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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교육때문에 미국에 온다는 혹은 왔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되는데요. 제가 반년 동안 듣고 본 미국 교육은, 비록 극히 일부분이었지만 매우 실망 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윗글의 댓글 중에 어떤 분이 표현해 주신 미국 교육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신뢰를 저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과도한 미국에 교육에 대한 맹신이나 지나친 한국 교육에 대한 비하에 반대하며 제가 직접 경험했거나 제 이웃 부모가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비교를 해볼까 합니다. 저는 현재 Bay area에 거주하고 있으며, 5세된 아이가 프리스쿨에 반년쯤 다니고 있습니다. 직전엔 한국에서 유아원에 1년 정도 다녔었고요.
참고로 학교 건물이 오래된 사실은 고려 사항이 아니었음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다만 화장실이 깨끗하지 못한건 참고 사항입니다.한국 유치원비 월 평균 45만원 정도(식대, 교재비, 기타 이것저것 다 합쳐서)
여기 비슷한 plan에서 $7~800불선생 한명당 학생 수 잘 모름. 그 보다 선생이 아이에게 얼마만큼 정성을 들이느냐에서 확연한 차이를 느낌.
작년 한국에 있을 땐 수시로 우리 아이 담임이 전화하고 편지 보내고 그랬음. 우리 애 담임이 우리 아이를 참 좋아하고 잘해 주는구나 느낄 수 있었음. 또 듣기로는 원생 중 한 아이가 실수를 했는데 깨끗이 목욕시켜서 옷 갈아 입혀 보냈다고 함.
여기. 한국에서 받았던 형태의 communication 별로 없음. 혹시 애 엄마가 영어를 잘 못해서 그러나 싶어 내가 가끔 가서 물어 보면 그냥 잘 한다고만 함. 편지는 심심치 않게 옴. 그런데 그 내용은 뭐 좀 기부해라 뭐 가져 와라. 뭔 행사는 그리 많은지 하여튼 그런 내용뿐.
참 놀란 것은 애가 코를 흘려도 안 닦아 준다고 함. (휴지는 왜 가져 오라 했는지) 운동화 끈 풀려도 안 묶어 주고, 애가 화장실 갔다가 옷을 잘 못 입고 있어도 대개 그냥 둔다고 함. (애들 실수하면 엄마 보고 와서 씻기라고 전화할 것 같음) 이거 보고 미국 교육이 어려서부터 자립심 키워 주기 위해 그러는 거다라고 씨부리는 인간을 보면 한대 갈겨주고 싶음. 5세가 안된 애들 정상적인 아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봄. 그 보다 이 동네 다른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처럼 선생들도 별로 열의가 없어 보임. 특히 나이 든 선생들 애들 대하는거 멀리서 보면 인상 무지 쓰고 있어 짜증남. 내가 가면 웃으면 인사함. 선생들이 무성의 하다면 학생수는 적은 게 별로 소용이 안 닿을 듯.그리고 선생대 아이 비율이 1:7은 아닌 것 같음.유치원 생활
작년에 우리 아이 한국에서 아이가 새로운 노래를 배워 집에 와서 불러 주면서 부모를 깜짝 놀라게도 하고 즐겁게 해줌. 연말에 일년 동안 여러 가지 놀이 학습 진행과정에서 우리 아이가 해 놓은 걸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초기엔 별로 다가 점점 향상되어 가는 장면이 한눈에 보임. 아이가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볼 수 있어 매우 뿌듯했고 짠 했음.
여기? 아침에 가면 교실의 지정된 자리 (매트 위)에 앉히고 선생이 책 읽어줌. 이때 언제나 지정석에 앉아야 함. 우리 아이가 한자리에만 앉는 부분에 대해 한동안 매우 불편해 했음. 애들 대충 다 오면 국기에 대한 맹세 후 놀이터로 이동 한동안 방치, 그 후 잠시 수업 (대개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면 주는 그림에 색칠하기 수준) 식사 (참담한 수준, 우리 도시락 싸 줌) 낮잠. 대충 있다가 집에 오기.
얼마 전 여기 프리 수쿨 졸업식을 했는데(현재는 써머 중), 그 어린 애들이 국기에 대한 맹세를 줄줄 소리 내어 외우고 미국 국가를 부르는 장면을 봄. 그날 참석한 많은 부모들이 그걸 보고 감격해 하고 뿌듯해 하는 듯 보였음. 한국에서 다른 장면을 보고 이미 뿌듯해 보았던 나는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었음.
평상시에도 지정석에만 앉히고 이동 시에도 줄 맞춰 가고 그러다가 문을 만나면 한 아이가 문을 열고 다른 아이가 지나도록 인도를 하던 모습이 떠오름. 미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립심을 기르고 단체 생활을 배우는 거라고 칭송하기도 하지만. 나는 다섯 살도 안된 아이들에게 – 어떤 애들은 말도 제대로 못하는데 – 이게 할 짓인가 싶음. 수령님을 뺀다면 북한의 탁아소가 이럴까 하고 잠시 생각함.
한국이었다면 우리 아이는 국기에 대한 맹세와 애국가를 알기하기 까지 몇 년이 더 있어야 했을 텐데. (유신 오공때 말고 지금)
아무리 다민족 국가로서 멜팅팟 하는게 중요하다지만 이 어린아이들에게까지 이래야 하다니. 마음이 아팠음.한국에서 이런걸 보면 군대 문화 어쩌구 얘기하기도 하는데, 여기 와서 보니 여긴 군대 문화가 따로 없는 듯함. 그냥 왠 만한 단체 생활이 군대 분위기 인듯함. 허기야 옛날에 군대의 문화를 따로 만들었을 것 같지 않음.
하나 더 황당한거, 처음에 와서 애 편입시키는데 여러 장의 서류에 싸인을 하는데, 애가 뭔 일 있으면 911로 응급차를 불러도 좋은지 싸인을 하라함. 왜 이리 당연한 일에 싸인을 해야 하는지.
다른 서비스 직종에 일하는 사람들처럼 유치원에 일하는 선생님들도 사명감이나 성의가 별로 느껴지지 않음.
종합적으로 보았을때, 비용은 한국의 두배 수준은 한국의 절반 수준 혹은 그 이하.
우리 동네 사는 한국 애 엄마들도 거의 동의 함.
작년에 착실히 배워 왔던 우리 아이가 꺼꾸로 가는것 같아 마음이 아픔.그래도 그냥 다닙니다. 우리 아이가 그나마 현재 담임, 반 아이들과 친해져서 계속 다니고 싶어 하고, 주변 얘기 들어 보아도 마땅히 딴 데 갈 데도 없어서요. 다 거기서 거기래요.
건물 오래된 거, 그 까짓 게 중요합니까? 제대로 배우는게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거지요.
그외 몇가지 코멘트
얼마전 삼성전자 임원들의 출신 학교를 분석한 기사가 나왔었는데 – 참고로 삼성전자의 임원은 업계 최고 수준이고 미국 왠만한 회사 VP 보다 더 낫지요. 그래서 어지간하면 삼전 임원을 선망하지요 (삼전 임원이 행복하다는 얘기는 아니니까 딴지 걸지 마시길) – 서울대 출신이 1등이 아니더군요. 경북대 한양대 등 다양하게 분포 하더군요. 전문대 출신 고졸까지 여러명 있더군요. 저도 그 회사에 있어 보았지만 단순히 학벌만 가지고는 아무것도 안됩니다.
좋은 학교 나와서 좋은 점. 미팅 나가기 좋고 명절때 친척들 만나서 가오가 좀 선다. 연예인 하면 좀 먹어 준다. 정도지 일단 사회 나오면 다 월급쟁이 입니다. 그 다음은 자기 하기 나름이지요. 다만 수능 점수 높은 애들 머리가 좋을 확률 높고 나중에 일 잘할 확률도 높아 지는겁니다. 덕분에 그 학교 이름이 더 자주 등장하고.선순환이지요. 그래서 요즘 대학마다 좋은애 서로 뽑을 려고 혈안이 된거고요.
잘된 사람 중에 좋은 대학 나온 사람 많다고 그 사람이 그 학교 나와서 잘 풀린 거라고 생각하는 건 막연한 피해 의식에 가깝습니다. 특정 학교 출신이 상위 계층에 넓게 포진하고 있는 거 분명 사실이고, 끼리끼리 해먹는 것도 분명히 사실입니다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거. 학벌 어쩌구 하면서 미국에 도피 해봐야 달라지는건 없다거 또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세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그리고 한국, 공무원되기 무지 힘들지요. 돈 몇푼에 목숨걸지 않고요 자긍심 가지고 친절하게 일 하고 있더군요. 오히려 미국에서나 팁 주면 좋아하지요. 위 아래 할 것 없이.
여기 사시는 한국분들 여기 오셔서까지 아이들 과외 무지 시키더군요. 근교 쿠퍼티노 쪽은 안 시키는 사람이 별로 없다면서 오히려 아무것도 시키고 있지 않은 저 보고 질책 하더군요. 그런거 보면 참 안타깝고 뭐하러 미국에 왔을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