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완전정복 = 영어선생되기 (3)

  • #95991
    PEs 75.***.161.167 7975

    “개망신을 찾아서 2”

    맥도날드 사건 이후로 저는 영어공포증이 생겼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대중공포증)
    성격이 때로는 완벽을 추구하다보니 여러 사람들 앞에서 당한 그 당혹감에 영어에 관한 감각(?)을 완전히 상실 했습니다.

    이승엽이나 박찬호 같은 선수들도 이상하게 갑자기 그리고 이유없이 일이 잘 안풀리고, 모든 스윙과 피칭에 자신감이 없어지는 그런 슬럼프에 비교한다면 너무 무리일까요?

    새학기가 시작되니 어딜 가나 긴줄이 있고 말을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고 또 일을 빨리 처리 못하면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는터라 공포증은 더욱 더 커져만 가고…

    처음으로 학교내에 있는 ATM에서 돈을 뽑기 위해 섰는데, 역시나 줄이 얼마나 길던지…

    드디어 제 차례가 왔습니다. 처음으로 써보는 미국에서의 ATM. 줄이 워낙 길어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눈총을 받기가 일쑤인데 그만 이런 *망신이…

    빨리 처리하려다 보니 그만 “Deposit”을 눌렀습니다. 학교내에 있는 Credit Union에서 제공한 ATM이었는데 지금생각해도 화면이 조잡하고 복잡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화면을 따라가는데 얼마를 뽑겠다고 금액을 입력했더니 (아직도 제가 Withdrawal을 누르지 않았다는 것을 모르고 있음) 자세한 Instruction이 나오고 봉투를 넣으라는 화면과 함께 입금장치가 열리는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유학왔을때만 해도 한국에서는 ATM이 출금만 가능했지 입금은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이런…출금을 요구했는데도 봉투를 넣어야하나?’ 줄은 점점 길어지고 짜증내는 한숨이 여기 저기서…
    ATM에 입금기능이 있다는 것은 상상을 못하고 또 얼기시작…그냥 빈 봉투를 넣고 기다렸습니다.

    …. 당연히…현금인출도 없이 돌아오는데….얼마나 비참한 기분이 들던지…
    ‘아니 내가 이런 것 하나 제대로 못하는 것인가? 이게 정녕 꿈은 아닌가?”

    수업에 늦어 뛰어 들어간 다음, 불길한 느낌이 사그러질만 하던 다음날 전화 한통이 집으로 왔습니다.

    “따르릉…따르릉…따르르르르르으으응~~~” (공포의 전화 영어대화를 염려한 나머지 이런 메아리가 귓속을…)

    며칠전 너무 빨리 말하는 한 Department사람 으로부터의 전화로 식은땀을 한 껏 쏟은 뒤라 또 저는 자신감을 잃은 채 수화기를 들었는데….

    아니 이럴 수가, 이런 엄청난 *망신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계속 

    • 훔.. 70.***.75.117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만… 전 금전적인 손해도 입었죠…

      미국에 오고 한달쯤 뒤 서부에서 계좌를 열고나서 일 때문에 동부로 이사갔는데 그때 가지고 간 수표(거의 전 재산?)를 입금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은행 브랜치가 집과 사무실에서 두 시간 정도 되는 거리에 있어서 좀처럼 갈수가 없더군요.

      은행 사이트에서 어느 ATM에서는 24시간 입금 가능하다는걸 읽고나서 밤 12시쯤 갔었죠… (왜 그때 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끝나고 트래픽 피하고 어쩌다 보니…)

      당연히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고 일단 deposit누르고 시작했습니다. 금액입력하고나서 그 예의 봉투 넣기를 기다리는 화면이 나오더군요. 그러나 거기서부터 완전 막혀서… 봉투에 돈을 넣어야 한다는 것을 전혀 몰랐던 저는 그냥 빈걸 넣고는 돈 넣을 차례가 되기를 기다렸습니다만… 그냥 끝나더군요… 몇번을 더하긴 했지만… 결국 주변의 봉투마저 다 써버린(! 마침 봉투가 거의 없는 상황이었죠..) 저는 그냥 집에 왔습니다…

      근데 다음날 인터넷으로 계좌를 보니 입금된걸로 되있더군요… 심지어 더 많이…;; 그래서 ‘엉 이거 잘 되었나 보네…’라는 안도감(?)으로 계속 카드를 쓰다가… 한 일주일 뒤, 계좌를 확인해보니 엄청난 수수료가 붙어있더군요. 은행에 전화를 걸었으나 당연히 설명은 안되고 다행히 한국어 통역이 가능한 서비스가 있어서 이용했으나… 이 분 영어도 뭔가 저랑 비슷한(?) 이상한 느낌…;;

      한 2주 정도 영어를 준비해서 그 브랜치에 가서 설명을 했으나.. 결국 다 제 잘못이라는 결론이 나더군요… 결국 은행에 200불 정도의 수수료를 내고나서야 atm 사용법을 익히고 말았죠…

      그러고나서 얼마뒤 TV에서 본 영화가 catch me if you can… 그때서야 왜 그게 가능했는지 알았습니다…

    • PEs 75.***.161.167

      훔님의 글을 보니 저도 힘이(?) 납니다.
      좋은 인생의 수업료라 생각합니다. :)

      다음 글 올려 놓았습니다. 모두들 좋은 한 주 되세요.

    • eb3 nsc 76.***.103.56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너무 웃깁니다..ㅋㅋㅋ.. 역시 돈이 들어가야 배웁니다..
      저는 처음 왔을때, 전화세, 전기세 내는 봉투에 우표를 안붙이고 그냥 보내서 되돌아 온적있습니다..(글자가 있어서 당연히 …. 우편료 첨부 인줄알고…한국서는 돈내는 봉투에 보내는 봉투 들어있으면 당연히 그쪽 부담해서 보내는거 아닌가요??) 내 친구가 너무 어이없어 비~~ 웃더군요..황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