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연구원 .vs. 대학 교수

  • #169702
    연구원 216.***.5.53 8383
    안녕하세요

    미국 대기업 연구소에 다니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박사, 포닥후 이곳 연구소에서 일한지 2년이 지났고 현재 직장에 매우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단 한가지 아쉬운점이 있다면 논문 쓰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 학교다닐때 논문 쓰고 학회가서 발표하는 것이 참 보람되고

    제 삶의 활력소를 줬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자연적으로 대학 교수 자리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탑 사립대는 쉽지 않을 것 같고 리서치 중심의 50-100권내의 주립대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대학랭킹 100위 정도의 학교랑 현재 직장이랑 어떤 곳이 좋은지 감이 잘 안옵니다.

    제가 다니는 직장은 미국/유럽 교수들도 옮겨올 정도로 명성이 높고

    최근 수십년간 레이오프는 거의 없을 정도로 안정적입니다.

    하는 일도 재미있고 스트레스 별로 받지 않고 일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단순히 논문 쓰고 싶은 욕망 그리고 좋은 논문으로 제 분야에서

    대가가 되는 꿈으로 학교로 옮기는 것이 너무 순진한 생각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티칭 경력은 포닥때 교수대신 땜빵으로 몇번 해본 것이 다입니다.

    조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붙고 나서 고민해라 같은 영양가 없는 답변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 질문 50.***.118.249

      답변이 아니어서 죄송합니다.

      저도 박사마치고 회사 들어온지 이년 정도 됬구요. 님과 달리 지금하는 일이 production으로

      너무 직접 연관되어 research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같아서 회의를 느끼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research를 어느 정도 할수 있는 여건이 되시는 것 같이 느껴지네요.

      제가 지금 하고 싶은 것은 어느정도의 연구와 논문을 쓸수 있는 여건 이런 것들인데

      님처럼 교수직을 알아봐야 할지 national lab을 도전해봐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도 이글에 대한 답글이 궁금하네요.

    • 학교간다면 142.***.208.132

      상위 10위권 연구중심대학으로 가지 않는 이상 박사과정 때처럼 연구에서 희열을 느낄때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은 걸릴겁니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잡일들이 엄청 많거든요.
      티칭에 대한 로드도 무시 못합니다.

      하지만 저도 가족만 아니라면 미국 기업 연구소보다는 한국내 학교로 가고 싶네요. 아내가 갈려면 혼자가라는 분위기인지라 아마도 마음만 계속 가지지 싶습니다.

      혹시 결혼하셨다면 아내랑 먼저 이야기해보는 것이 우선이지 싶습니다.

      • 저도 50.***.118.249

        저도 한국학교에 가장 가고 싶은데 님처럼 와이프가 혼자 가라더군요.

        그럴 자신은 없고 미국학교나 national lab에서 한번 일해보고 싶은데

        아는 사람도 없고 상황이 어떤지 전혀 감이 안잡히네요. 티칭에 소질이

        없는지라 national lab에 도전해보고 싶은데 자리도 안나고 지금하는

        일은 마음에 안들고 참 고민입니다.

    • qwer 31.***.30.3

      연구의 희열을 방패삼아 취미삼아 지원해 보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 거같은데요.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미국인 포함해서 연구실적 올리면서 몇 년씩 준비하는 사람들 있는데 달랑 지원해서 가기가 쉽지가 않아요. 눈을 아래로 두면 어디라도 될 거 같지만, 그런 학교에서는 아예 외국인 지원자, 연구에 관심이 있는 박사학위자가 될 확률이 없지요. 따라서 대략 50위 권안에 님 전공에서 세부전공이 한 열개 된다면 그런 자리가 일 이년안에 몇 개나 나는지가 문제입니다. 미국이 학교가 아무리 많아도 참 힘든 일이죠. 그러기엔 님 현재 잡이 너무 안정적이어 보입니다.

    • 경험자 210.***.40.100

      첫번째로 확실하게 알아보아야 할 것은 현재 대기업 연구소에서 레이오프가 정말로 거의 없느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레이오프가 수십년간 거의 없는 대기업 연구직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왠만한 대학교수보다 낫다고 봅니다. 레이오프나 압박에 의한 퇴사등등은 기업에서 쉬쉬하는 경우가 많기에 작정하고 찾아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회사가 흔들리면 제일 먼저 칼을 대는 곳 중의 하나가 리서치 파트입니다.

      두번째로 생각해야 할 것은 한국학교냐 미국학교냐입니다.
      교수라는 직업은 연구이외에 교육, 인맥, 정치 등등의 다양한 요소가 요구됩니다. 한마디로 사람들과 교류와 책임이 많은 연구직이라 볼 수 있지요. 저는 미국에서 학위 후, 십년간 있었지만 외국인으로서 미국학교에서 이런 다양한 요소를 매끄럽게 소화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미국학교에 계시는 한인 교수님들은 수동적으로 사시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이런 교수생활의 호불호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지만요. 한가지만 더 지적하면 논문이 없다고 했으니 현재 원글님은 한국의 왠만한 학교에 가기는 불가능합니다.

      셋째는 미국학교에 갔을 때 (앞서 두번째에 언급한 것들로 인해) 살아남을 수 있느냐의 문제이지요. 패자는 말이 없이 사라지고 승자는 사람들 앞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미국학교에서 테뉴어 떨어진 수많은 외국인 교수들은 말없이 사라질 뿐이지요.

      결론은 만약

      “제가 다니는 직장은 미국/유럽 교수들도 옮겨올 정도로 명성이 높고

      최근 수십년간 레이오프는 거의 없을 정도로 안정적입니다.”

      이것이 정말이라면 그냥 거기 계시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참고로 옮겨오는 미국/유럽 교수들이 연구를 할 수 있는 학교들에서 테뉴어를 받은 교수들이라면 원글님이 윗글과 같은 고민을 할 필요가 없겠지요.

    • 경험자 210.***.40.100

      한가지만 더 첨언하면,
      리서치 중심의 50-100위권 미국 대학들 지원해 보시면 생각보다 힘들다고 느낄 겁니다.
      확실한 타픽이 있지 않는 이상 논문이 없는 회사 연구원이 저 정도 수준의 미국학교로 가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금도 하루종일 연구하면서 논문쓰고 있는 수많은 포닥과 조교수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 경험자 180.***.230.18

      미국 학교와 현재 있는 곳중에 어떤 것이 더 맞을지 궁금하다고 했는데, 현재 저는 한국 학교에 있지만, 교수의 가장 큰 메릿은 자기가 결정해서 시간을 배분하여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거의 모든 결정권 및 책임이 본인에게 주어지는 독립적인 개체로서 인생을 살 수 있지요. 좋은 논문들을 쓰고 자신의 분야에서 대가가 되고 싶다면 그렇게 노력하면 됩니다. 아무도 간섭 안합니다. 대내외적으로 여러 사람들을 연결해서 공동연구쪽으로 가는 것 (즉, 연구 메니징)에 흥미를 느낀다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현재 회사에 (교수정도는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의 이런 자유도가 있다면 그곳에 있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 원글 74.***.110.255

      답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제가 적은 글이 약간 혼동이 있었는데, 회사연구소에 와서 논문을 못 썼다는 뜻이고, 박사/포닥 기간에는 논문을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썼습니다. 논문의 질과 수로만 보면 최근에 조교수로 임용되신 분들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 오래 있으면 이 논문들 출판 날짜가 뒤로 밀려서 점점 더 힘들어지겠지만요.

      과거 테뉴어를 받은 교수, 받지 않은 교수들 모두 저희 연구소에 들어오셔서 일하는데, 이분들은 대부분 일반 엔지니어 레벨은 아니고 메니져나 principal, chief 엔지니어로 오셨습니다.

      참고로 제가 일하는 곳은 IT 처럼 트랜드가 빨리 변화는 분야는 아닙니다.

    • 그거시 71.***.248.151

      그정도 대학 현직입니다. 저도 인더스트리에서 일하다가 왔는데요, 붙고나서 고민해라가 영양가 없는 게 아니고 제가 보기에는 정답입니다. 님 분야에 공고가 나면 더 늦기 전에 준비해서 지원해보세요. 해보지 않고 어떻게 알겠습니까? 서류 준비하는데는 그렇게 힘이 들지 않습니다. 일단 전화인터뷰라도 받게 된 후 심각하게 고민해도 됩니다.

    • 현직 150.***.210.84

      많은 분들이 좋은 답글 달아 주셨는데,
      조금 덧 붙여서 말씀 드리면…

      하는 일 (연구) 만 두고 보자면, 아마 연구소에 계시는게 맘편히 연구하기에는
      훨씬 유리 할 듯 합니다. 펀드 따오고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 또는 본인이 주체가 되어서 하는 연구 부분에서는 제한 사항이 있겠지만,
      일만 두고 보자면 회사에 있는것이 더 편하고 안정적일 듯 합니다.

      하지만, 두 가지 정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1. 몇 십년동안 레이오프가 없었고, 트랜드가 빨리 변화하지 않는 분야라고
      하셨는데, 제가 있는 분야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몇 년전에 몇 십년간 연구쪽 분야에
      레이오프 시킨적이 없던 회사에서 연구파트를 통째로 레이오프 하는걸 봤습니다.
      어찌 되었든, 회사에 계시면서, 이 부분을 무시 할 수는 없을 듯 하구요.
      (어찌 보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죠. 더욱이 미국경제/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생각하면…)

      2. 일의 성격 부분을 말씀 드리고 싶네요.
      쉽게 비유를 하자면,
      두 사람이 똑같이, 채소 장사를 하는데, 한 사람은 종업원이고, 한 사람은 사장이고 하는 차이 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하는 일(판매)은 똑같죠. 채소 장사라는게 뭐가 다르겠습니까. 하지만, 사장은 장사에
      관련한 판매뿐 아니라 전반적인 부분을 다 관리하고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 일은
      종업원 보다 훨씬 많이 하죠. 그리고 스트레스도 많죠. 판매량에 따라서…
      그래서, 그냥 저냥 장사도 안되는 채소 장사라면 종업원이 오히려 낳을 수도 있겠지만,
      장사 잘되는 가계라면 얘기는 완전히 다르죠. (본인의 능력에 달린 거죠.)

      대기업 연구원과 연구중심 학교 교수자리를 채소장사에 비유해서 그렇긴 하지만,
      저도 인더스트리에서 십여년 경험하고 학교로 옮긴 케이스라. 이 비유가 나쁘지 않은
      비유이지 않나 생각 합니다.

      그리고, 여기 이민 1세대로 박사 유학와서 정착하신 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미국 교수잡은
      3D 라는 얘기들을 많이 하시는데요. (저도 학위 하는중에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지도 교수가 그래 보여서요.)

      그래서, 한국 교수자리가 당연히 미국 교수 자리보다 여러 여건들이 나을 것이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십니다.
      물론 한국이 많이 발전했고, 생활 수준이 나아졌긴 하지만, 연구자로서의
      한국 대학에서의 연구 환경은 미국에비해 많이 열악 합니다. 그리고, 3D 라고 하는건
      미국 인더스트리에 비교해서 하는 얘기이지, 한국 인더스트리나 학교에 비교해서는
      맞지 않습니다. 미국 학교에 일하는게 한국 대학에서 일하는것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하기 나름이겠지만…) 미국 인더스트리 보다는 일이 훨씬 많습니다만…

      한국 고향/부모님/친구 그리워서 한국 학교로 가는것과는 별개의 이야기 입니다.

      미국 인더스트리에서의 일이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제 경우는 사실) 학교에서 하는
      일과 비교했을때 거의 2~3배는 많고, 스트레스도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채소가계 종업원이 아니고, 가계를 운영하고 이끌어야할 입장이라,
      그 스트레스와 많은 일들을 기꺼이 감내 하는거겠지요.

      한국에서 연구 여건이라는게, 한국에 연구 중심대학이라는게 몇 개학교나 있는지 생각해 보시면, 답이 나오리라 생각 합니다. 인문계쪽은 다르겠지만, 공대쪽은 글쎄요…

      한국에 삼성 삼성 해서 제 친구들 삼성에 많이들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친구들이 들어가자 마자 많이 힘들어 하더군요.
      특히 전자. 부모님과 주변에서야 좋아 하셨죠.

      옆에서 바라 보는 타인의 삶은 항상 좋아 보이고 평범해 보이기 마련 입니다.

      일단 겪어 보시길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미국대학에 지원해 보세요.
      서류 접수 굉장히 간단 합니다.
      해보고 전화 인터뷰라도 오면 그 때 고민하셔도 늦지 않을 듯 합니다.
      학교로 가는게 생각 보다 많이 어렵더군요.
      능력 뿐 아니라 궁합도 맞아야 하니…

      • 질문 50.***.118.249

        인더스트리 십여년 경력이시면 혹시 테뉴어 받고 옮기셨나요? 그경력에 대해서 어떤식으로 학교에서는 인정해주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