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분 말씀이 다 맞습니다. Perspectives 즉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겁니다.
원글님은 그런 가정환경에서 자랐으니 지금 그렇게 유교적으로 생각하시는 것이고,
여자친구분은 또 유교적이지 않은 좀 더 자유스럽고 남자와 여자는 동등하다는 그런 집안분위기에서 자랐으니 그렇게 주장하시는 거겠죠.
그래서 결혼은 집안대 집안의 연결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이말이 진리입니다.
20년넘게 굳어진 집안의 분위기와 사고 방식이 어떻게 남자 만났다고 갑자기 바뀔까요? 쉽게 바뀐다면 그게 더 이상하고 불안한 겁니다.
인생을 좀 살아보니까…젊었을때를 생각해보면 진짜 뒷목이 서늘하고 식은땀이 납니다.
너무 철이없었고, 너무 성숙하지 못했고, 너무 조급했고, 너무 결론을 쉽게 냈다는…어찌 보면 그게 청년으로서의 특권이기도 합니다만.
미국에 와서 한국에 계신 부모님 건강 걱정에 1-2주에 한번은 꼭 안부 전화를 드렸었습니다. 와이프에게도 강요(?)를 했어요.
왜냐하면 동등(?)하게 처가집에도 전화를 하니 같이 어느정도는 맞추어 줘야 하는 것 아니냐? 나는 이렇게 처가에 잘하는 데 최소한의 시댁에 대한 예의를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 등등…20대의 철부지였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제가 전화 안부를 자주드리고 와이프는 자율에 맞겼습니다. (약속을 한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강요하지 않고 물러섰습니다.) 어쩔때에는 한달에 한 번, 어쩔때에는 1주일에 한 번, 어쩔때에는 3주에 한번….
이 안부전화가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안부전화고 어쩔때는 시어머니의 말씀을 거의 2시간동안이나 네네…하면서 웃으면서 잘 받아줍니다.
강요가 없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니까 가능한 것이지요. 이걸 깨닫고 제 자존심(?)을 죽이는 데 10년이란 세월이 걸렸습니다. 🙂
이렇게 하나 하나 인생을 배워나가고 나의 아집과 집안의 전통과 문화와 습관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 인생이고 그것이 부부생활입니다. 왜 싸우지 않을까요? 왜 섭섭하지 않았을까요? 왜 짜증이 나지 않았을까요? 왜 화가나지 않았을까요?
내가 처가에 잘하고 내가 더 아끼고 사랑하니 두배 아니 10배 이상으로 돌아옵니다. 그것이 “사랑”이고 부부간의 “존중”이자 “리더쉽”이란것을 이제야 느즈막에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여자친구분이 지금 No Problem!하고 말했어도 살다보면 이런 저런 굴곡과 변화로 생각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들이 생깁니다.
아무도 가르쳐줄 수 없는 그런 상황에서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가정의 앞으로의 방향이 정해진다고 믿습니다.
제 의견은 그냥 많은 의견중 하나이지 답은 아니므로 참고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 것은 하나가 있습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남녀차별이 없어지고 동등해져도 어느 Organization에는 Leader가 있고 Policy가 있듯이 한 가정에도 가장이 있고 리더쉽이 존재해야 합니다. 그 가장은 원글님이 되실수도 있고 아니면 남녀동등하니 아내가 되고 남편이 참모가 될 수도 있습니다. 둘다 상관없습니다.
두 리더가 존재하면 배가 산으로 오르듯이 그 한 리더의 위치와 리더쉽을 위해 한쪽에서는 한 발짝 물러서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게 자존심의 문제도 아니고, 인생의 한 윤활유로서의 “지혜”인데요, 이는 절대 단기간에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과 시간이 걸려서 생기는 인생의 “훈장”입니다.
시간이 약입니다.
결혼을 생각하면 무섭기도 하고 왠지 주도권도 뺐길 것 같다는 여자의 여린 마음일수도 있겠구나 하면서 “허허” 웃으면서 조율해 보세요.
세상이요…참 힘들어요. 쉬운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양보해 나가면서 리드해 나가면 참 보람되고 의미있고 재미있기도 합니다.
부족한 경험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