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어린애같던 아들녀석이 어느날 갑자기 부쩍 큰거 같습니다.
이제 방학이 끝나가면 7학년에 올라가니 어린애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좀 어리숙하고 부족해 보이는듯하던 아이가 다른 모습을 보이니 대견하기도 하고 한편 걱정도 됩니다.
아시안이 거의 없는 학교를 다니다 보니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은가 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까지만 해도 백인 아이들하고도 잘 놀고 그랬는데 한 3-4학년때부터인가봅니다.
아이들과 어울리지를 못하고 무시당한다고 생각하고 또 실제로 그런 일도 몇번 있어서 애엄마가 학교에 찾아가 항의를 하고 제가 교장한테 이메일까지 보내고 그런적도 있습니다. 2중언어를 사용하는 이유에선지 언어 능력이 좀 떨어지는 편이어서 답답함을 느낄때도 많았구요. 아이가 성격이 워낙에 여리고 내성적이라 상처를 잘 받기도 하고 화를 잘 못참기도 했구요.
그러다 보니 아이는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이고 한국이라고는 어릴때 두어번 가본적 밖에는 없지만, 미국이란 나라를 싫어하고 한국에 가고 싶어하고, 한국적인것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지요.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이 대단하고, 또 관심분야가 정치, 역사, 사회등이다 보니 한국 역사라든가, 아니면 미국 혹은 국제문제 같은데도 관심이 많구요. 혼자서 인터넷을 통해서 저조차 모르거나 관심도 없는 많은 사실들을 찾아보고 그러더라구요.
최근에는 유튜브를 통해서 동생이랑 같이 만화비디오를 많이 보기에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제 어커운트를 통해서 댓글을 남기고 그러더군요. 그 댓글에 누가 답변을 하면 제 이메일로 날아오기에 알았는데 단순히 만화만 보는게 아니더군요. 최근에 본 비디오와 댓글을 보니 인종차별이나, 유태인 문제, 종교적인 문제, 또 한국(정확하게는 북한)을 조롱하는 비디오 등을 보고 댓글 들을 달았더군요.
아래는 11살 아들녀석이 달은 댓글들중 일부입니다.
아시안 아이를 여러명이 괴롭히는 비디오와 그에 대해 여러 아이들에게 인터뷰를 한 비디오를 보고,
I just wish all the violence and racism stopped. We are all humans! Im a South Korean that always gets bullied by all types except Koreans. Now i’m able to stand up for myself, but why more Asian kids are getting bullied! i wish the violence would stop.
Bullying someone who doesn’t speak English? I’m a south Korean I think that is terrible! Usually I would fight bullies despite my size for an 11 years old and use my bravery. The reason i can do that is because I have a strong willed heart and i can speak both English and Korean. Poor Asian kid…..
Someday in the future victims will rise up and stand up against the bullies
유태인과 무슬림의 대결구도에 관한 비디오
I do feel pity for both of them
Because many innocent muslims were killed in the crusades
What is wrong with jews? Im a Catholic, but i still feel pity for them. About six million jews were killed! Shouldn’t we just be nice to each other and have world peace.
김정일을 조롱하는 비디오
even THOUGH im not north korean, im south korea this is still annoying
this is very FOOLISH AND RACIST AND ISNT FUNNY AT ALL
IT MAKES KOREANS FEEL LIKE A FOOL AND IM SOUTH KOREAN AND I THINK THIS IS STUPID
DAWNOFREBELLION IM NOT STUPID FIRST OF ALL KIM IL SUNG was worse than kim jong il. Kim il sung was the one who started the korean war. By the way im only eleven years old
Any way some of the pics were funny
Uggh kim jong il was responsible for the death of many innocents
If i were him i would totally regret myself
sheesh…. ignorant communists
North Korean communist so evil!!!!! Im a south Koreans so that means i hate kim il sung, kim jong il, and kim jong un.
이밖에도 제가 보기에도 11살짜리가 관심있어할만하지는 않은 많은 토픽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더군요.
어떻게 보면 관심있는 분야에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또 토론하는건 나쁘지 않단 생각이지만 아시다시피 넷상에는 수많은 쓰레기 같은 글이나 폭력적인 댓글등이 많이 난무하는지라 순진무구한(?)아들 녀석이 상처나 입지 않을까, 혹은 그런 댓글을 보고 안그래도 별로 좋아하는 않는 미국 사회, 백인들에게 너무 적개심을 키우는건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듣자니 제 아들처럼 어려서부터 인종차별, 혹은 왕따에 의해 응어리가 진 경우, 잘못된 적개심은 나중에 사고를 칠수도 있단 소리를 들어서요. 제 아내는 유튜브 계정 삭제하고 그런것들을 보지 못하겠다고 하는데 저는 사실 그게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하긴 올 초에 학교에서 친구녀석이 자기가 작고 힘없다고 풋볼을 할수 없을거란 놀림에 화가 나서 주먹을 한대 날려 코피를 내는 바람에 3일간 근신처분을 받은적이 있습니다. 그때 야단을 치거나 그러진 않았고, 그냥 그럴수도 있지만 앞으론 네 신변에 위협이 느껴지기 전에는 절대 남을 때리지 말라고 당부를 했습니다. 그래도 그때 그사건 이후로 아이들이 놀리지도 않고, 아들녀석도 나름 자신감을 갖긴 하더군요. 그때 이후로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맞서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거 같아요.
이야기가 횡설수설하네요.
요는 아이를 어떤 방향으로 가르쳐야 Korean American으로서, 삐뚜러 나가거나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편견이나 적개심을 갖지 않고, 관심있는 분야 공부하면서 바른 사람으로 자라게 키울수 있을지 조언좀 부탁드리겠습니다.