주말에 시내 드라이빙도 멋지구요. 캘리는 땡볕인 날이 많고 숲이 별로 없어서 오히려 즐거움이 반감될지도 몰라요. 겨울이 오지만.. 낙엽이 지는 지역이 컨버터블의 성지입니다.

    • 89 67.***.112.114

      돈을 악착같이 아껴서 오는 만족감에 공허함을 느끼신다면
      그냥 쓰세요 더 열심히 벌고! 차는 수준에 맞게 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약간 더 오바하는게 좋죠 특히 2-30대에는요. 40대 되면 그때 아주 진득한 차 10년 타면 됩니다. (다만 이건 본인이 본인만 책임져도 되는 집안일때만.)

    • 머스탱 174.***.19.247

      부담도 없고 쉽게 접근하기 좋은차죠. 실내 구린건 옛말임. 다만 미국적 취향이 가득한 차량이라 좀 운전하기 큼직함.

    • calboi 73.***.28.61

      미국차 배기량에서 토크/마력에 배기음에 맛들이기 시작하면 다른차 타기 힘들죠. 머스탱, 챌린져등 특별한 매력이 있는 미국 스포츠카들…

    • 포드직원 136.***.16.182

      저 포드 직원인데도 아무리 할인 해죠도 꿈도 못꾸는 차입니다.
      직원컨퍼런스때 전시해둔 GT 앞에서 사진만 찍고 좋아했습니다. 문이 하늘로 열리는거 보고 신기했습니다.
      그냥 필요할때마나 렌트해서 타는것도 나쁘지 않을거 같습니다.
      현실은 늘 적당한 타협이 필요 하지요.ㅎㅎ
      전 GT커녕 F-150 도 못 타고 아직도 전에 회사에서 타턴 현기차 타고 다닙니다.

    • 토끼F83 97.***.205.241

      F83 M4 convertible 타고 있습니다. M performance Exhaust(MPE) 달고 있구요. 뚜껑 열고 달릴때 기분 참 정말로 좋습니다. 컨버터블 추천합니다. 남자가 스포츠카에 졸업이 있나요? 전 992 GT3 나오면 Porsche 로 갑니다. 40대때 진득한 차 10년이라뇨? 이제 스포츠카 시작이죠.

    • Qq 73.***.140.153

      글 읽고 대리만족한 느낌은 오랫만이군요

    • AAA 71.***.181.1

      벤츠세단, BMW suv 있는데 다음차는 꼭 cayman gt할 생각입니다.
      후기좋으네요. 대리만족.

    • 컨버 70.***.69.86

      글을 읽어보니 저와 비슷하시고 저와 같은길을 가실것같아요.
      저도 30대중반 싱글입니다.
      저도 항상 평범한 세단만 타왔습니다.
      물론 v8엔진도 탔기에 가속감같은거는 스트레스없이 잘 탔지만
      뭔가 지루했죠,
      그러다 어느날 bmw 매장에서 z4컨버를 타보고서 님과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2.0터보이기는 하지만 차가 1.5톤정도밖에 되지 않아 가속감을 충분히 느낄수 있었고
      오픈에어링의 참맛을 느껴버렸죠,,
      결국 제손에 BMW키를 가진게 3개월 되었네요.
      2019 BMW Z4 빨간색.
      날씨가 더워져 요새는 오픈 잘 안하지만 한번씩 스포츠모드로 쏴주면서 스트레스 날립니다.
      차량구매후기 기다리겠습니다

    • WL 24.***.138.155

      14년전에 중고 수동 마즈다 미아타를사서 4년동안 재미있게 타고 사정이생겨서 팔았어요.
      그런데 딸아이가 산 수동스포츠카를 타보고 수동컨버터블이 또 타고싶어졌어요.
      중고 미아타를 사려고 시간나면 온라인 중고사이트를 뒤졌는데 내가 10년전에 팔았던 가격보다 너무많이 올랐더라구요. ㅎ
      캐리포니아 산호세 지역인데 90년 형을 오천불 부르는 판매자도 많아요.
      그와중에 깨끘한 2000년형 토요타 MR2 SPYDER 가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에 나와서 그냥 질러 버렸네요. ㅎ
      지금까지 2년 가까이 잘타고 있어요. 비지니스 용으로 쓰는 미니밴과 세단이 있는데 개인적인 용도로는 항상 이차를 써요.
      너무 재미있어서 와이프가 뭐가 필요하다고 하면 예전같이 귀찬아 하지않고 주저없이 차를타고 나갑니다. ㅋ
      이곳은 날씨가 좋아서 일년내내 지붕을 열고 탑니다. 비오는날은 천에 떨어지는 비소리가 재미있기도 하고요. 가끔 밤에 무료할때는 나가서 드라이브 하고와요. 더운 여름에는 밤에 지붕을 열고 타면 정말 시원하지요. 이차를 보고 테니스동호회에 있는 70세의 장로님도 미슷한 컨버터블을 사신다고 찾고계시고 40대 초반의 후배멤버들은 자기들도 아이들이 다크면 꼭 산다고 하네요. 여자 회원님들은 언제 태워줄거냐고 농담도 하고요. ㅎ 잘정비된차라 가능하면 오래 가지고 있으려합니다. 비싸지안은 가격에 2년 가까이 차를 타는 기쁨을 주어서 아주 만족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