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굳이 이런 73.***.239.132

헤어지고 굳이 이런 글을 올리는 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네요. 남자 쪽 가족에 문제가 있다는 건 알겠지만,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건가요? 같이 욕해달라는 건가요? 본인이 성인이면 처음에 잘 판단해서 만났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리고 알고도 만났다면 본인 책임이 아닌가요? 역시 뭔가 우리 문화는 성숙한 태도나 인간에 대한 이해, 사람과 감정에 대한 세심함이 부족하다는걸 느껴요.

그리고 이미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셨나 보네요. 친구들이 가스라이팅 당했다고 말한 걸 보면요. 그런데 정작 친구들이랑 본인이 가스라이팅의 뜻을 잘 모르는 것 같은데… 가스라이팅은 사실이나 사건을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상대방의 기억, 인식 또는 정신력을 의심하게 만드는 심리적 조작을 뜻해요. 글 내용을 보니 이런건 안겪으신거 같은데, 본인이 그냥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을 사용한 이유가 “남자가 자기 의견만 고집했다”는 말을 하고싶어 하는거 아닌가요?

어쨌든 글을 읽어보면 오히려 가스라이팅(?)은 본인이 먼저 한 것 같은데요. 남자친구에게 아버지를 부양하는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라고 말한 것은 본인에게 유리한 쪽으로 상대방을 바꾸려 했다는 것이잖아요. 이런 태도는 한국에서나 통하지 미국에서는 잘 안먹어줄 겁니다. 미국인들이랑 연애 조금만 해보면 늘상 듣는 말이 I do not want to change you, I love the way you are 이런거 아닌가요.

그리고 f***이라는 단어까지 써서 싸웠다는 걸 보니 단순한 말다툼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아마 본인이 좀 그 문제에 대해서 자꾸 말 꺼내거나 극성이지 않았나요? 아니면 그냥 최후통첩처럼 말했나보네요. 그런 식의 대화는 성숙하지 못한 방법이에요. 이런 건 한국에서 한국 남자애들에게나 통하지 미국에서는 안 통할 겁니다. 특히 가족과 관련된 문제고 스트레스랑 상처는 남자애가 더 받고 있었을텐데 여자친구라고 있는 사람이 자꾸 이야기 꺼내고 들들 볶으면 빡이 치겠죠. 그래서 차라리 선택지를 주는 대신 본인이 스스로 선택을 하는 것이 더 성숙한 방식이었을 겁니다. ‘나는 널 사랑하지만 이대로는 관계를 지속할 수 없겠다, 미안하다’고 말했으면 상대방이 스스로 생각하고 변화하려고 노력했을 수도 있겠죠. 선택지를 던지니까 최악의 상황은 싸움이 되는거겠죠.

그리고 이런 걸 떠나서 제 나이 또래 사람들이 헤어지고 나서 ‘상대방이 알고 보니 문제가 많았다, 나는 피해자다’라고 주위에 말하고 다니는거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아요. 그걸 모르고 사귀었으면 본인이 멍청한 거고, 알았더라면 본인이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이게 뭘 보는 느낌이냐면 몇몇 여자 연예인들이 이혼하고 전남편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거 보는거랑 비슷해요. ‘아니 그런 사람인걸 모르고 사랑하고 결혼까지 했다고?’ 그냥 사람이 좀 멍.청해 보입니다. 그 사람만 욕할게 아니라 본인의 미성숙한 안목도 같이 비판선상에 올려놓아야 성숙한 자세 아닌가…

게다가 적어주신 글 읽어보면. 그 남자가 본인에게 “너는 왜 항상 나만 양보하길 바라고 너가 나에 대한 믿음을 보이는지 지켜봐왔는데 점점 신뢰를 잃어간다. 더이상 내가 고칠 수 없는 문제로 더이상 어떻게 하라는거냐고 하더니 너는 왜 너를 선택하기 위해 나보고 가족을 버리라고 해” 라고 소리질렀다는데, 안봐도 본인이 얼마나 숨막히는 사람인지 알거 같습니다. 이 글은 그냥 본인에게 유리하게 쓰셨겠죠.

게다가 본인이 뭔데 남자를 위해준답시고 부모관계를 끊어내라고 하는건가요. 이게 정상적인 판단이 되는 사람이면 생물학적으로,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남자친구가 부모랑 더 가깝지, 본인은 피한방울 이어진거 없는 상태라는걸 알텐데 어떻게 주제넘게 26살 짜리 남자애한테 부모를 끊어내는게 좋겠다고 근거없는 판단을 하시고 왜 그걸 직접 남자에게 선택을 강요한건가요.

게다가 본인은 그 남자애를 이해하고 있는 상태도 아니었군요. 이 친구의 대응방식을 완전한 회피라고 하시는걸 보니까 본인은 본인의 판단을 많이 신뢰하는 나르시시트적 기질도 보이는거 같군요. 이 친구의 대응방식이 왜 회피였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보셨나요? 본인의 경우 상처가 있고 아픔이 되는 주제를 다른 사람이 꺼내면 그걸 그대로 받으실 건가요? 그게 건강한거라고 생각하세요? 제 생각에 그 친구의 대응방식이 문제가 있던게 아니라 당신이 눈치없이 관계의 지속을 빌미로 그 남자애의 상처를 지속적이고 규칙적으로 후벼파고 있었던거 같은데요? 본인은 아마 타인의 입장이나 감정을 잘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인거 같군요.

가스라이팅(?)은 아무리 읽어봐도 본인이 하신겁니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