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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석궁테러’ 사건 피의자 김명호(50) 전 성균관대 조교수 가족들은 김씨가 극단적인 행동을 저지른 데 대해 당황해 하면서 “성격이 너무 강직해서 탈”이라며 안타까워했다.
16일 오후 김씨를 면회하기 위해 사촌동생과 함께 서울 송파경찰서를 찾은 여동생은 “오빠는 성격이 너무 강직해서 탈이다. 어렸을 때부터 수재였고 말 그대로 수학자다. 세상 일도 `1+1=2’가 돼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동생은 “학교와 싸울 때도 그런 식이었고 이번 소송 건도 `내가 옳으니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사회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며 “오빠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것도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전했다.
성균관대 수학과 조교수로 재직하던 김씨는 95년 1월 이 대학 본고사 수학 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뒤 이듬해 `해교(害校)행위와 연구 소홀’ 등의 이유로 재임용에서 탈락해 교수 신분을 회복하기 위해 법정 투쟁을 벌였으나 모두 패소했다.
이날 새벽 유치장에 외투와 내복을 넣어주려고 경찰서에 들른 김씨의 손아래 동서 정모씨는 “굉장히 의외이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형님 나름대로 억울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정씨는 “재판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쭉 들었는데 학교 처분에 불만이 많았다. 2주 전 마지막으로 만났는데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분의 진실성을 믿고 있으며 폭력적인 성격은 아니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대학 교수로서의 김씨에 대해 정씨는 “수학과 교수로서 자기 분야에 대한 자존심이 강했고 자기 일에는 철두철미한 사람이었다. 그분이 성대에 계실 때 성대 역사상 거의 처음으로 제자들을 포항공대 대학원에 보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교내에서는 김씨에 대해 `유능하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학생들의 호평과 나이 든 교수들의 비판 등 `호불호’가 뚜렷하게 나뉘었다는 것이 정씨의 전언.
정씨는 “아내와 아들은 현재 미국에 있고 김씨는 가족과 해외에 있다 2005년 재판 때문에 귀국했는데 지금 가족들이 (이번 사건 때문에) 굉장히 놀라고 있다. 본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