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타결이 오늘내일한다고 하죠?

보통 FTA라는걸 하는 이유는 우리 시장진입장벽을 낮춰주면서 상대국의 시장진입장벽을 낮춰보자는 건데 그게 한미 FTA에서 가능할거 같진 않습니다.

굳 이 수치를 들자면, 한국의 시장진입장벽 높이가 50이라면 미국은 10정도랄까요? 요즘 대미 수출이 부진하니까 그 10마저도 낮춰보자는 심정으로 우리의 50을 5로 낮추는 도박을 한 셈인데, 뭐 여기서부터 밑지는 장사죠. 그래서 10이라도 낮춰지면 괜찮은데 문제는 10을 낮추는데도 실패했다는 점입니다.

현재, 한국제품의 미국시장 진입을 가로막는건 소위 말하는 샌드위치 효과와 무역구제정도밖에 없다고 봅니다. 가격은 중국산한테 안되고 품질이나 브랜드이미지는 일본 및 유럽산에 안되는 거죠.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에 대해서는 원래 미국 관세는 없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몇몇 품목이 덤핑 판정을 받아서 수출에 지장이 있는건데, 중국산은 덤핑 판정 더 많이 받고도 수출만 잘 되거든요. 문제는 그 덤핑판정과 관련된 무역구제 절차등은 미국측에서 전혀 완화해줄 기색이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섬유나 플라스틱 같은 민감품목에 대한 양허안들을 보면 기가 막힙니다. 한국은 즉시 다 열어주겠다고 빤스까지 벗어던졌는데 미국은 대부분의 품목이 10년 유예란 말이죠. 뭐 농업이 경쟁력 없다고 개방해서 수입하자고 하는데 섬유산업도 경쟁력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대구사람들이 섬유산업 살리자고 난리를 치니까 살려보겠다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농업 죽여서 섬유산업이라도 살아나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섬유도 FTA한다고 살아나는게 아니란 말이죠.

애초에 대미수출부진이란거 부터가 공무원들 머리속에서나 존재하는 현상일 수도 있는데, 많은 한국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생산하여 미국으로 직수출하는 현실에서 한국산 수출이 줄어들고 중국산 수출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겁니다. 미국 바이어들이 한국업체 만나서 젤 첨 물어보는거 중에 하나가 ‘중국에 공장있냐?’ 한다죠. 게다가 수출의 큰 몫을 차지하는 자동차 같은 경우에 현대차 알라바마 공장이 가동된 뒤로 한국에서 건너가는 ‘수출’은 감소할 수 밖에 없죠. 기아차 조지아 공장이 가동되면 더 감소될겁니다. 그럼 또 대미 수출 감소한다고 난리들을 칠건지…… ㅉㅉㅉ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 봅시다. 뭐 농산물이나 외제차 가격이 떨어질거 같긴 한데, 제조업체들 망하면 어디서 돈을 벌어 그 농산물과 외제차를 살건지는 모르겠군요. 많은 사람들이 외제차
가 격 싸질까 하고 가슴 설레하는데 사실 미제차는 현대차보다 나을거 하나도 없구요, 진짜 무서운건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메이커 차들일겁니다. 벤츠나 베엠베야 여전히 비쌀테구요. 언론에서 한국물가 비싸다고들 난리인데 제가 떠난 2년 반동안 물가가 그렇게 미친듯이 올랐나요? 2년전 한국물가 기준으로 하면, 여기가 식품하고 자동차, 전자제품 빼곤 한국보다 싼것도 없는거 같은데 말이죠. 이중 전자제품은 어차피 미제 수입하는거 아니니 FTA랑은 상관없겠죠.

애초에 미국시장이란게 거의 개방되어 있으니 더 낮출게 사실 없다고 봅니다. 여기서 더 낮추라는건 그야말로 한 국가로써의 정체성을 포기하라는 거죠. 그냥 FTA 협상 안하고 한국 시장 더 닫아 놓고 미국에 계속 팔아먹을 수 있었고, 미국도 별 생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뭐하러 한국이 먼저 FTA협상을 하자고 했는지 모르겠단 말이죠. 미국의 FTA 체결동기가 대개 그렇지만 경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동기 때문에 그런건지…… 만약 북미문제 좀 풀어보자고 FTA 제의했으면 진짜 죽일 것들이구요.

산업구조 선진화라는 얘기도 있는데, 뭐 한국이 애초에 제조업 버리고 서비스업으로 먹고 살려는 자체가 에라죠. 미국입장에서도 금융빼면 미국 서비스 업체들이 한국시장에 들어와 봤자 제대로 영업할 수 있을거 같지도 않구요.

미국 유학 갔다온 김현종씨가 노통앞에서 썰 잘 풀어서 대통령이 혹해서 시작한 것 같은데, 이런 걸 보면 솔직히 대통령은 대학 나온 사람이 해야 한다는 헛소리가 맞는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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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감 2007-03-3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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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학벌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대통령은 상식과 기본적인 지적 능력은 갖춰야 한다는 걸 절감하게 되네요.
2.
바보가 아닌 이상.. 2007-03-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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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과의 FTA가 이득될 거라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제 생각도 분명 FTA 이면에는 북한이 있을 것 같네요. 최근 BDA 규제 해제 움직임이라던지.. 유화적인 대북정책을 펴는 미국의 모습을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을 떨칠 수 없네요.
3.
말콜 X 옆 마이콜 2007-03-3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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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협상을 모니터 하고 있읍니다.
참, 걱정 입니다.
최소한의 바람은 국민투표라도 하고 싶읍니다.
그러면 개인적으로 승복 하겠읍니다.
4.
그러게 말입니다 2007-03-30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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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통이 이제 총지휘해감서 FTA 타결할려고 몸부림친다지요..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전 FTA 체결된 후가 정말 두렵습니다. IMF의 기억이 생생한데…
5.
물고기자리 blog 2007-03-3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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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곤혹스런 일이지만 자동차 분야에 한해서는 새로운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른 분야는 분명히 우리가 손해보는 장사라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미 FTA는 끝이 다가오고 있고 역대 우리나라 정부 정책의
방향상 90%이상 체결쪽으로 결론이 날 확룔이 높은만큼 협상단이 잘해서 최대한
우리의 이익을 지켜냈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6.
자동차 분야라.. 2007-03-3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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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 국회의원이 한국에서 미국차 팔리는 만큼 우리도 개방해라 이렇게 말한 자동차 분야 말씀이신가요? 이미 미국에서 우리 차들은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2.5% 관세가 철폐된다고 그리 큰 이익이 되지 않을겁니다. 어차피 현대는 10년무상이라는 출혈을 감수하고 수출하고 있으니 저가 공셉니다. 얼마나 자동차 분야에서 이익이 있을지 모르겠군요. 설령 있다고 해도… 1개 얻자고 10개 준다면 협상이라 할 수 없지요. 무익한 일은 빨리 정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1.
물고기자리 blog 2007-03-31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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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의 지적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이번 FTA가 너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니까요. 실제 제 글에도 그 점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라는 한정된 분야임을 이미 말했고 실제로 현재 자동차 역시 미국에서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점은 알려드립니다
7.
저 역시.. 2007-03-31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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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황이 좋다는 말씀은 아닙니다. 하지만 바로 10년 무상 A/S라는 출혈 수출 때문이지.. 겨우 2.5%의 관세 때문이 아니란 것입니다. FTA 하는 목적이 관세 철폐란 측면에서 본다면.. FTA 타결로 인해 우리의 자동차 수출 상황이 유리하게 된다는 것이 아니란 말씀입니다. 품질과 네임밸류에서 밀리는 상황이 문제이지 관세 때문에 수출이 안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오히려 국내의 수입차에 대한 관세 8%가 철폐되면 국내 시장에서의 국내차 입지는 더 좁아지겠지요.
8.
8비트 소년 2007-03-31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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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건 몰라도 자동차 산업에서는 우리가 이득볼것이 별로 없는거 같습니다. 부품이라면 또 모를까……

현대기아 미국공장에서 제조출고되는 차들은 미국산이니 어차피 관세랑은 상관이 없죠.
9.
부연하자면.. 2007-03-31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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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세 철폐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 하더라도 미국은 무역구제라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반도체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문제가 아니라 항상 반덤핑 제소 때문에 골치를 썩였죠. 자동차라고 이렇게 되지 말란 법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우리가 이익을 얻을 것이란 것은 어린 아이의 망상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의 협상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듯 하군요. 최소한의 절차조차 갖추지 못한 나라입니다.
1.
물고기자리 blog 2007-03-31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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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의 글이 사실을 지적하는 것은 맞습니다. 앞서 말슴드렸다시피 협상이 잘 되길 바란다는 것은 제 희망 사항일뿐입니다. 우리나라의 협상 능력을 저 역시 과대평가하지 않고 있지요. 다만 님의 글을 보니 제 글의 일부만을 보고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댓글로는 한계가 있기에 긴 말씀을 드리지는 못하지만 자동차 분야에 대해서만큼은 이번 FTA가 업계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은 먼저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이 부분은 제가 별도로 포스트를 작성할 예정이니 추후 보시면 이해하실거라 생각하겠습니다.
10.
좀 흥분을 해서.. 2007-03-31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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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비에서 FTA 관련 토론을 보다가 열 받아서 잠시 흥분했습니다. 이건 뭐.. 실익이 있을 것이다..란 막연한 추측만 가지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니.. 제가 좀 흥분했습니다. 다소 거친 표현이 있었네요. 님의 포스트는 추후 잘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