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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일이지만 노무현의 행동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의 성격이다.
노무현이가 명분과 소신, 정치적 세력, 시대정신 따위의 무엇인가 거창한 것을 늘 강조하지만, 수사적으로 그칠 뿐이다 참여정부가 사안을 다루는 방법, 제기하는 방법, 추진하는 방법, 특히 사안을 이용하는 시기들은 명분과 무관하고 실용을 배반하는, 노무현의 취향에 기반한 것들이 대부분이다.나 는 여러부분에서 노무현 개인의 미성숙함을 발견하게 되는데, 특히 특정 이념이나 시대정신의 형태로 자신의 욕구불만을 표출하는 태도이다. 일종의 공사구분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도 하겠고, 자신에 대한 성찰성이 전혀 없는 나르시시즘이라고도 하겠다. 심하게 말해서 노무현에게는 노무현을 잘 되게하는 것이, 노무현의 적들을 무너뜨리는 것이 진보이고 시대정신이다.
필요한 시대정신은 급조되어 진다. 피할수 없는 개방으로, 민주화로, 완성된 민주화 이후의 정치개혁으로, 제도 선진화로 멋대로 층위를 옮겨댄다.
지 속적으로 확인되는 하나의 경향은 노무현에게 진보나 선진을 판단하는 가장 큰 준거는 자신, 자신의 독특한 권위파괴적이고 주목받고 싶어하는 승부사 근성이지, 체계를 갖춘 세계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이미 그는 자신의 이러한 유아적인 독단성에 대해 이미 알고 있으며 그것조차도 정당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것이 노무현이 강한 이유이다. 그는 말도 안되는 이기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으나, 그 욕망에 아주 충실한 사람이다.
노무현은 이미 후계자 작업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 사후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자, 그의 나르시시즘의 발현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과 다른 자들이 진보를 표방하는 것이 참을 수 없다. 노무현이 진보의 표상이지, 다른 것이 되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과 같은 종류에게 정권을 물려줄 작정이다.
별 안간 노무현에게 정당정치란 정책이나 이념이 아니라 일종의 성격정치가 되어 버린 것이다. 누가 자신에게 호의를 표출하는가, 누가 적의를 표출하지는 않는가, 누가 자신을 높이 평가하는가, 누가 자신을 이해해주는가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참여정부의 정책 계승이나, 보수/진보의 정치세력 판도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다시 한번 유아적인 노무현의 취향 정치가 극에 이르게 된다.
슬프게도 이명박은 노무현과 성격적으로 유사하다는 것이고, 적의를 표출한 적이 없다. 한국사회의 성공한 자이자 변두리 운동권이었다. 특정 이념이나 방향성의 일관됨이 없이, 자기 맘대로 정책을 수행한다. 경솔함, 철학 없음, 이기성, 무엇보다 서로 적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명박은 노무현의 낙점을 받을 가장 유력한 후보이다. 더구나 그는 대연정의 대상 한나라당의 1위 후보가 아니던가.
노무현의 정치세력화는 또 한번 매우 변칙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식적으로는 어떠한 대의를 소화할 수 있는 한나라당 특정 진영에게 정권을 넘긴것이 되고, 내면적으로는 자기를 까는 나쁜 녀석들에게서 정권을 지킨 셈이 되고, 결과적으로는 삽질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명박이 노무현을 진정으로 닮았다면, 그는 정권을 받은 후 돌변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