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전직 장관의 길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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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gh 66.***.202.118 2413

    [김두관] 당원과 국민에게 진실을 전하러 떠납니다.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이 보낸 메일링의 타이틀이다.

    김 전 장관의 글을 보면서 (그래서는 안 되는 거겠지만 -_-) 나도 모르게 쓴웃음이 났다. 뭐라고 토를 달기조차가 민망한 저 글을 적은 이가, 저 정도의 멘탈리티를 가진 이가, 저런 정도의 인식틀을 가진 이가 한때 이 나라의 내치를 총괄하는 행자부 장관이었다는 사실이 실로 씁쓸해서였을 터다.

    미숙아도 아니고.. 장관까지 지낸 자가 아직도 저런 치기어린 발상과 행태를 보이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아직껏 길을 찾는 사람이 이 나라 서열 4위 자리에 있었다는 것도 얼척없는 일이고, 그걸 또 아무렇지도 않은듯 저렇게 하고 있으니 듣고 봐야 하는 사람이 오히려 민망할 지경이다. 참말로 신파가 따로 없다. 혼자 보기 아까워서 옮겨본다. -_

    당원 속으로! 국민 속으로!
    -희망대장정을 떠나며-

    2007년의 새로운 태양이 뜬 지도 어느덧 열흘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당원과 국민들은 여전히
    희망을 갖기보다는 혼돈에 빠져 있습니다.
    길이 아니면 가지 않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가야 할 바른 길이 어딘지 몰라
    이리저리 찾아 헤매며 길을 묻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당연히 가야 하고 나서야 할 길이기에
    먼저 앞길을 개척하는 마음으로
    당원 속으로! 국민 속으로!!
    감히 뛰어들고자 합니다.

    굳은 살 박인 두 손을 맞잡고,
    주름진 얼굴을 서로 부비며,
    굵은 땀방울을 함께 흘리면서
    당과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지혜를 모으고
    의지를 다지고자 합니다.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길 위에 서면 누구나 똑같은 세상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길 위에 서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새로운 길을 찾기보다는
    지나온 길을 잃어버릴까봐 더욱 두려움에 빠집니다.
    하지만 길은 언제나 열려 있고,
    우리의 든든한 이정표입니다.

    길 위에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길 위에서 용기를 얻고 싶습니다.
    길 위에서 해답을 찾고자 합니다.

    길 위에서 싹을 틔우겠습니다.
    길 위에서 희망을 찾겠습니다.
    그리하여 끝내는 길이 되겠습니다.

    이름을 먼저 앞세우지 않는 당원들과
    밤을 지새우는 격렬한 논쟁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잘못한 점은 사과하겠습니다.
    만용과 실수에 대해서는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서로서로 소통하여
    당의 희망찬 앞날을 함께 열어갈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습니다.
    가시밭길을 가라고 하면
    그 길로 가겠습니다.
    우물 속으로 뛰어들라고 하면
    주저하지 않고 몸을 던지겠습니다.

    고개를 더욱 숙이고 숙여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고통과 슬픔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농부와 어부, 월급쟁이와 자영업자,
    주부와 학생, 서민과 중산층……
    이 땅에 사는 사람들 모두와
    열린 마음으로 만나겠습니다.

    너와 내가 없고, 나와 네가 없는 해맑은 마음으로
    국민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종아리를 걷어 올리고 회초리를 달게 맞겠습니다.
    진실한 가슴으로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오늘부터 길 위에 나섭니다.
    어제까지 걸어왔던 그 길이 아니라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새로운 길로 나섭니다.
    새 마음, 새 각오로 힘차게 출발합니다.
    민족의 지도자 백범 김구 선생님의 영전에
    희망대장정의 시작을 아뢰고
    조국의 산하 삼천리 방방곡곡으로 떠납니다.
    언 살이 터져 새 살이 돋고
    뜨거운 붉은 피가 머리에서 발끝까지 스며들어
    마침내 용솟음 칠 때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뜻과 마음을 모아
    희망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2007년 1월 11일

    김 두 관

    • sigh 66.***.202.118

      길떠난 인간이 하루종일 썩프에 댓글 올리고 있길래 국토 대장정을 떠난건지 피시방 대장정을 떠난건지 헷갈리는 사람들도 있다는 후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