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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가장 큰 요소가 바로 월등히 뛰어난 두뇌/지적 능력일 것입니다. 지적인 능력이 털도 없고 빨리 달리지도 못하고 이빨도 약하고 시력도 약하고 소리도 제대로 못듣는 ape들을 생존하게 만든 이유입니다.
지적 능력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pattern-seeking, 즉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이해해서 미래의 상황을 예견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즉 높은 곳에서 떨어지니 다리가 부러지더라.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이 cause이고 이것을 학습한 인간은 다음번에 높은 곳에 위치했을 때 떨어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고통을 예견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나아가서는 간접적인 경험, 예를 들면 부모의 명령을 통해서도 부정적인 결과를 피할 수 있습니다.)
pattern-seeking, 즉 logic은 기나긴 시간의 진화를 통해 인간의 gene에 새겨져서 지적능력을 발전시키는 종으로서 자리 잡습니다.그러나 문제는 종종 인간은 충분하지 못한 정보와 evidence에 의해 잘못된 원인을 믿게 되는 일이 있다는 점입니다. 종교가 그 중 하나라는 말이지요.
번개가 쳐서 거목을 반쪽으로 쪼개 놓는 놀라운 자연현상을 맞닥뜨린 원시인은 그 원인을 과학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자신과 닮은 성격을 전이하여 자연에 인격을 부여합니다. 하늘이 화가 난 것이 벼락이구나. 이것이 샤머니즘이지요. 종교의 기원입니다.댓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죽음에 대한 질문의 궁극적인 답을 종교가 설명해 줍니다. 아주 wishful한 인간의 마음을 충족시키는 방법으로 표현해 주죠. 천국, 지옥(지옥은 정의를 실현하고픈 욕구의 결과겠지요. 나쁜 놈들 죽어서 그만이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종교는 진화를 거듭하는 동안 자연현상의 설명 외에도 인간사회를 효율적이고 좀 더 바람직하게 가이드하려는 실용적인 면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목적에서 종교적 율법doctrine들이 생겨난 것이지요. 훔치지 마라, 죽이지 마라 등등..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요.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앞서 말했듯이, 기본적으로 권위(top-down)에 의존하는 취약한 원시적 시스템인 종교는 많은 폐해를 가지고 옵니다. 처녀가 아닌 신부를 돌로 쳐 죽인다든지, 마녀사냥이라든지, 현대에 와서는 honor killing이나 gay를 죄악으로 보는 등이 있겠습니다. 지식과 정보의 보편화가 이루어지는 현대사회에서는 종교의 권위적 가이드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지요.
종교가 인간의 진화와 함께하여 우리 gene 속에 pattern-seeking과 나란히 깊게 새겨있는 이유가 종교에서 인간이 벗어나기 힘든 이유중 하나라고 봅니다.
어떤 사람은 본능적으로 더 쉽게 종교적이 되고, 어떤 사람은 본능적으로 믿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죠.하지만 과학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인류는 수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게 되면서 종교가 제공하던 산뜻한 설명들을 하나씩 대체하게 되었습니다. 과학의 발전과 종교의 설명적인 용도는 반비례합니다. 그리고 그 진행을 유심히 연구해보니 과학의 방법, 즉 믿음에는 근거(evidence)가 선행해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바람직한 pattern-seeking이 유일하게 valid한 knowledge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종종 캘리포니아의 거대한 freeway structure를 보면서 어떻게 저런 것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어떻게 저 무겁고 복잡한 구조물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주었을까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것은 과학적 지식입니다. 과학적 지식, 근거를 통한 믿음은 우리가 미래의 상황을 예견할 수 있게 만듭니다. 아주 reliable하게요. 근거를 제시할 수 없는 믿음, 그냥 믿으라는 믿음은 신뢰할 수 없습니다. 아주 가끔 소 뒷걸음질치다가 쥐 밟는 정도의 확률을 제외하고는 별로 쓸모가 없는 믿음이지요.
michael shermer의 “how we believe”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