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뛰어 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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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네의 글 69.***.27.100 2162

    내가 아주 어린 시절 즐기던 놀이가 하나가 있다. 아직 그런 놀이가 남아 있는지 모르지만, 당시엔 별로 놀 만한 게 없었기도 했지만 재밌게 놀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비가 온 다음이면 여기 저기 도랑이 생겨서 물이 흐른다. 주로 집 앞이거나 동네 공터에 흐르는 물로 장난을 하는 것이다.

    한사람, 또는 팀을 이루어 흐르는 물을 막는 거다. 그러면 다른 팀이 조금 거리를 두고 다시 작은 둑을 만들어서 방어 댐( )을 짓는 것이다.

    북한에서 댐에 가둔 물을 일시에 풀어 서울을 물에 잠기게 한다는 시나리오에 맞서 남한에서 ‘평화의 댐’을 지어 대응을 했던 그런 방식이다.

    흙을 모아 둑을 만든 다음 갑자기 둑을 터뜨리면 힘찬 물줄기가 내려오면서 밑에 만든 둑을 무너뜨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높고 견고하게 만들어 위에서 내려오는 물을 막아내고 무너지지 않으면 이기는 그런 놀이였다.

    철저한 공격과 수비를 하면서 물놀이와 흙장난을 하는 것이었다. 놀이 기구가 없던 그 시절엔 퍽 재미나는 놀이였다. 그런데 아무리 방어를 잘 하려고 둑을 잘 만들어 놓아도 예상치 않은 곳에서 흙이 무너져 내리는 경우가 있다.

    단단하게 지어놓았다고 생각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던 약한 곳이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우리의 운명도 어느 한구석이 약하면 무너지는 듯하다. 세상의 일이 운명의 신에 의해 지배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인간이 노력을 해도 안되면 하늘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과연 노력을 끝까지 했느냐 하는 것도 생각 해 볼일이다.

    운명이 각자에게 찾아 왔을 때는 좋은 것이 아니라, 나쁘게 되었을 때를 운명으로 돌리지 않나 싶다. 나쁜 운명이란 역경이 다가 왔을 때이기도 하다.

    그런데 역경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는 교육과도 같다. 어려움이 가로놓이는 현실을 누구나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현실에 승복하느냐 아니면 뛰어 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가 사는 오늘을 보자. 모두가 불황이라고들 한다. 어찌됐든지 지금의 현실을 뛰어 넘어야 한다. 18세기에 나타난 산업혁명 이후 경제는 늘 호황과 불황이라는 것이 엎치락뒤치락 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프랑스의 작가인 로맹 로랑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은 하지 않고 하지 못하는 것을 하려고 한다” 라는 말을 했다.

    우리에게 닥친 어떠한 운명일지라도 하지 못할 것이라면 겸허하게 받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에서 성공했다는 사람들을 보자. 그들은 할 수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올바르다고 믿는 길을 걷고 있다. 하지 못할 것에는 눈도 돌리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성공한 사람은 자기의 의지를 실천한 사람들이 아닌가 한다. 항상 올바르다는 선상에서 말이다.

    작은 둑이라도 차근차근히 쌓았다면 위에서 막은 물줄기를 밑에서 못 막을 일은 없지 않나 싶다. 다만 무언가 부족하거나 요령을 부려서 급히 둑을 쌓았다면 어느 한 구석에서 물이 터질 것은 당연한 이치이리라.

    살아가면서 원하는 것 전부를 손에 넣는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불황이라는 늪 속에서 살아 남기를 원한다면, 내일을 위한 힘찬 의욕만이라도 가득 가지고 있자. 의욕만이 운명을 물러나게 하는 힘이 아닐까 한다. 둑이 무너져 역경이 쏟아지더라도 의욕으로 다져진 둑이 이를 능히 막아낼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