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의 유아적인 <뒷골목 검법>
좌충우돌 노무현이 최근 정치판에서 대통령이란 직위를 이용해 요상한 변칙 검법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편지라는 이상한 방식을 택해 자신의 정치적 발언권을 확대하고 자신의 정치적 세를 확대하겠다는 목적을 지니고 있겠지만 어설프기 짝이 없습니다.
1. 퇴임 후의 YS와 비슷한 검법
” 입이 째질 것 같다”며 최근의 정국 상황에 극만족을 표하고 있는 우리의 노무현 선수 ‘오랄 정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장집과의 논쟁에서는 스스로를 ‘진보’라 규정하며 한나라당을 어엿한 ‘진보’의 반열에 올려놓았지요. 이 논쟁을 통해서 정치인 노무현이 얼마나 ‘무개념’의 정치관과 가치관을 가졌는가를 우리는 충분히 보았습니다. 대한민국 어떠한 진보적 세력도 어떠한 진보적 인사도 인정하지 않는 ‘나홀로 진보’를 통해 ‘무개념적 유아론’의 ‘자아도취형’ 정치인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때는 이런 정치인을 ‘토론의 달인’이라고 일컬었던 적이 있지요. 그러나 엄밀히 말해 작금의 노통의 모습은 ‘토론하는 정치인’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토론이란 상대와 서로 주고받는 형식을 띠는 것입니다. 노통이 대통령 되고 난 이후 이런 주고 받는 토론을 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자랑스럽게 국무회의에서 토론한다는 것을 내세우곤 하지만 한 시간 회의하면 혼자 50분 떠들고 나머지 열 사람 합해서 10분 주고 이야기 하라는 것은 토론이 아니죠. 그가 주로 이용하고 있는 편지의 형식도 토론의 형식이 아니죠. 혼자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자신이 말하고 싶은 말만 떠들어대는 것이 노통의 편지질 정치입니다.
한 마디로 ‘자폐 정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자신이 듣기 싫은 이야기를 누군가 했을 때 그냥 입을 닫아버립니다. YS가 퇴임 후 김대중에 대한 원한 때문에 똥오줌을 못가리고 허공을 향해 끊임없이 칼질을 해 우스꽝스런 모습을 연출하였듯이 노무현은 이미 퇴임 전부터 목적없는 칼질을 하고 해야 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고 떠들어대고 있습니다.
2. 뒷골목 변칙 검법 속에 숨겨진 꼼수
노무현이 소위 열린우리당 탈당파, 혹은 해체파 등을 향해 한 말 중에 옳은 말도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기 위하여 당을 깨고 만들고, 지역을 가르고, 야합하고, 국회의 다수당이 되기 위하여 정계개편을 하는 등의 정치가 구태정치의 고질병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비교적 맞는 말입니다. 김근태, 정동영, 천정배 등이 추진하는 정치 구상들이 각기 차이는 있지만 기존의 열린우리당, 중도개혁신당, 천정배의 민생 개혁세력, 손학규, 미래구상, 민주당, 고건, 정운찬, 문국현 등등을 전부 아우르는 성격의 것이었습니다. 이 중에 이미 몇은 탈락했지만 이들 제 세력이나 인물이 어떠한 정체성을 가지고 어떠한 기치로 같이 할 것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어느 누구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김근태류가 비판받아야 하는 것과는 별개로 노통과 김근태가 일합을 겨루는 것을 본 결과, 노통의 검법이라는 것이 평상시 강호에 널리 알려진 ‘뒷골목 꼼수 검법’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정통스럽지 못한 뒷골목 꼼수 검법의 특징이란 것은 반드시 그 속에 속임수를 안고 있습니다. 불리하다 싶으면 적당히 물러났다가 자신에게 판이 유리하다 싶으면 표변해 물어뜯는 것이 이 검법의 특징이지요. 이와 같은 변칙 검법을 쓰기 위해서는 적절한 가장과 연기가 필요한 것이고 그 적절한 가장과 연기는 상대를 치기 위한 술책이죠.
무엇이 열린우리당을 망하게 만들었느냐에 대한 책임소재를 놓고 김근태와 벌인 일전을 보면 그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노무현은 편지에서 스스로를 반성하는 글귀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열린우리당을 망하게 만든 원인이 오로지 김근태, 정동영류였다는 감정적 대응만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김근태는 대연정 문제, FTA 문제, 아파트 문양원가 공개, 부동산 문제, 원포인트 개헌문제, 사립학교법 문제, 국가보안법 문제 등등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노통을 비판하고 이에 대해 노무현은 논리적 대응이 불리하다 싶었는지 입을 싹 닦고 지나가자는 태세입니다. 솔직히 다른 문제는 익히 알고 있는 문제지만 ‘원포인트 개헌’ 문제는 새로운 것이네요. 김근태의 발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노무현의 개헌론의 본질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사실과 그가 얼마나 이중적이고 야비한 수법을 사용하였는가를 잘 보여준 것입니다. 노무현씨, 이런 수법은 한화 김승연 같은 인물이 주로 사용하던 뒷골목 수법이 아니던가를 스스로 반문해 보아야 합니다.
3. 친노와 비노 중 누가 더 개혁적인가
소위 유시민류의 노빠 직계 부대가 구상하고 있는 정국 구도는 노빠가 우리 정치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지들끼리 뒷공론하는 모습을 보면 대충 지들을 반한나라당 세력 내에서 ‘개혁 세력’이라 위상 매겨 작업을 할 모양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모습을 띠든지 노빠 정당이라는 것이 과연 개혁적이냐는 것을 따져보아야 합니다.
정동영과 유시민이 쌈박질 할 때만 하더라도 정당의 민주화 문제에 있어서만은 개혁적이라 할 만했죠. 그러나 현 시점에서 유시민류의 노빠 직계 부대들은 김근태, 천정배 등에 비해서는 물론이고 정동영에 비해서도 훨씬 퇴행적인 집단입니다. 김근태가 적절히 지적했듯이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문제, 사립학교법 문제, 국가보안법 문제, FTA 문제 등에 있어서 가장 한나라당스런 모습을 보인 곳은 바로 청와대입니다. 겉으로는 정동영 등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상은 정동영 저리가라 할 정도로 한나라당스러웠다는 것이죠. 열린우리당이 그나마 정신을 차려야 할 시점이면 어김없이 청와대에서 지령이 내려와 판세를 한나라당스럽게 몰고 가 버린 것이죠. 그러면서 나중에 욕을 얻어처먹어야 할 시점이면 ‘당정분리’라는 커튼의 뒷구멍으로 살짝 숨어버렸죠. 여기서도 청와대의 뒷골목 검법이 어김없이 나타났습니다. 노무현이 ‘당정분리’는 ‘책임회피’의 수단이었던 것이죠.
이렇게 볼 때 구여권 중에 가장 구닥다리는 김근태류나 정동영류가 오니라 오히려 노무현과 그 친구들을 가리키는 것이 더 타당할 것입니다. 물론 김근태가 반한나라당 연대니 평화민주 세력 연대니 하면서 진보진영을 향해 유시민스런 태도를 보이는 구태의연한 태도는 또다른 비판을 받아야 할 부분이지만 적어도 노무현에게 욕을 얻어먹어야 할 이유는 별로 없는 것 같네요.
4. 노무현의 소신은 정치적 꼼수
구여권 세력의 ‘대통합’ 노선을 비판하는 노무현의 일차적인 논리는 통합 세력이 ‘지역주의 정치에 투항’하기 때문이다는 것입니다. 옳은 말이죠. 정책이나 이념이 우선적이지 않고 FTA 찬성 세력과 반대 세력이 또다시 동거를 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죠. 그런데 오늘 보니 이런 지역주의 통합도 열린우리당이 ‘공론을 모아 질서있게 통합한다면 수용한다’고 그러네요. 어제 이말 하고 오늘 이말 하고 왜 입이 두 개인 것처럼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좋아 입이 째져서 이리 앞뒤 다른 말이 동시에 나오는 것입니까? 서프라이즈 외에 한겨레, 오마이뉴스까지 일제히 노무현의 헛소리를 비판한다니 적당히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원칙이고 나발이고 이기는 싸움을 하자는 것이죠. 노무현씨, 그 잘난 원칙대로 계속 돌진하지 왜 멈추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다 지역주의 청산이라는 것도 정치적 기동의 수단으로 전락시켜 사고하기 때문이죠. 선거구제 문제를 비롯한 여러가지의 노무현 정책들은 결국 이런 정치적 수단으로만 전락했기 때문에 어떠한 진정성도 담보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기 분 좋아 입이 째졌다는 노무현이 알아야 할 사실은 FTA 이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30%까지 껑충 뛰었지만 얼마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얼마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 중 16%는 한나라당의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결국 남은 것은 15% 정도인데 이 중 적어도 5% 이상은 대통령이니까 그저그냥 지지하는 것입니다. 나머지 많아봐야 10%이하인데 이건 우리 사회에서 구세대 마지막 정치인 노무현의 지지자로 봐야 합니다. 이런 기본적 상황을 인지할 능력도 없으면서 조기숙 같은 사람은 돌아선 지지자가 다시 돌아왔다고 떠벌리고 다니니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혼자서 오랄 정치 해봐야 결국 정치적 행태와 정책적 지향점이 바뀌지 않으면 제자리에서 맴맴거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유시민이 열린우리당 초창기 때 구상한 자신은 왼쪽, 정동영은 오른쪽 ㄲㅡㄺ어모으자는 전략은 헛소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유시민 자신과 노무현은 오른쪽 한나라당 지지자들 조금 모우는 정치를 한 결과가 되었지요. 왜 그렇겠습니까? 그건 바로 노무현이 조선스럽고, 노무현이 한나라당스럽기 때문이지요.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라도 유치찬란하고도 자폐적인 ‘뒷골목 오랄 검법’을 거두고 조용히 물러나 전직 대통령들 고스톱 칠 때 옆에 쭈그리고 앉아 개평 뜯을 궁리나 해 두는게 좋은 줄 아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