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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들이 원글의 논지에서 많이 비껴나가는 것 같아서 새로 답글을 달겠습니다.
제가 보아온 신자들을 카테고리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저 개인의 관찰과 해석입니다. 과학적인 근거를 동반하지 않는 하나의 의견입니다.)
1. 제가 생각하는 정말 정말 신자.
–> 종교의 교리를 글자 하나 하나대로 그대로 믿고 전도의 사명과 성서의 말씀들을 그대로 실천하려고 하는 사람들. “근본주의자(fundamentalist)”라고 불리는 사람들입니다.
믿지 않는 자들을 보면 너무너무 안타까워 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복음을 아는 은혜를 전하지 않는 것 또한 죄악이라고 생각합니다.(성서에 그리 하라고 쓰여 있으니까요) 성서의 해석은 권위에 의존합니다. 목사나 성직자들의 권위를 교회가 인정하니까요. 사회에서 가장 지탄받는 그룹이지만, 따지고 보면 이 사람들이 정말 종교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2. 성서나 교리보다 자신의 영적 경험에 신앙의 근거를 두시는 분들
–> 이곳 workingus 종교 논쟁에 글을 쓰시는 대부분의 신자분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분들의 특징은 교육과 지적 수준이 꽤 높으신 분들입니다. 그래서 교리의 모순과 불합리성을 인정합니다. 자신의 논리로도 도저히 말이 안되는 것을 아니까요. 그러나 한편, 역시 자신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개인적인 영적 체험을 부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신앙을 지키며 지속적으로 자신의 신앙을 검증하고 자신의 믿음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하십니다.
저는 이런 개인적인 영적 체험이 믿음의 어떤 근거들(교리, 성서, 종교의 유용함 등등..)보다도 강력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은 고작 그거냐라고 비웃을 수 있지만, 내가 직접 느낀 것 보다 더 확실한 근거를 주는 것이 더 있을까요? 그리고 그 증거는 다른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의식의 차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체험이 환각이나 엉뚱하게 내린 결론이라는 지적을 단정적으로 내리기는 힘들죠.
이 분들은 교리의 모순과 사회에서 상식적으로 인정되는 도덕의 가치관을 알고 계신 분들이기 때문에 공격적인 전도는 옳지 않다고 생각하시고, 나아가서는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도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살면 구원받을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종교(organized religion)을 정말 믿는 사람은 1번의 케이스고 2번은 종교의 부조리와 자신의 논리 사이에서 타협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3. believers in belief
–> 종교가 유익하기 때문에 종교에 남으시는 부류입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입니다. 종교는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 위안을 주며, 커뮤니티를 형성해서 실생활에 도움을 주고, 본인과 자녀를 교육하는 데에 있어서 도덕적인 가이드라인을 줍니다. 종교의 나쁜 점을 지적하면, 그것은 일부의 문제이다 라고 종교 자체를 변호하는 많은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본인은 종교의 긍정적인 부분만 filtering해서 받아들이기 때문에 종교 자체를 거부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지요.
tufts university의 철학자 Daniel Dennet이 말하는 people who believes in BELIEF입니다. 믿는 다는 행위의 유익함을 믿는 사람들이지 종교가 주장하는 교리들을 그대로 믿고 행하는 사람들이 아니지요. 제 생각에는 이사람들도 역시 진정 그들이 주장하는 신과 그의 말씀을 믿는 사람들이 아닙니다.v.s. ramachandran 이라는 과학자(뉴로 사이언스)의 실험중에 재미있는 결과가 있습니다. 뇌의 특정 부분에서 간질현상이 일어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영적인 체험(out of body experience, 누군가의 존재가 내 옆에 있는 듯한 느낌, universe와 나의 몸이 하나가 된 듯한 느낌 등이 공통적인 주장)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의심하기 힘든 개인적인 영적 체험이 우리 두뇌의 이상현상일 수도 있다는 가설이 힘을 얻어간다면 현재 이해하기 힘든 영적인 체험들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때가 곧 올지 모릅니다. 우리가 어떠한 현상이 out of this world라는 결론을 내리려면 그 전에 그 현상이 not of this world라는 것부터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적으로 신비로운 영적인 체험에 대한 설명이 다 가능한 시대가 오더라도 인간은 종교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천둥과 벼락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gene속에는 천둥이 일어날 때마다 움찔하게 만드는 진화의 결과는 지워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natural selection에 의해 천둥과 벼락을 두려워하는 개체들이 살아남아서 그 gene을 전달한 결과가 우리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우리의 자녀가 천둥을 무서워 할 때 천둥과 벼락이 치는 진짜 이유를 설명함으로써 그들의 본능적인 공포를 극복시켜 줄 수 있는 것 처럼, 종교에 대해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설명이 가능한 때가 오면 종교가 주는 영향력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더 자유로워 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제가 과학적인 세계의 설명에 더 신뢰를 주는 것은, 우리의 짧은 역사를 뒤돌아 보았을 때, 인간생존에 가장 큰 유익함을 준 것은 종교가 아니라 과학적 설명들이기 때문입니다.(물론 원자탄이나 공해등 과학 발전의 폐해를 말씀하시겠지요.) 종교가 아무리 그들의 선행과 유익함을 주장하더라도 과학이 인류에 기여한 바와는 비교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백신의 발견과 그 사용이 그 단적인 예이지요. 직접적인 생존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이 scientific truth입니다. 저는 scientific truth만이 현재까지 알려진 only truth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 진리라고 주장하는 모든 아이디어들은(철학, 종교) 하나의 가설이나 이상일 뿐입니다.
과학의 또다른 매력은 겸허함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유익함을 가져다 주는 과학적 사실들도 우리는 “이론”이라고 부릅니다. 누구처럼 이것은 절대 불변하는 “진리”이다 라고 주장하지 않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