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옆에서 누가 부러워하고 우러러보면 우쭐해지는 건 당연지사. 그런 걸로 인해 자기 직업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는 것 까지는 좋은데…
우쭐함이 지나치면 문제가 생기죠. 옆에서 누가 칭찬해준다고 해서 그 사람이 우리의 모든 것을 칭송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아야하는데 우리는 가끔 착각을 하고는 하지요 (저도 많이 그럽니다). 교수됐다고 잘했다 축하한다 부럽다 등등 온갖 칭찬을 들을때 사실은 조심해야합니다. 칭찬을 듣는 순간, 사실 주위에서 기대치는 올라가기 마련인데 그게 reasonable한거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바로바로 “짤라” 줘야합니다. “에휴… 아닙니다. 저 그정도 아닙니다..” 뭐 이런 식의 말, 사람은 겸손해야한다는 도덕책의 내용을 얘기하는 건 아니고, 그렇게 살아야 앞으로 데 뒤탈이 적지요. 그렇지 않으면, 교수라서 이것도 잘해야되고, 저것도 잘해야되고, 이것도 똑바로 해야되고, 저것도 똑바로 해야되고, 그런 주위로부터의 무언의 압력이 본인에게도 꽤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삶이 피곤해집니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칭찬”이었던 것이 나중에는 “당연”으로 변하게되지요).
교수인데 좀 “꼴통” 소리 듣는게 뭐 어때서요? 교수가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다시말하는데, 교수로서 (주관적인) 자부심을 갖는 건 좋은데, “교수”라는 것을 갖고 볼때 과연 스스로 대단하게 생각할 부분이 (객관적으로) 있을까….. 그것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러다보면, 교수는 SD.Seoul님이 언젠가 말씀했듯.. 그냥 하나의 직업에 불과한겁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옆에서 꼴통 소리 들었다고, “#%@$^%!$@#, 나 교수야!!!!!” 이렇게 반응하는 것은 아직 성숙하지 않게 보입니다. 님이 노빠이건 그 반대이건 좌파건 우파건 그건 상관없습니다.
지금부터는 그냥 개인 넋두리=============
저는 제 직업(교수)에 대해 자부심은 있습니다만, 교수라는 직업이 객관적으로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얼마전 교수가 명예직이냐 아니냐 토론이 있었는데, 그때도 장문의 글을 썼다가 좀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어서 지웠는데, 제 요지는, “본인이 자기 일에 행복하고 사명감이 있으면 최고인거다. 옆에서 부러워하고 우러러보고 어쩌고 하는건 어차피 일시적이고 피상적인것..” 군인가족들이 왜 계속 자식들을 군대로 보내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다 일리가 있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 직업이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군대직업에서 “명예와 사명감”이란 것을 뗄수가 없는데, 가만히 보면 교수직도 비슷하지 않나… 하는 것.. 그게 요지였습니다.
십여년전 전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과외교사), 그때 “명예와 사명감”을 갖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그때 학부모님들은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잘해주셨고, 그때 가르쳤던 학생들을 다들 친동생처럼 좋아했지만, 살면서 두고두고 마음에 걸리는 것 하나는,
야학선생을 한번도 안해본 겁니다.
“돈”에는 비록 움직였으나, “사명감”에는 움직이지 않았던 거죠. 부끄러운 과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