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우를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나요?

지나가다 98.***.216.89

원글입니다. 저는 50대 중반입니다. 저는 70년대 군대에서부터 이말을 자주 사용했는데 오늘 구글을 하니까 찾을 수가 없네요. 그래서 확실히 우리말이 아닌 것은 알았습니다. 그렇다고 일본말도 아닌 것 같은데, 하여간 나이 좀 있는 사람들은 많이 사용하는 표현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가가리’에 대해서 좀 더 설명을 드립니다. 텃세를 부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직위나 직권을 남용하는 경우와는 조금 다릅니다. 일종의 친절을 베풀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고 , 또는 당연히 해 줘야 되는 상황인데도 안해주는 경우에 ‘가가리핀다’ ‘가가리부린다’ ‘가가리가 심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직장생활에서 출장 후에 사용한 비용을 올렸더니 결재를 안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뻔합니다. 회사업무를 위해서 사용한 것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썼다는 얘긴데… 많은 경우 사규에 의해서 라기 보다는 상사의 judgment call입니다. 결재를 해주면 좋은 상사이고 결재를 안해주면 ‘가가리’가 심한 상사라고 합니다. 회사를 위해서 일하기 때문에 회사업무로 출장을 가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으로 회사출장에서 발생한 모든 비용은 일단 회사와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비용을 reimbursement해주지 않으면 개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한가지 더 예를 들면, 군대에 갔다 온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군대에서 ‘가가리’가 가장 심한 부서는 의무대와 급식입니다. 아파서 의무대에 가면 위생병 쫄병이 가짜 병장을 달고 ‘가가리 피우는 것’을 다 받아들여야 치료를 받거나 약을 타 먹을 수 있습니다. 군대에서는 항상 배가 고픕니다. 전방 야전부대의 경우 식당이 없어서 소대별로 배식을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식당에서는 나중에 밥이 남는 한이 있어도 당장은 가능한 적게 줄려고 합니다. 배식을 받는 사병은 악착같이 더 달라고 합니다. 배식량이 적으면 소대에 가서 고참들에게 밥이 적다고 혼나고 잘 못하면 본인은 굶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이런 이유로 배식받는 사람은 취사병에게 갖은 아양을 다 떨고 아는 척을 합니다. 군대에서 사병은 아프면 당연히 치료를 받거나 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는 사병은 당연히 나라에서 정한 일정한 양의 음식을 배급받아야 됩니다.

보통 가가리 피우는 사람들끼리는 모여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괜히 잘해주지마, 잘해주면 우리를 우습게 알아. 그러니까 가능하면 가가리피우면서 정말로 요구하면 조금씩 해줘. 또는 감사할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잘해줄 필요없어. 또는 고맙다는 뜻을 물질(사례)로 받지 않으면 절대로 해주지 마…

윗상황을 ‘가가리피운다’라는 표현말고 순수 한국말로 다른 표현이 있을까요? 순수 한국말 표현이 있으면 영어로 표현하기도 쉬울것 같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