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조화’가 정답?(현대차,도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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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
    일본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반도체 주도권을 내준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전문경영인 체제 맹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 기업 경영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구제 히데아키 씨 설명이다.

    거품경제 붕괴와 함께 90년대 들어 일본 기업은 투자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라인 1개 설치에 수조 원씩 드는 투자에 대해 사내 의견수렴이 어려웠던 게 결정적인 실수로 알려졌다.

    소유 지분이 없는 임기제 경영자들과 파벌을 의식한 임원들은 제각기 다른 목소리에 휘둘리다 투자 시기를 놓치고 만 것이다.

    핵심 기술도 없던 한국은 이 틈새를 노려 반도체에서 일본은 빠르게 추월할 수 있었다.

    긴 안목으로 전략적인 투자를 하는 데 한계가 있는 전문경영인 체제 함정을 얘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사례다.

    일본 기업 실패는 90년대 들어 본격 유입된 미국식 주주자본주의도 단단히 한몫했다. 단기 수익에 집착하는 주주들의 눈치를 보느라 전문경영자들이 언제 과실을 딸지 모르는 사업에 수천억 엔씩 들이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그 사이 한국은 기술과 물량 면에서 완전히 일본을 뒤집었고 여세를 몰아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보였던 LCD에서까지 역전극을 이뤄, 세계 IT시장을 주도할 힘을 얻었다.

    “이런 미시적이고 구체적인 사례는 보지 못하고 남의 나라 지붕만 쳐다보고 멋있다고 해서는 곤란합니다. 기업 경영이야말로 신토불이가 필요한 곳이죠.”(이현석 대한상의 상무)

    일본 경영자들은 소니와 도요타ㆍ마쓰시타를 곧잘 비교한다.

    “소니는 일본식 경영을 버리고 90년대 후반부터 주주 눈치를 보는 미국식 경영을 도입했고, 도요타와 마쓰시타는 창업자 정신을 이어받은 토종 경영을 했습니다. 알다시피 소니는 흔들리고 두 회사는 갈수록 경영이 예리해지고 있습니다.”(이타미 히로유키 일본 히토쓰바시대 교수)

    경영권 상속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는 소유와 경영 분리가 좋은 기업지배구조라는 막연한 선입견이 깔려 있다.

    “경영 성과는 제쳐둔 채 맹목적으로 ‘소유=악’이라는 등식을 강요하는 시각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그러나 국민 기업으로 추앙받다가 결국 경쟁사에 인수되는 수모를 당한 기아자동차 사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봉고 신화’를 만들어낸 김선홍 당시 기아차 회장은 크라이슬러를 기사회생시킨 리 아이아코카에 비견됐다.

    하지만 소유 지분이 없는 전문경영자 약점을 노조가 교묘하게 파고들었고 한두 번 들어준 노조 요구에 나중에는 발을 뺄 수 없을 지경까지 됐다. 급기야 주위 임원들까지 김 회장을 종이호랑이로 보게 되자 납품 비리와 자금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전문경영인 기업으로 주목받는 유한양행도 이런 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너 경영의 독단을 막고 종업원 복지와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이라는 점에서 유한양행은 모범기업이지만 회임 기간이 길고 거액 투자가 필요한 신약 개발에 치열하지 못한 게 아쉽죠.”(제약업계관계자)

    국내 전문경영인 기업 중 최우수 사례가 포스코다. 그러나 공기업 민영화와 공적자금 투입으로 전문경영인 기업이 된 곳 중 포스코를 빼고는 도전적으로 투자하는 기업을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국은 아직 분배나 하고 얌전히 있을 때가 아닙니다. 국민 소득이 일본쯤 됐다면 모를까 아직은 도전적으로 투자하고 사업을 확대해야 합니다.”(유한호 삼성경제연구소 박사)

    지배구조에 정답은 없다. 왕윤종 SK경영경제연구소 실장은 “그 나라의 실정에 맞는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광복과 6ㆍ25를 거친 후에야 창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국내 현실을 무시하고 150년씩 되는 미국 일본 사례를 무조건 도입하라는 요구는 난센스라는 얘기다. 선진국은 창업자 세대에서 5ㆍ6세까지 승계가 이뤄져 완전히 지분 희석과 함께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 있다. 물론 그 과정에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오너 경영의 선악’ 논쟁도 있었다.

    “미국은 CEO시장이 발달해 있습니다. 한국처럼 기업 역사가 짧은 곳은 그런 우수한 경영자를 구하기 어렵습니다. 삼성도 4세 승계 때가 되면 저절로 미국 기업처럼 지배구조가 바뀌게 됩니다.”(전경련 관계자)

    물론 재벌기업에도 치명적인 잘못이 있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과도한 차입 경영으로 외환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이라는 비판이 있다. 지배구조 천국이라는 미국에서도 엔론이나 타이코 회계부정은 나라 경제를 흔들 만한 메가톤급 부정 사건이었지만 재벌기업이 면책받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가 이상적인 한국형 지배구조일까.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가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조화’를 꼽는다.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은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황금분할을 이루고 있다. 나머지 대부분 기업도 오너 안목과 결단력에다 전문경영인 수완을 접목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분리되고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다수를 차지하는 전문경영인 체제 기업은 주주자본주의 본고장인 미국에도 많지 않다”며 “우리나라 재벌과 유사하게 다각화되고 부채비율도 높은 기업집단이 선진국에도 많고 긍정적인측면도 많다”고 강조했다.

    (조세일보)

    미 행정부가 상속세를 폐지하려는 행보와는 달리 정작 빌 게이츠 시니어,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등 미국 최고 부자들은 부시의 상속세 폐지안을 반대한다. 이들이 회원으로 있는 ‘책임감 있는 부자들(Responsible wealth)’모임이 상속세폐지 반대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상속세가 있기 때문에 미국 부자들이 평소에 기업 경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득세를 비롯한 세금을 제대로 내고 문화예술단체에 기부를 하는 등 윤리와 책임을 다고 있는데 상속세를 없애면 부자가 이러한 윤리와 책임을 다하기 어렵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대부분 국가에서 총 조세수입 중 상속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불과하지만 오랜 전통을 갖고 그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재벌이 세금 없이 부(富)를 자식에게 넘겨주기 위해 비상장주식,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을 이용한 편법을 동원해 왔다. 최근 현대자동차 사건에서는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비자금조성과 배임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기업경영이 불투명하고 가진 자에 대한 국민의 시각이 미국과 다른 점도 상속세 완화에 걸림돌이다.

    우리나라 재벌들이 소유와 경영을 연관 지으려는 데도 문제가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의 총수 일가 지분율은 4.64%에 불과하다. 총수일가가 상속시점에서 주식을 팔아 세금을 낸다고 하면, 2세 지분은 반으로 줄어든다. 이로 인해 안정적인 경영권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상속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경영권은 주주가 가지고 있는 고유권한이다. 총수일가가 좌지우지할 일이 아니다. 기업경영을 잘 해서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고 기업을 발전시키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경영자라면, 소유경영인이든 전문경영이든 주주의 선택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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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매경이코노미 )
    자동차 왕국 도요타는 일본식 가족경영의 성공사례다.

    도요타 가문은 도요타에서 천황가로 통한다. 도요타 가문은 도요타자동직기라는 회 사를 통해 도요타자동차 지분 15%를 소유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원래 도요타자 동직기의 일개 사업부였다. 여기서 독립해 나간 회사가 지금의 도요타자동차다.

    천황에 버금가는 세력이라는 도요타 가문이지만, 실질적인 경영은 전문경영인인 회 장과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놀랍게도 사외이사는 한 명도 없다. 또 오너 간 경영 권 쟁탈이나 오너와 전문경영인 간 잡음도 없이 성공적으로 가족경영을 해오고 있 다.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도요타는 가족과 전문경영인이 번갈아가면서 경 영권을 승계해왔다”며 “중요한 것은 돈이나 지분이 아니라 경영 능력”이라고 말 한다. 경영 능력에 대해선 도요타 일족이라도 예외 없다. 임원까지는 보장해준다. 그러나 그 이상은 본인이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